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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런던으로 2 (모스크바에서 런던까지)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해서 환승을 하기 위해 비행기에서 내렸다. 보통 환승의 방법도 여러가지인데, 몇 시간 동안 공항에서 대기하다가 다른 비행기로 갈아타는 방법이 보통이고 아예 경유지에서 1박 또는 그 이상을 하면서 관광 코스를 늘리는 방법도 있다. 또는 잠시 내려서 연료만 공급받고 다시 날아오르는 비행기들도 있는데 이건 환승이라고 말하기 좀 그렇다. 암튼 우리는 첫 번째 케이스였다.
해외에서 날아오는 경우, 보통 출구가 'EXIT' 부분과 'TRANSIT(또는 TRANSFER)' 부분으로 갈리게 된다. 도착지가 목적지와 같은 경우에는 EXIT로 나가면 되고, 환승을 하기 위해서는 TRANSIT 으로 가서 추가 발권을 받고 안쪽으로 들어가서 남은 시간만큼 대기하면 된다.
앞 포스트에서 말했듯이 이코노미 클래스 중에서는 굉장히 앞쪽에 앉은 편이었는데, 내려보니 상위 클래스 사람들이 벌써 사진처럼 잔뜩 대기중이었다.
이렇게 생긴 곳을 통과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근데 자꾸 약오르게 어디선가 가이드들이 뿅뿅 나타나더니 무더기로 이끌고 사라졌다 ㅇㅅㅇ 웃긴건 꼭 내 줄 앞에서는 안 데려가고 뒤쪽에서만 데려간다는거... 이거야 원 일찍 내린 보람이 없었다.
TRANSIT (TRANSFER) 을 통과하고 나니 남는 것은 시간뿐. 공항 구경이나 해야겠다고 한 바퀴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진처럼 모스크바 공항은 공항이라기보단 버스 터미널 같은 분위기가 풀풀 풍긴다.
2층에서 내려다본 모습이다. 괜히 다른 나라 공항을 폄하하고 싶진 않지만 -_- 전체적으로 뭔가 ...뭔가...좀 그렇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러시아 전통 인형이란다. 조금 징그럽게 생겼는데, 맨 앞쪽에 놓인 큰 인형 속으로 줄줄이 서 있는 작은 인형들이 차곡 차곡 들어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왠지 섬뜩함이 2배로 증폭ㅋㅋㅋㅋ)
공항 안의 면세점 간판. 면세점을 구경하는데 주위에서 한국어가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드디어 외국 땅을 밟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다.
이렇게 여기 저기를 둘러보면서 적당히 남은 시간을 공항에서 때우려고 천천히 한 바퀴를 다 돌았다. 건물이 동그랗게 되어 있어서 한 방향으로 걸으면 다시 원래 위치에 되돌아오게 되는데... 달랑 10분 걸었더니 아까 봤던 인형이 다시 보였다-_- 이쯤 되면 공항이 정말 버스 터미널 수준이라는 말이 와닿을 것이다.
대기 시간은 3시간이 넘는데 공항에는 볼거리라곤 하나도 없는데다가 크기도 쥐꼬리만해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때울까 당황스럽기만 했다. 외국인들은 아예 공항 바닥에 신문지를 깔아놓고 잠을 청하거나, 어떤 사람은 물놀이용 보트에 바람을 넣어서 -_- 그 위에서 빈둥거리고 있기도 했다. 노트북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몇 안 되는 콘센트를 선점하여 콘센트 주위 벽에 딱 달라붙어 있는 다소 거지 컨셉이었고, 이도 저도 아닌 사람들은 계단에 주저앉아 길을 막았다. 결국 우리도 따라하긴 했지만.
낯선 이국 땅에서 계단에 쭈그려 앉아 노트북을 켜서 미리 받아간 하이킥을 봤다. 근데 하이킥을 켠지 5분도 안되서 우리 뒤쪽 계단이 하이킥 보려는 한국인들로 우글거렸다 -_-
'오빠! 여기서 인터넷이 되나봐?' '그러게, 한국 인터넷도 되서 한국말도 나온다!' '바보야, 미리 받아온거지, 그리고 인터넷이 나라 가리는거 봤냐 -_-?' 등의 대화가 두런 두런 들려왔다.
이렇게 저렇게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환승 시각이 다가왔다. 영국까지 타고 갈 비행기는 역시 AEROFLOT의 SU 247편 이었다. 탑승을 위해 게이트로 들어갔는데, 우리나라 공항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발권을 받고 면세점으로 들어가는 단계에서 모든 여행객을 상대로 같은 장소에서 일괄적으로 반입금지물품을 탐지한다. 헌데 이곳은 (아까부터 자꾸 터미널 터미널 해서 좀 미안한 감이 없지 않지만) 꼭 터미널처럼 게이트가 방사형으로 마련되어 있고, 각 게이트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까닭에 몸수색도 게이트 진입 직전에 게이트별로 따로 실시한다.
사진은 게이트를 찍어두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그 위의 TV에 주목하기 위해 찍은 것이었다. 외국에서 보는 첫 한국기업의 모습이라, 나름 감격스러웠다ㅋㅋ LG 화이팅이다.
얼마간 기다린 뒤 비행기에 탑승을 했는데, 우리는 서둘러 눈을 감고 잠자는 척을 했다. 눈을 뜨고 있으면 낮에 본 외쿡인이 '그동안 예수님에 대해서 잘 생각해 보셨는감?' 하면서 고난도의 대화를 펼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눈을 꼬옥 감고 있던 친구의 바로 뒷 자리에 앉으면서 인사를 건네는 그분. 그리고 우리 좌석 양 옆과 앞 뒤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왠지 익숙하다. 사방이 컨퍼런스 시리즈였다 -_-
친구 자리와 내 자리 사이에 통로가 있던 까닭에 (왜 발권을 이런 식으로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나는 자연스레 대화에서 멀어졌다. 이따금씩 눈을 살포시 뜨고 쳐다보면, '예수님은 마치 친구같아요' 라는 말이 오가며 토론의 장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결국 오랜 대화가 끝날 때까지 기다린 다음에서야, 친구와 함께 런던에서의 상세 일정을 짜볼 수 있었다.
그 와중에 등장한 기내식. '그래, 밥은 먹고 해야지' 라는 생각. 그런데 설마,
아까랑 똑같네....-_-
같은 항공사 기종을 탔으니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한 법이지만 어쩌면 느끼한 것하고 닭이 팍팍한 것까지 똑같을 수 있나 모르겠다.
그렇게 밥을 먹고, 일정을 짜고, 잠깐 눈을 붙이니...런던 도착!
시계상으로는 모스크바에서 출발한지 달랑 1시간밖에 되지 않았지만 역시 말이 안 되고-_- 시차를 고려해 보면 4시간을 비행한 셈이었다. 두 번의 연이은 비행으로 몸은 피곤했지만 서둘러 짐을 찾으러 갔다.
비록 공항 안이지만 런던의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이렇게 밖으로 나와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사람들 옷 주목. 코트를 안 입은 사람이 없다. 이 때의 내 복장은 달랑 반바지에 반팔이었는데, 런던 밤공기의 싸늘함은 상상을 초월했다.
추운 와중에도 '사람들 코트 입음' 인증샷을 찍었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밖으로 나간 것은 뻘짓이었다 -_- 지하철 (UNDERGROUND) 표시는 공항 안에 있었다.
지하철을 타러 들어가는 흥분되는 순간...
센스있는 신고 제보 광고가 눈에 띄었다.
자동발매기를 이용해서 티켓을 구매했는데, 사람들이 다 여기에 우글우글 서있길래 이곳에서 지하철을 타는 줄 알고 낼름 줄을 서서 기다렸다. (지금 보면 웃음밖에 안 나오지만 그때는 저기 있는 저 구멍으로 한 명씩 타는 건줄 알았다) 그런데 어째 의심스러워서 확인해 봤더니 여기는 역무원이 승차권을 파는 창구일 뿐 지하철 입구가 아니란다. 쪽팔림을 무릅쓰고 여행가방 끌고 잽싸게 지하철 타는 곳으로 튀었다 ㅌㅌㅌ
히드로 공항에서 출발하는 노선은 Piccadilly Line 이었다. 숙소는 West Brompton 역에 있었는데, 도중에 District Line으로 갈아타면 되었다. 헌데 요 지하철.... 은근히...
귀엽다 -_-
사람 머리 높이만한 조그마한 지하철은 서울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색다른 지하철이었다. 참고로 지하철 안 좌석에 사람 둘이 마주앉으면 가운데 서는 사람이 비좁아질 정도로 지하철이 작다 ;
역을 떠나는 Piccadilly Line의 지하철.
환승역 Earls's Court 의 내부이다. 이곳에서 환승을 했는데, 환승 하는것도 정말 보통 일이 아니었다 -_-ㅋㅋ 근데 사진으로 찍어놓으니까 꽤 멋있어보였다. (런던에서의 지하철 이용에 관한 포스트는 따로 만들도록 하겠다)
아무튼 여차저차해서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는 애초당시 여행 경비가 많이 들었던 주범-_-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호화로운 숙소가 집어먹은 만만치 않은 비용 덕분에 레스토랑을 애써 외면하고 빵집과 급 친해지는 지경에 이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두 번의 비행, 그리고 시차의 광풍.
7월 6일 그날 밤은 유난히도 빨리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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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Topamax.
2010/01/1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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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lite 2007/09/02 23:11
안녕하세요- 블로그에 댓글 남겨주셔서 답방 왔습니다 ^^
호화로운 숙소가 집어먹은 만만치 않은 비용 덕분에 레스토랑을 애써 외면하고 빵집과 급 친해지게... 라는 문장이 너무 공감갑니다. ㅜ_ㅠ 저도 유럽 여행을 갔을 때 호텔에서 숙박한 덕분에 아침은 호텔 빵, 점심이나 저녁은 거리의 빵집이나 맥도널드의 햄버거과 함께해서 완전 빵돌이가 되어서 돌아왔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여행가기 전에는 각국의 고유 음식이니 레스토랑이니를 상상하며 갔었는데.. 정작 유럽 각국의 맥도널드 메뉴판과 가격만 외워서 돌아왔답니다 ㅠ_ㅜ 잊고 싶은 여행 초짜 시절 옛날의 추억이 저 한 문장에서 다시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
Peter 2007/09/03 14:14
여행을 많이 다니셨나보네요^^
이전에 두세번 패키지 틈바구니에 끼어서 여행을 다닌 적은 있지만,
자유롭게 여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뭘 모르고 갔답니다 ㅠ
지금도 이렇게 맛있는 밥을 먹으면서 사는 제 모습이 너무나 신기할 따름이랍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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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2007/11/22 00:32
태엽이니 ? ㅎㅎㅎ
비행기 얘기를 하는걸 보면 태엽이 인데 -_- ㅋㅋㅋ
내가 그런 기종을 탔다니 몰랐는걸 ;
어쩐지 막 흔들리고 이상하다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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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르르르르 께꼬닥 2007/11/18 17:01
난 집에 파란색러시아인형잇다
총해서 그안에 다섯개..........여섯개?들어가잇더.......................!
괘차나
행운의선물로받은거엿다구.
인천에서 런던으로 1 (인천에서 모스크바까지)
7월 6일, 그날의 설레던 기억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해외여행을 가게 되면 보통은 핸드폰을 들고 가지 않는다. 물론 로밍을 한다면 사정은 달라지겠지만. 돈이 없는 배낭여행족으로서는 핸드폰은 잠시 바이바이 -_-
때문에 혼자 가는 여행이 아니라면 당일에 만날 장소를 미리 정해 놓는 것이 좋다. 이번에 새로 개통된 공항철도를 이용하기로 했기 때문에, 우리는 아침 8시 30분에 지하철 김포공항역 5-1번 문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해 두었다.
서울대입구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는 50분 남짓 걸린다. 일어나서 씻고 간단한 요기라도 하고 나서려면 아침 6시에는 일어나야 했다. 하지만 ↑ 저것들이 나를 쉽게 잠들지 못하게 했다. 빠진 것이 있는지 챙기고 또 챙기느라 새벽 두 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을 청했다.
사진에는 (왼쪽부터) 복대 / 지퍼락 / 의류 / 간단한 책 / 세면도구 / 데오드란트 / 멀티아답터 / 문방구 / 여분의 안경 등이 보인다. 사실 저 안으로 비상식량인 김치, 컵라면 등과 온갖 잡다한 물건들이 가득 들어있다. 가져가야 할 물품에 대한 안내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가이드북에 실려 있다. 이런 저런 조언들과 책의 자료를 참고로 짐을 싸 보니 꽤 만족할 만한 꾸러미가 되었다ㅎ (대신 초절정 안습 무게가 된다는)
아침에는 무척이나 피곤한 몸이었지만 하숙집 아주머니가 만들어 주신 샌드위치를 먹고 집을 나섰다. 김포공항역까지 무거운 캐리어 위에 노트북 가방을 얹어서 -_- 가니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도 지하철을 타고 도착했다. 드디어, 여행이 시작되는구나.
지하철을 타고 김포공항역에서 하차하면 이처럼 공항철도로 환승하는 곳을 안내하는 문구가 곳곳에 보인다. 한 가지 유의할 사항은, 2007년 7월 현재 공항철도는 서울지하철과 연계되지 않기 때문에 환승할인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때문에 김포공항역에서 개찰구를 통해 나오자마자 눈 앞에 있는 새로운 개찰구로 다시 요금을 지불하고 들어가야 한다. 기본요금으로 900원이 찍힐 때는 그리 슬프지 않다. 다만 종점인 인천국제공항에서 카드 찍고 나올 때 3000원이 넘는 돈이 나가는 것을 보면 눈물이 찔끔 나올 따름이다.
* 요즘 한창 공항철도에서 이런 저런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단다.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기까지 한 공항철도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시도인 것 같은데, 언제까지 진행될지는 잘 모르겠다.
인천국제공항역에 도착하면 무조건 화살표만 따라 걸으면 된다. 리무진 버스나 택시는 청사 앞에 쨘 하고 멈추지만, 공항철도를 타고 들어오면 열심히 걸어야 한다. 하지만 길은 생각보다 간단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표시가 잘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공항철도 하차지점에서 공항까지 가는 길에는 무빙워크가 곳곳에서 샤방샤방 웃고 있다.
우리가 타고 갈 비행기는 AEROFLOT 항공. 러시아 국적의 항공사이다. 인천국제공항 3층에는 A부터 시작하여 탑승수속 카운터가 알파벳 순서대로 수도 없이 많은데, 항공사에 따라 일정 구간의 카운터를 배정받아 사용하기 때문에 자신이 이용하는 항공사가 어느 카운터를 사용하는지를 알아내야 한다. 수속 전광판을 눈치껏 살펴도 되지만, 인포메이션에 가서 물어보면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에어로플로트의 경우는 H카운터를 사용하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정된 카운터를 에어로플로트가 24시간 내내 잡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정 구역의 카운터를 여러 항공사가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필요에 따라 현재 카운터를 이용하고 있는 항공사 마크를 바꾸어 사용하는 합리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덕분에 에어로플로트 표시가 H카운터에 뜨기 전까지 우리는 인포메이션 누나한테 낚인 줄만 알았다)
카운터에서 일찍 줄을 서서 일찍 탑승권을 받고, 바로 출국심사대와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니 2시간 가량의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면세점을 구경했는데,
무슨 무슨 가방 : 1,000,000원
어쩌고 저쩌고 술 : 600,000원
사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_-
참. GS E-Store가 면세구역 안에 있었는데, 친구가 거기서 '몸' 이라는 소설책을 한 권 샀다. 근데 책값은 정가 그대로 다 받는다. 면세 혜택이 없으니 부가가치세 10% 할인 이런 거 없다. 기내에서 읽을 거리가 필요하다면 인터넷 서점 등 저렴한 곳에서 미리 구입해 들고 오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인 것 같다.
면세점에서 더 이상 할 일이 없을 것 같아 일찍 들어가려고 미리 줄을 섰다. 같은 GATE에서도 퍼스트/비즈니스석 승객과 이코노미석 승객이 탑승하는 곳을 구분지어 놓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코노미석의 승객이 많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구분을 시켜놓으면 퍼스트/비즈니스석 승객은 줄이 짧아져 빠른 탑승이 가능하다(물론 발권할 때도 줄이 구분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미리 줄을 선 까닭에 이코노미석 승객 중에 가장 먼저 탑승하는 영광(?)을 누리고 비싼 돈 내는 비즈니스보다 빨리 들어간다고 좋아했다 ㄲㄲㄲ
뒤쪽에 보이는 비행기가 우리가 타고 가는 러시아 국적의 비행기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름 괜찮은 비행기인줄 알았다.
좌석은 17E였는데 이코노미석 앞에서 두 번째 자리였다. (내 뒤로 저렇게 수많은 좌석이 있었다) 아마 탑승수속을 일찍 해서 앞자리를 받은 것 같은데, 나중에 든 생각이지만 앞자리를 받아 두면 이것저것 누리는 혜택이 많다.
2. 게다가 착륙 후에 내리는 출구가 앞쪽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당연히 남들보다(물론 퍼스트나 비즈니스석 승객보다는 느리지만) 빨리 내릴 수 있다.
3. 빨리 내린다는 것은 곧 그 뒤에 이어지는 각종 수속절차에서도 앞쪽에서 줄을 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전체적으로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드는 셈이다.
결론은 공항에 일찍 도착해서 탑승 수속 일찍 받아 두시라는 것ㅋㅋ
인천을 출발한 에어로플로트 항공의 목적지는 러시아 모스크바였다. 12시 50분에 출발한 비행기의 도착 예정시각은 오후 5시 15분. 단순하게 계산하면 4시간 25분 비행하는 셈이 되지만, 폭격기도 아니고 인천에서 모스크바까지 그 시간 내에 도착하는 건 말이 안 된다-_- 서머타임 기간의 모스크바는 한국과 5시간의 시차가 있는데, 시차를 고려해 계산해 보니 비행시간은 사실 9시간 25분이었다.
워낙 비행기 타는 것을 좋아하는 나였지만, 전날에 너무 늦게 잔 데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 상태여서 어지러움이 심했다. 게다가 내가 자려고 눈만 감으면 '헬로~' 하면서 기내식이 나오고 음료수가 나오고 하는 통에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 첫 번째 기내식
↑ 두 번째 기내식
기내식은 두 번 나왔는데, 첫 번째는 고기 또는 생선, 두 번째는 치킨 또는 생선을 선택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약간 느끼한 맛이었지만 허기를 달래기에는 괜찮았던 것 같다. 그렇지만 먹기만 하고 움직이지를 않으니 소화는 잘 되지 않는 기분이었다. (그러니까 기내에서 스트레칭도 하고 괜히 앞뒤로 걸어다니기도 하라고 하는구나)
나중에는 자는 것을 포기했다. 내 왼쪽에 대거 포진한 어린 무리들은 쉴새없이 울부짖었다. 게다가 아주머니들을 비롯한 수많은 외국인들이 기내 바닥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서 재잘재잘 조잘조잘 하는 소리는 훌륭한 입체음향 효과를 내고 있었다. 잠을 포기하고 창가 구경이나 해야겠다 생각하고 비즈니스 클래스 쪽 승무원 좌석으로 갔다. 그랬더니...
예쁘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 엔진님이 특별출연 했다.
이렇게 약간 안쪽에서 찍으면 광량차이 때문에 변기같이 찍힌다 -_-
한창 정신없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근처에 있던 외국 여자가 친근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리투아니아 사람인 그녀는 부산에서 'conference'를 가진 뒤 고국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어디로 가냐고 묻길래 런던까지 가는 길이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대답을 마치자마자 급 흥분하시더니 마침 아는 사람이 런던으로 가는 길이라며 소개를 시켜 주겠다는 것이었다. 다짜고짜 어떤 남자에게로 우리를 끌고 가서 ‘이 사람들 런던 간대요~’ 하고는 자기는 쏙 사라졌다.
엉겁결에 인사를 나눈 사람들이었지만 굉장히 친절해보였다. 이것저것 궁금한 점을 묻기도 하고, 자기들을 소개하기도 하면서 비행기 안에서의 무료한 시간을 달래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심 기대했다. 그런데 얘기를 나누던 도중 갑자기 아까 그 'conference' 얘기를 꺼내는 이 남자. '아~ 아까 그 여자랑은 그 모임에서 만난 사이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된 게 그 좌석 앞 뒤 좌 우로 conference 참석 세력들이 포진해 있었다. '무슨 모임이길래 이렇게 많은 외국인들이 참석했던 걸까?' 하고 생각하는 순간, 이 남자가 무언가를 뒤적거렸다. 그가 내민 작은 종이쪽지에는 반갑게도 한글이 적혀 있었다. 잠시 내용을 소개하자면,
"예수님은 우리를 이어주는 .... 십자가에 못박혀 .... 회개하고 믿음을 ...."
그리고 느끼한 발음으로 한 마디 덧붙여 주신다. '옛쑤 믿허효~' ;
나야 종교가 천주교니 그 사람 하는 말에 얼추 수긍의 제스처를 보여가면서 영어로 포교하는 그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물론 하나도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 나의 얕은 신앙심 탓인지 영어실력 탓인지는 잘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낯선 한국 땅까지 와서 세계의 기독인들과 화합을 다지고 가는; 그의 신앙심이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친구는 '난 아무도 믿지 않아요' 라고 말함으로써 돌아올 수 없는 강을-_- 건너버렸다. 그 외쿡인이 마치 아프리카 초원에서 먹잇감을 만난 사자인 양 집요하게 친구를 갈구기 시작햇던 것이다. 친구는 그 뒤로 한참동안 '우리에게 있어서 예수는 어떠한 존재라고 생각합니까?' 와 같은 고난이도의 질문들을 (역시) 영어로 받아내야 했다. 나중에 그분은 안내책자 하나를 건네면서 모스크바에서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다시 만날 때까지(이 말을 듣는 순간 우리 둘은 동시에 헉 했다) 안내책자를 읽고 예수가 어떠한 존재인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라고 당부하였다.
그렇게 다소 힘겨운 비행을 마치고, 비행기는 모스크바 공항에 착륙하였다. 근데 착륙이 압권이었다. 어찌나 기체가 우장창 흔들리던지 놀이기구가 따로 없었다. 문제는 다른건 다 기체의 흔들림을 따라 움직이는데 비행기 천장만 유난히 지 맘대로 더더더더더더더~ 하면서 요동을 치는 것이었다. 무슨 오픈카처럼 천장 열리는줄 알았다-_- 비행기가 질주를 멈추고 공항에 멈추자 외국인들이 기립박수를 치면서 "Wow! We're still alive!! " 하고 외칠 정도였으니 말이다.
암튼, 비행기는 ↓ 요렇게 무사히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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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2007/08/22 02:25
ㅎㅎ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었음 -_- ㅋㅋㅋ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사이비 천주교 신자 티 벗고 .. 때 아닌 상황(?) 에 진지하게 고민도 해 보고 말야 -_-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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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2007/08/24 11:04
헛 ㅋㅋ
제 블로그에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항상 오는 사람만 오는 -_- 곳이어서 좀 썰렁한 감이 없지 않았는데...
앞으로도 유럽여행기 포스팅 꾸준히 할 테니 자주 들러주세요 ^^
뒷문 열어주는 비행기라, 몰랐네요 ; 제가 탄 비행기들은 앞문만 열어주길래 -_- ㅠㅠ 역시 뭘 해도 많이 해 봐야 제대로 아는거겠죠 ;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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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2007/08/28 16:20
안녕하세요 ~
이렇게 댓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탑승권을 확인해 보니, 저랑 같은 비행기를 이용하시네요 ^^
유럽여행을 하면서 러시아항공, 체코항공, 그리고 저가항공사인 Ryanair 이렇게 세 비행사를 이용했는데 러시아항공이 확실히 못 미더운 감이 있어요.
비행기 구석 구석을 잘 보면 노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구요,
승무원들도 아줌마 + 할머니 + 아저씨 들이라서 (-_-) 큰 친절함은 기대하기 힘들어요.
인천과 모스크바를 왔다 갔다 할 때는 비행기가 곡예를 하는데,
그건 원래 그쪽 기단이 불안정해서 그런건지 러시아항공 조종사 실력이 구린건지 모르기 때문에 뭐라고 말씀을 못드리겠네요.
하지만 확실히 자주 흔들리는건 사실이랍니다 +_+
음, 그 밖에도...
뒷 사람 테이블 열고 닫는 것이 앞 사람이 의자에 얼마만큼의 힘을 주느냐에 따라 가능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어서 사람들이 당황스러워 하더군요. 앞 사람이 의자에 기대 앉아 잠이라도 청할라 치면 뒷 사람 테이블 열기가 엄청 힘들어집니다 ;
(이건 직접 겪어보셔야 무슨 말인지 아실 거에요 ^^)
이렇게 잔뜩 적어보니 타서는 안될 항공사처럼 적은 것 같은데요 ;
대한항공과 한 팀인 SKYTEAM 에 소속되어 있기 때문에 클래스에 따라서 대한항공 쪽으로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하다는 점은 장점인것 같네요.
(저는 모스크바 - 인천 왕복 구간은 싼 티켓을 샀기 때문에 적립이 안되었구요, 모스크바 - 런던, 프라하 - 모스크바 구간은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적립받았답니다 ^^)
사고 위험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면, 서비스라든지 기내 시설 등등의 부분들은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막 불안해하고 걱정해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
아참, 여담으로 한 마디 더!
기내에서 나누어주는 '토마토 주스' 는 추천하지 않습니다-_- 얼음을 달라도 따로 말을 하지 않으면 주스부터 콜라까지 다 미지근한 상태로 주는데요 (;;;) 미지근한 토마토 주스 맛이 참 ...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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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2007/09/09 20:40
네 안녕하세요 ^^
보통 글 읽으시는 분들이 댓글을 잘 안달아주시는데,
너무 오랜만에 보는 댓글이라 정말 정말 반갑네요 ^^
말씀하신 것처럼 저는 학생이에요. 대학교에 갓 입학 (한학기 지난 주제에 -_-) 한 새내기랍니다 ^^
저는 남자지만, 여행을 하다 보니 혼자 돌아다니는 여자분들도 꽤 되더라구요. 아무래도 다른 지역보다 치안 상태가 좋고 상세한 설명이 실린 가이드북이 많은 곳이 유럽이라서 그렇겠죠^^?
혼자 다니니 무섭지 않으세요 - 하는 질문을 많이 던졌어요. 그런데 한결같이 '외롭기는' 해도 무섭지는 않다고 하시더라구요. 유럽은 이쪽보다 해가 길기 때문에 밤에 돌아다니는 것도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말씀하신느 분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일주일 조금 못되는 일정이시니 외롭지는 않으시겠네요 ^^
아직 사회생활을 하지 않다 보니 출장을 나가면 얼마나 자유시간이 주어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주어진 시간 안에서 흔치 않은 기회 잘 활용하고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
글쓰기를 게을리해서 아직도 런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 런던과 파리에 대해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이나 방명록을 통해 질문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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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2007/09/11 00:33
정말 자세하게 댓글 남겨주셨네요 ^^
얼스코트 이비스호텔은 제가 묵은 숙소와 같은 곳이네요 ~
항상 그 근처를 지나다니면서 얼스코트가 뭐하는 곳일까 궁금했는데,
디자인전 같은 행사를 하는 곳이었군요 !
음... 지하철 포스팅이었나? 어디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런던에서 돌아다닐때 동선이나 이동시간 걱정은 별로 하지 않으셔도 될 듯하다고 적어 두었어요. 지하철이 굉장히 잘 되어있어서 이동할 때 부담감이 거의 들지 않거든요 ㅎㅎ
저같은 경우에는 여행중에 피곤하면 지하철 타고 숙소로 돌아갔다가 저녁때 다시 나오기도 하고 막 그랬어요 ^^ 우리나라는 사당에서 명동 갔다가 강남 갔다가 동대문 갔다가 이러려면 갈아타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런던의 경우에는 왠만한 곳은 1~2존 안에 몰려있으니 가깝지요 ㅋㅋ
음.. 그리고 버킹엄 궁전에서 15분정도 살살 걷다보면 트라팔가 광장이 나왔던 걸로 봐서, 생각보다 거리들이 다 가까운 것 같아요.
솔직히 다른 도시의 지도를 보고 있으면 거리감이 안 오죠?
저는 지도의 축적을 이용해서 대충 감을 잡았어요. 가이드북에도 왠만한 지도에는 다 축적이 표시되어 있더라구요. 1km 를 걷는데 15분정도 걸린다고 하니, 축적을 보는 게 도움이 되겠죠 ^^?
말씀하신 포트넘엔메이슨 등은 저도 모르는 곳이에요.
컨셉이 베낭여행이었고, 돈이 없었던 터라 -_- 돈 내고 들어가야 하는 곳은 왠만하면 피해다녔거든요. 점심 저녁도 굉장히 처량하게 해결했답니다. 가지고 간 라면을 저녁용으로 먹어치우고, 점심은 맥도날드 혹은 그에 버금가는 빵 등으로 때웠으니 말이죠.
그래서 맛있다고 소개한 맛집도 하나도 못 가봤답니다 ㅠ 물가가 여간 비싼게 아니라 학생 입장에서는 너무 부담스러웠어요.
뮤지컬의 경우는 (이 역시 돈이 없어서 못봤지만) 시간이 많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면 당일 점심쯤에 근처에서 서성거리면 당일 취소 티켓이 염가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를 여행하면서 들었어요. 라이온 킹은 지하철에서도 길거리에서도 홍보 포스터를 많이 볼 수 있는걸로 봐서 여행자들을 많이 유혹할 듯한데요, 그럴수록 취소표도 많이 나와서 싸게 살 기회도 많아진다고 하네요. 참고하세요 ^^
버스 노선도는 Travel Information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어요. 영국은 지하철만큼이나 버스도 비교적 정확하게 운행되는 편이라 겁먹지 않으셔도 될 거에요. 이비스 호텔 바로 앞을 지나가는 버스 중에서 중심지 쪽으로 이동하는 노선이 있던걸로 기억하는데... 74번인가..잘은 기억이 안나네요 ^^
암튼 노선도 꼭 하나 받으셔서 참고하시면 버스 타는데도 무리 없을 듯하네요. 티켓은 지하철 티켓과 공용이구요, 일일권 등 정기권의 경우에는 차장에게 보여주기만 하면 됩니다.
히드로에 도착하셔서 지하철을 타면 얼스코트까지 비교적 빠르게 오실 수 있어요. 공항 내부에 있는 underground 표시를 따라가세요. 히드로는 6존이기 때문에 1-2 존 같은 티켓을 사시면 안된다는거 기억하시구요, 제 기억에는 3.5파운드 했던것 같네요.
지하철 피카딜리 라인을 타고 오시면 얼스코드까지 한방입니다 ^^
얼스코트에서 이비스 호텔 찾아가는 법이 또 문제인데요,
대충 그림을 그리자면
이비스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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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큰 얼스코트
. <- <- 얼스코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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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브롬튼역
이렇게 가시면 됩니다.
얼스코트역에서 내려서 진짜 큰 얼스코트를 지나 웨스트브롬튼 앞길쪽으로 이동하는게 좀 시간이 걸려요..그래서 만일 시내쪽으로 나가셨다가 다시 돌아올때는 District line 중에서 목적지가 '윔블던' 인 노선을 타면 웨스트 브롬튼에서 내릴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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