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일, 오늘의 일정
워털루 스테이션 - 유로스타 - 파리 북역 - 동역으로 이동 - 숙소 -
피카소 미술관 - 카르나발레 박물관 - 바스티유 광장 - 숙소 - 저녁밥
(아;; 7월 11일...은 2007년 7월 11일. 여행 다녀온 지 1년이 넘어서야 여행기 쓰는 사람이 나 말고 또 있을까 -_-)
Notice
블로그 서버 용량이 넉넉하지 못하여 이제부터는 가급적 이미지 파일 자체 업로드를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flickr(http://filckr.com , 새창으로 열림) 라는 이미지 사이트에 파일을 올린 뒤, 링크하여 사용합니다. 때문에 다소 로딩이 느려질 수 있는 점, (몇명 없지만) 애독자 여러분께 양해의 말씀 구합니다.
(런던의 지하철 역에 설치된 실시간 '수동'(-_-) 교통상황 안내판)
드디어 런던을 떠난다.
지난 며칠 동안 너무도 런던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지고 당연해졌나보다. 거리를 헤집고 다니는 빨간 이층버스를 보아도, 피카딜리 라인이며 디스트릭트 라인이며 하는 지하철을 타도,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떠들어대는 영어 속에 묻혀 있어도 전혀 어색한 줄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다시 런던은 TV 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스크린 너머의 도시가 되겠지.(이게 다 돈이 없어서 그런다.)
8시 40분쯤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마치고 나섰다. 목적지는 Eurostar가 출발하는 워털루 역.
오늘은 지하철 원데이 패스 대신 워털루까지(zone 1) 가는 편도 티켓을 끊었다. 거듭 말하지만 영국의 지하철 운임은 살인적이다. 달랑 한 번 타는데 4파운드(8,000원) 내려니 간만에 일출을 맞으며 두시간짜리 조깅이나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열심히 돈을 넣고 있는 중. 2파운드 남았다.)
그런데 West Brompton 역에 있는 아저씨 (나서기 무지 좋아하는 아저씨. 심지어 자동 발매기에서 티켓 끊을 때도 낭랑한 목소리로 모니터를 읽어 주더니 자기가 대신 뾱뾱 눌러주던 사람이다) 가 District line을 타지 말랜다.
런던의 지하철역에는 개찰구 앞에 상황판이 꼭 하나씩 놓여있는데, (위 위 사진 참고) 평소에는 모든 라인이 good service였는데 자세히 보니 district line에 무슨 지연이다. 어줍잖은 영어로 물었다.
"디스트릭트 라인 타지 말라는 말은 여기서 지하철 타지 말라는 뜻?"
"응. 다른 역 가서 다른 라인 타."
"어디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Earls Court 역으로 가렴."
오, 감사. 아저씨 덕분에 Earls Court 에서 piccadilly line을 타고 green park 역에서 Jubilee line으로 갈아타니 막힘없이 금방 워털루 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워털루 역의 삼성 광고)
워털루 역은 정말 크다.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할지 한참 해멨는데, 알고보니 유로스타는 역의 동쪽 아래층에 탑승구가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일단 탑승구를 확인한 뒤,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스타벅스로 향했다. 스타벅스에서는 도시별로 도시 이름과 랜드마크가 새겨진 머그컵을 파는데, 친구가 런던의 머그를 사와달라는(-_-) 부탁을 했다. 오늘의 두 번째 영어 회화 시작.
"굿모닝, 이 컵 주세요."
"응. 현금 or 카드?"
"카드."
......매장에 있는 카드 결제기가 맛이 나갔다.
"이거 도슨'트 work. 돈 없니?"
이제 당장 프랑스로 떠나는 마당에 파운드화가 있을리가. 없다고 했다.
"기달리세요"
카드는 결제기에 사정없이 북북 긁히고, 뒤로 길게 줄을 선 손님들은 "왓썹? 와쓰더메러?" (영국이니까 와쓰더메터 라고 적어야 하나;) 하며 궁시렁댔다.
그렇게 20여 분 동안 긁고 또 긁으니 드디어 KB카드(마에스트로) 에서 회신이 왔나보다.
카드에서 돈 나가는데 그렇게 기뻐해 본 적은 처음이었다.
유로스타 탑승구로 돌아온 뒤, 표 검사를 받고 안으로 들어갔다. 짐검사에 금속 탐지기까지 공항 뺨치는 보안검색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우리는 지금 단순히 기차를 타는 것이 아니라 국경을 넘는 중이었던 것이다 .........
↑ 이렇게 글을 쓰면서 아래에 사진을 첨부하려고 짐검사 하는 곳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런데 "You! you!"를 연발하며 왠 직원이 달려왔다 -_- ; ; ; 무슨 의도로 찍었냐고 묻는 직원. 졸지에 불순분자가 되었다. '그냥 찍었다' 고 말하는 내 자신이 어찌나 옹색해 보이던지. 급기야 직원은 카메라를 빼앗아서 사진을 지우는걸 눈으로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가도 좋다는 표시를 해 보였다. SD카드 압수하려던 걸 막은게 그나마 다행이다. 험한 꼴 당하기 싫다면 혹시라도 유로스타를 타게 되거든 보안검색대는 눈으로만 구경하는 것이 좋다(^^:;;;;)
유로스타의 첫느낌은 KTX와 비슷했다. 왼쪽에 달린 손잡이를 잡고 돌려주면 푸식~ 소리를 내면서 열리는 객차 문이나, 화장실 구조, 전체적인 인테리어가 주는 느낌이 KTX와 별로 다르지 않았다. 다만 유로스타는 비행기 이코노미 클래스 타는 기분 나는 KTX에 비해 좌석이 훨씬 넓다. 또한 머리를 받칠 수 있도록 좌석 양 옆에 쿠션 지지대가 돌출되어 있는 점이 독특했다. 한 쪽 지지대에 기대서 잠 자기 딱 좋았다. (덕분에 육지에서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겠다는 나의 꿈은 잠과 함께 날아갔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프랑스 시간으로 2시가 살짝 넘었을 때 기차는 어느새 파리 북역에 도착해 있었다. 런던과 파리의 시차는 1시간이기 때문에 실제 기차 주행시간은 3시간 남짓인 듯했다.짐을 챙기고 밖으로 내렸다. 드디어 프랑스다.
그런데 -_- 아는 글자가 없다. 안내 표지판조차 어떻게 읽어야 할 지를 모르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하는 말들은 "니봉슈? 알롱 꿰세무아" (-_- 없는 말이겠지) 쯤으로 들렸다. 불어라고는 봉주르밖에 몰랐던 나는 달랑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인 파리 북역 - 파리 동역 구간을 '요뤼 조뤼 헤뭬다가르' 한 시간 걸려 도착했다.
(5분 거리를 한 시간 걸려 도착한 호텔의 모습)
파리의 첫 인상은, 다양하다는 것이었다. 흑인과 백인이 함께, 옛것과 새것이 함께 다양성을 만들어가며 생활하는 도시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무척이나 안타깝게도 파리의 두 번째 인상은, 더럽다는 것이었다 -_- 방심하며 걷다가 가끔씩 들어서는 ‘지독히 냄새나는 zone' 은 "아, 낭만의 파리~" 하는 감탄을 "아, 냄새의 파리~" 하는 절규로 바꾸기에 충분했다. 급기야 길 한가운데 있던 알 수 없는 생물체의 확인되지 않은 배설물에 트렁크의 한쪽 바퀴가 푹 빠지는 순간 나는 이성의 끈이 내게 손짓하며 떠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케찹이 런던보다 덜 달고 햄버거가 다소 눅눅한' 빅맥 세트를 먹고 지하철역에 들어섰다. 파리에서는 지하철 티켓 10장 묶음인 까르네를 구입할 수 있는데, 낱개로 구입하는 것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지하철 티켓을 산 기념으로 우리는 까르네를 한 장 사용해서 St.Paul 역으로 향했다. 그런데 지하철의 더러운 정도는 길거리 뺨칠 수준이었다. 게다가 안내방송은 왜 그리 불친절한지, 우리로 치자면 '이번 역은 신도림, 신도림 역입니다' 해야 할 것을 아무 말도 안 하다가 느닷없이 '신도림. 신도림' 하는게 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런던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저렴한 지하철 요금은 군말 없이 지하철을 타게 한 유일한 이유였다.
(지하철 내부의 안내 문구)
(지하철 출구. 표를 집어넣거나 카드를 찍는 과정 없이 그냥 밀고 나오면 된다-_-)
파리지앵이 된 첫날. 생각보다 (정말 생각보다 진심으로) 더러운 파리의 모습에 다소 실망하기도 했지만, 도시의 분위기가 런던과는 확실히 달라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게 여행의 묘미겠지.
지하철 바깥의 이야기는, 2편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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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몇 안되는) 애독자 중 한사람 도착!!
근데 저 유로스타 의자 사진 왠지 느낌 있다 @>@
넌 인물 사진보단 배경 사진을 잘 찍는듯 ㅋㅋㅋㅋ
양세도 파리는 별로라고 하던데....흠냥;;
스트라스부르흐? 여기가 한적하고 깔끔하고 좋데 ㅋㅋ
이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댓글인가.
이제 넌 '내 사진을 보고 잘찍었다고 코멘트를 던져주는' 몇 안 되는 사람이 되기도 하였단다 ㅎㅎㅎ
아무대나 대고 막 누른 (그러니까 사진이 10GB가 넘지 -_-) 사진들 중에서 슈레기 사진 빼고 나머지만 올리니까 사진을 잘 찍는다는 소리가 나오는 듯?ㅋㅋ
그러나 결코 올린 것들이 '잘 찍힌' 사진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음 ㅋㅋ
아직 좋은 사진 안 좋은 사진 구별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잘 모르겠다 ㅋㅋ
우오우~ "Be the Parisien"이 올라왔다~! ㅋㅋ
난 빠리 좋았는데~ ㅎㅎ
흠흠.... 근데 밤에 봐야 훨씬 더 멋있긴 하더라~ ^^;;
메트로는 생각보다 좀 실망스럽긴 했지.. -0- 역에 화장실도 없고 열차는 더러워서 잠 와도 절대 창문이나 벽에 기대기 싫고, 안내방송도 진짜 성의없고ㅋㅋㅋㅋ 근데 빠리 철도망 촘촘한 거 하나는 진짜 좋더라~ ^^ 서울보다 훨씬 작은 빠리 안에 지하철 노선만 14개.. ㄷㄷ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더라면 지하철 타고 이리저리 둘러보는 건데~ㅎ
몇 군데 둘러보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곳이야 ㅎㅎㅎ
근데 파리 (지하철) 더러운건 아무것도 아님...
나중에 올라오겠지만 밀라노에 비하면 -_-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