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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다가는 고작 한 달짜리 여행기를 반절도 못 쓴 채로 내년 여름에 여행 2주년을 맞이하게 생겼다. 요즘 한비야의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을 다시 읽고 있는데, 여행의 깊이과 질이 비교되기도 하고 글솜씨도 내 주절주절 포스트랑은 흉내내지 못할 정도로 대단했다. 결정적인 차이는 한비야가 무려 네 권짜리 책을 쓸 동안 나는 달랑 6일치 여행기 쓰는데 1년 반을 잡아먹었다는 사실이다-_- 갑자기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 야밤에 느닷없이 노트북을 켜서 글을 쓰는 중이다. 지금 시각은 새벽 한시 반. 아무튼, 07년 7월 12일 루브르로 발걸음을 옮겼던 그날을 다시 떠올려 본다....(고는 하지만 잘 될까 의문)
솔직히 대영박물관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던 까닭에 박물관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했지만, 일단 용감하게 지하철을 타고 7호선 루브르 역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지하철 속에 붙어있는 안내문, 자세히 읽어 보니 (물론 불어 말고 영어) 뭔가 어색하다. Do not get off the train when your see or hear the signals....;;;; 영어책에서 손 뗀지 6개월이 넘어가는 시점이었지만 이 정도는ㅎㅎ
7호선 루브르 역에서 내려서 조금만 걸으면 루브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아직 아침이라 그런지 박물관 주변은 시끄럽지 않았다. 건물 사이로 난 통로 가운데에 entrance 표지판이 있었다. 박물관 표를 가지고 있거나 뮤지엄 패스가 있는 사람은 그곳으로 입장하면 된다고 한다. 전날 피카소 박물관에서 사둔 뮤지엄 패스가 있어서 그곳에서 입장을 기다리기로 했다. 9시에 개관인데 8시 20분쯤 도착해 보니 사람들이 거의 없어 한산했다. 구경이나 할 겸 entance 너머의 통로를 따라 안쪽 마당(?)으로 들어가 보았다.
오호라, 다빈치 코드에서 보았던 유리 피라미드다. 피라미드만 놓고 보면 포스트 모던 스타일리시 쉬크 어반 유니크(더이상 아는 단어 없음 ㅋㅋ) 뭐 이런 분위기인데, 오묘하게 오래된 루브르 건물과 어울린다.
우왕 멋있다 이러면서 자세히 구경하려고 가까이 다가갔는데, 피라미드 뒤에 왠 줄이 끝도없이 늘어져 있었다.
(관람 시작 기념 사진. 이건 뭐....-_-)
우선 무슨 베짱인지는 모르겠으나 루브르에는 전시물에 영어로 된 설명이 전혀 없다. 프랑스어를 하지 못하면 전시물 옆의 설명을 읽을 수조차 없다는 뜻이다.(물론 부유한 부르주아들은 귀에 이어폰을 꽂고 친절한 오디오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관람했겠지ㅠㅠㅠ) 영국에서 대영박물관을 찾아갔을 때는 한 두 줄이라도 꼭 설명을 읽고 전시물을 보았는데 불어가 안 되니 루브르에서는 전시품들 사이로 쾌속질주 했다.
둘째로 조각이나 유물이 주를 이루는 1층 전체 2층의 일부는 그 구성이나 전시품이 대영박물관의 그것들과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대영박물관에서 그리스, 이집트, 중동 지방의 유물들을 자세히 관람한 사람이라면 루브르에서는 감흥 제로 상태로 휙휙 돌아보게 된다.
셋째로 문을 열지 않는 전시관이 꽤 된다. 영어로 물어봤는데 불어로 대답하는 바람에(-_-) 명확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대충 분위기로 보아하니 영화 촬영이 있었나보다. 물론 이런 이유 때문에 문을 닫는 전시관은 날짜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이날의 경우는 3층의 60%가 넘는 공간이 문을 닫았다.
전시된 조각들이 참 난해했는데 이름은 하나도 모르겠고... 불어를 모르니 도통 작품을 읽기가 어려웠다. 위 작품은 그냥 디멘터같이 생긴 분들이 고생하고 있길래 찍은 사진이다 -_-;;
잠시 다른 작품들도 감상(?)해 보자.
분위기로 봐서는 옛 신화에 나올 법한 장면인데 (구경하던 다른 외국인들이 '호오~ 무슨 스토리 어쩌고저쩌고오~' 라고 했던걸로 봐서도 그런 것 같다) 신화를 하나도 모르니 맥락을 통 모르겠다.
작품명 : "어흥! " "으아아아!"
날림 관람의 수준이 드러나는 감상ㅋㅋ
쇠사슬에 묶어놓고 정작 자기는 나체로 한가롭게 앉아있는 센스 -_-
다음은 이집트 유물이 전시되어 있던 곳이다. 대영박물관에서 미이라까지 볼짱 다 봐서 별 감흥은 없었다. 다만 ↑ 단체 반사 하고 계시는 이분들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이거 앞으로 지나가는 관광객들 다 저 포즈로 사진찍고 있었다.
↑, ↑↑ 워낙 유명한 두 작품이라 사진 찍기도 힘들었다.
보는 사람을 압도하는 시간의 흔적에서 팔과 머리의 부재는 느껴지지 않았다.

날 꺼내거라!
가 아니고 몇몇 전시물들은 보수작업을 하는지 한쪽에 감금당해 있었다.
지나가다 보니 미래의 루브르의 모습을 담은 작은 미니어처가 전시되어 있었다. 근데 저 불다 만 비누방울같은 조형물은 뭐지 -_- 피라미드가 차라리 나은 듯 ;; 저건 꼭 옛날 RPG 게임에 나오는 슬라임같다.
비너스 상이 있는 고대 그리스 지역을 보고 난 뒤에는 이태리와 스페인 조각을 구경했고, 거기서 2층으로 올라갔다. 이 작품은 어느 지역 전시관을 보았을 때 찍은 건지 모르겠다;;
경건하게 봐야 되는데 웃음이 나왔던 작품-_- 놀이동산에서 파는 헬륨풍선 못 날아가게 붙잡는 아저씨가 생각나서 ;;;;; 이러다가 벌받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조각과 고대 유물을 다 보고나니 드디어 루브르의 꽃, 프랑스 회화 대작을 볼 수 있었다. 그야말로 '어디서 한 번쯤은 봤던' 작품들이 한 두 작품도 아니고 회랑을 따라 주렁주렁 걸려있었다. 아마 아래 작품이 더 익숙할 것 같다.
아까 회랑을 따라 '주렁주렁' 걸려있었다고 했는데, 작품들 크기는 정말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거대했다. 사진으로만 봤던 작품들이라 기껏해봐야 벽걸이 달력 크기정도밖에 더하겠어 하고 생각했는데..........↓
사람 키랑 비교해보면 주렁~주렁~ 장난 아니다. 바로 앞에서 보면 그림 쳐다보다가 목 부러지고, 저만치 멀리 떨어져서 경치 구경하듯 봐야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올 정도이다.
어느 정도냐면,
뭐 이 정도?ㅋㅋ
크기도 크기지만, 저걸 그리겠다고 고생했을 화가도 참 대단하다.
우왕~모나리자다.
'그나마' 제일 잘 나온 사진. 사진 좀 찍으려고 하면 왼쪽 오른쪽에서 밀고 당기고 난리통도 아니라서 힘들게 찍은 사진이다. 사진에 오묘하게 내 얼굴을 비롯해서 관광객들 얼굴이 어렴풋이 비쳐보인다;;;;
나폴레옹 1세와 왕비 조세핀의 대관식. 자크 루이 다비드.
여기까지 구경하고 잠시 쉬면서 바게뜨를 먹었다. 그리고 이태리 회화, 스페인 회화, 영국 회화가 전시된 곳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몇 일 사이에 그림만 주구장창 쳐다봐서 그림 보는 일도 고역 수준이 되어갔지만, 그래도 그 중에서도 흥미를 끄는 작품들이 많이 있었다.
이건..............무...무서운 작품이었다-_-
과일 아저씨. 처음에는 피부병 환자인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고 정말 죄송했다.
과일 아저씨의 친구.
아...갑자기 새록새록 떠오르는 기분. 이 작품은 정말 난해했는데, 처음에는 여러가지 정황상 예수 그리스도를 그린 그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팔에 묶여있는 나무 모양을 보고 '십자가인가? 십자가가 참 모던(;;;)하게 생겼네-_-'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옆을 보니 -_- -_- 이 작품과 연작으로 추정되는 작품 하나가 더 걸려있었다.
이건 궁금한 사람만 열어서 보시길.
연작(?) 보기
이... 이분은 왜 이렇게 계신 걸까 ;;
이 작품의 감상 포인트는 하늘에 떠 있는 아기천사(?) 이다. 나름 축복해주려고 악기 연주를 하는 것 같은데, 어째 표정이 음흉;; 해서 당장 번개라도 칠 기세다.
회화 방을 지나 시대별 이집트 전시관을 거치니 공예품들이 전시된 나머지 부분이 나왔다. 사진 속에 보이는 방은 부르봉 왕조때 사용된 왕과 왕비의 물건들, 그리고 역대 왕들의 모습이 담긴 벽화가 있는 방이다.
태양왕 루이 14세이다. 참 초상화 하나도 액자 안에 얌전하게 있는 법이 없다 -_- 저 컨셉은 뭐지 ;;;
왕관과 각종 장신구들.
조도가 굉장히 낮은 곳이라 사진이 구려서 그렇지, 가까이에서 보면 정말 빛이 난다.
왕술잔.
(아는 게 없어서 성의없는 설명-_-)
왕비의 침대. 앞에 놓인 큰 그릇은 족욕하라고 둔 걸까?
초호화 체스판. 이걸로 체스하면 당장 이길 기세.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샹들리에.
멀리서 보면 양초 삘이 나지만, 당연히 다 전구다.
황제의 의자...인것 같은데 우리나라 사극에 나오는 편전 의자랑 좀 비교된다;
얼렁뚱땅 루브르 관람을 마무리지었다.
워낙 초스피드로 둘러봐서 앞으로 어디가서 루브르 가봤다는 말은 차마 못 할것 같다. 명화집으로 다시 찬찬히 둘러보면서 작품을 돌아보지 않으면 기억에서도 빨리 잊혀질 것 같다. 그래도 몇몇 작품들, 사진으로만 봐와서 너무도 진짜 모습을 보고싶었던 작품들을 눈으로 확인한 기쁨은 대단했다.
오늘의 주제!
공연도 TV로 보는 것보다 직접 봐야 제맛이고,
작품도 사진과 인쇄물로 보는 것보다 직접 감상해야 제맛이고,
사람도 영상통화를 하는 것보다 직접 만나야 제맛이다.
TV, 사진, 영상통화, 현대에 누릴 수 있는 정말 대단한 선물이지만
아직 '감성'을 전달하기에는 역부족인가 보다.
덧. 3류 감상 포스트 올려놓고 이런 결론 쓰려니 부끄러운거 잘 알고 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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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moiselle 박~ 2009/12/30 17:45
ㅋㅋ 연창아;; 넌 이미 여행을 다녀온 지 2년을 넘기지 않았니?
내년 여름이면 3년인 듯..? ㅎㅎ
암튼 나도 2년 만에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으로 되돌아간 느낌이어서 좋았어~ ^^
근데 작품보다 니 설명이 더 웃기다ㅋㅋㅋㅋ 진지한 작품들을 이렇게 희화화시키다니
ㅋㅋㅋㅋ
사실 불어가 전공인 나도 작품 설명은 다 안 읽어보고 휙휙 지나갔던 거 같아
ㅎㅎ 흠흠.. 그 때는 1학년이었으니까.. (이러고 합리화ㅋ)
음.. 다행히 가기 전에 서양 미술과 문명 수업을 들었던 거는 진짜 잘 한 거 같아~ 같은 작품을 봐도 뭔가 좀더 (그나마) 많이 보이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ㅋㅋ
암튼 너의 재밌고 유쾌한 여행기 계속되길 기대할게~ ^^-
Peter군 2010/01/02 20:43
훗 드디어 내가 Mademoiselle을 매이드모이셀레가 아니라 마드모아젤이라고 읽을 수 있게 되었구나 ㅋㅋ
1학년 1학기 마치고 간 여행이라 나도 미처 미술교양 못 듣고 간 게 정말 아쉽더라 ㅎ 근데 최근에 다녀온 '모네에서 피카소까지' 를 보고도 별 감흥 없는걸 보면 2년 반 사이에 내 감상수준은 전혀 나아진 점 없음 ㅋㅋㅋㅋ
방학이라 시간도 널널하고 한 김에 여러 편 적어야겠다 ㅋ 암튼 댓글 감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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쌩쌩 지하철을 타고 내린 뒤 우리가 정한 첫 행선지는 피카소미술관이었다.
박물관과 미술관의 도시답게 파리에서는 일정한 기간동안 시내 대부분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뮤지엄 패스(Museum pass)"를 팔고 있었다. 가격은 2일권 30유로, 4일권 45유로 등으로 싼 편은 아니었지만 자기가 가고 싶은 박물관들의 입장료를 더해봐서 패스의 가격보다 비싸면 당연히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그렇게 계획성 있는

생각보다 친절하지 못한 가이드북의 프랑스편에 새삼 놀라면서 이곳저곳을 해메고 다녔지만 목적지를 찾는 일은 영국에서만큼 쉽지는 않았다. 우리는 결국 용감하게 길을 지나가던 부부를 붙잡고 최대한 간단하게 단어로만 질문을 던졌다.
"익스큐즈 미" <- 나
"(하하호호 웃으며) 오우, 익스 퀴~제 무아" <- 부부, 익스큐즈미의 불어식 표현인가 보다.
"피카~소"
"??"
(발음이 문제인가? 액센트를 바꾸어 보기로 했다.)
"피~카소?"
"??"
"피카소~?"
"Oooh, #%#$^#$~"
(무슨 말인지는 모르지만) ↑ 라고 하면서 부부는 내 등 뒤를 가리켰다.
손가락의 방향을 따라 고개를 뒤로 휙 돌렸을 때 보았던 모습은 이랬다.

안내판이 바로 뒤에 있었다 -_-00
난감하고 쪽팔린 상황을 급웃음으로 대충 때우고 부부를 보낸 다음, 안내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향했다.
오래 걸리지 않아 아담한 크기의 피카소미술관을 만날 수 있었다.
피카소 일생동안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미술관이다. 미술관 자체의 역사는 20여 년으로 그리 길지 않지만, 피카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들르지 않고는 못 배길 곳이다. 피카소가 수집한 마티스, 세잔 등의 작품도 일부 있다.
뮤지엄 패스 소지자 무료, 미소지자 일반 6.7유로 학생 5.2유로
1호선 Saint Paul 역, 8호선 Chemin-Vert 역, 8호선 Filles du Calvaire 역에서 하차
(쓰다 보니 생각난 건데 파리의 지하철은 무려 14호선까지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중학생 때는 미술책 속의 작품들 (특히 현대미술)을 보면서 '거 참 나도 그리겠네' 하는 생각이 주구장창 들었다. 공간을 네모로 몇 개 분할해 놓고 빈 칸에 색칠한 다음 Composition이라는 이름의 '작품' 을 만들어 낸 몬드리안을 배우면서는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처럼 '내가 하면 낙서고 남이 하면 5억'이냐는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피카소의 작품도 아주아주아주 솔직하게 말하자면 딱 그 느낌이다. 하지만 이것도 아직 내가 미술의 미 자도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에 드는 생각이겠지, 하는 마음으로 몇 가지 작품을 소개해 본다.

빨간 옷 아이의 표정이 무척이나 겁에 질리고 힘들어보인다.
이 그림의 제목은

나만

요새 하도 블로그에 댓글이 안 달리길래 이 작품으로 댓글 이벤트를 할까 한다. (쌩뚱맞지만-_-)
피카소의 이 작품 이름을 댓글로 가장 먼저 맞춘 사람에게는 도토리 10개를 증정하도록 하겠다.
응모 대상에는 제한이 없다. 블로그에 처음 방문한 사람이라도 정답을 알고 있다면 도전해주길 바란다.
위대한 화가 피카소의 작품으로 이벤트나 하고 있어서 좀 부끄럽긴 하지만ㅠ 이렇게 포스트를 작성해 두면
예술에 조예가 깊어진 훗날 이 글을 보고 흐뭇한 미소를 띨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부푼 꿈을 꾸는 중이다.

넓적한



낭만적인 제목. The Lovers.
아낙네...? 주술사....? 아프리칸....?

'오렌지를 든 여인 또는 사과를 든 여인' 이다..-_-
제목을 보고 작품을 다시 보니 오렌지인지 사과인지 나도 구분은 안 가지만
아무리 그래도 피카소는 그 답을 알고 있을 것이 아닌가.
오렌지를 의도했으면 오렌지, 사과를 의도한 거면 사과일텐데.
작품 이름을 일부러 저렇게 지은거라면 저 또한 무슨 의도가 있는 작명일까?
알쏭달쏭하다.

입체파 화가 피카소를 특징적으로 나타내주는 그림 중 하나이다.
2차원의 화면에 사람의 옆모습과 앞모습을 모두 나타내고자 했던 피카소는
그림의 반절을 옆모습으로, 나머지 반절을 앞모습으로 그려넣는 기법을 취하였다.
그래서인지 아무 생각 없이 그림을 접하면 왠 괴물아가씨가 턱을 괴고 있는 형상인데...-_-
이처럼 반씩 가리고 보니 피카소가 의도한 대로 그림이 보이는 느낌이었다.
(가린 종이는 피카소 미술관의 안내 리플렛인데, 그림에 막 댄 것이 아니니 안심해도 된다!)

나머지 반절. 위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 난다.
볼수록 신기한 그림이다.
이 밖에도 수많은 작품들이 있었지만 기억에 남는 몇 가지는 이정도였다.
아무 생각 없이 무턱대고 찾아간 첫 방문지 치고는 인상에도 오래 남고 유익하기도 해서 뿌듯했다.
한국에 돌아가면 서양미술사 과목을 챙겨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생각은 이번학기에도 실현되지 않을 예정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반에 유희왕을 정말 잘 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 덕분에 초등학교 졸업하고 5년만에 문구사에서 500원 주고 카드를 사모으던 추억이 떠올랐다. 치밀한 계산과 더불어 허를 찌르는 전술을 구사하던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어린이용인줄만 알았던 게임에 이런 묘미가!' 하고 놀랐던 적이 있다.

길을 걷다보니 요런 차도 있었다.
파리의 청소차인데, 차의 앞 부분에서 강력한 물줄기가 뿜어져 나와 길거리를 깨끗하게 청소한다.
청소도 좋지만 저런 식으로 길을 다 청소하려면 물낭비가 심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냄새나고 지저분한) 파리에서 며칠 지나고 나니 추가 예산이 생기면 가장 먼저 청소차부터 늘려야겠다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피카소미술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바스티유 광장이 있었다.
광장 중앙의 탑은 7월 혁명 기념탑인데, 탑의 아래에는 7월 혁명 당시 희생된 사람들의 유해가 묻혀 있다고 한다.

꼭대기까지 238계단을 걸으면 전망대에 올라갈 수도 있다. 전망대에서는 에펠 탑, 샹젤리제 거리 등 파리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 피곤해서 근처에도 안 가보고 바로 광장을 떠났다-_-00)

바스티유 광장을 끝으로 호텔로 돌아와 모처럼 여유로운 저녁시간을 보냈다.
파리에서의 첫날은 특별히 시끄럽지도 복잡하지도 않았지만 확실히 영국과는 다른 새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말이 통하지 않는 공간, 마치 어린아이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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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reamlist 2008/08/02 08:22
으아 =_= 저 그림 제목 뭐임?
피카소 미술관 웹사이트 들어가 봤는데 다 불어라 못 찾겠어 ㄷㄷㄷ;;
ㅋㅋㅋ 그림 제목 맞추기 진짜 어렵지 않아?
어제 라틴아메리카 거장전 갔었는데(난 반만 보고 피고해서 자버렸지만;;)
대략 신기했으 ㅋㅋㅋㅋ
아..근데 마지막 하늘 사진 진짜 이쁘다 +_+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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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moiselle 박~ 2008/08/05 21:52
다녀온 지 1년이 넘은 것 같은데 이렇게 세세한 것까지 다 기억하다니 대단하당ㅋㅋ
빠리에는 며칠 간 있었던 거야?
유럽여행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체코.. 이렇게 갔다고 했었나~??
유럽여행기 다음 편도 기대할겡ㅋㅋ-
Peter 2008/08/08 11:10
맞아 영,프,이,체 4개국~ ㅎㅎ
구체적인 일정은 http://likepeter.com/entry/20070706-Travel-Information 를 참고하시면 됩니당~ㅎ
11일에 들어가서 16일에 나왔네~ 그럼 5박6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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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1일, 오늘의 일정
워털루 스테이션 - 유로스타 - 파리 북역 - 동역으로 이동 - 숙소 -
피카소 미술관 - 카르나발레 박물관 - 바스티유 광장 - 숙소 - 저녁밥
(아;; 7월 11일...은 2007년 7월 11일. 여행 다녀온 지 1년이 넘어서야 여행기 쓰는 사람이 나 말고 또 있을까 -_-)
Notice
블로그 서버 용량이 넉넉하지 못하여 이제부터는 가급적 이미지 파일 자체 업로드를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flickr(http://filckr.com , 새창으로 열림) 라는 이미지 사이트에 파일을 올린 뒤, 링크하여 사용합니다. 때문에 다소 로딩이 느려질 수 있는 점, (몇명 없지만) 애독자 여러분께 양해의 말씀 구합니다.
(런던의 지하철 역에 설치된 실시간 '수동'(-_-) 교통상황 안내판)
드디어 런던을 떠난다.
지난 며칠 동안 너무도 런던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지고 당연해졌나보다. 거리를 헤집고 다니는 빨간 이층버스를 보아도, 피카딜리 라인이며 디스트릭트 라인이며 하는 지하철을 타도,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떠들어대는 영어 속에 묻혀 있어도 전혀 어색한 줄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다시 런던은 TV 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스크린 너머의 도시가 되겠지.(이게 다 돈이 없어서 그런다.)
8시 40분쯤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마치고 나섰다. 목적지는 Eurostar가 출발하는 워털루 역.
오늘은 지하철 원데이 패스 대신 워털루까지(zone 1) 가는 편도 티켓을 끊었다. 거듭 말하지만 영국의 지하철 운임은 살인적이다. 달랑 한 번 타는데 4파운드(8,000원) 내려니 간만에 일출을 맞으며 두시간짜리 조깅이나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열심히 돈을 넣고 있는 중. 2파운드 남았다.)
그런데 West Brompton 역에 있는 아저씨 (나서기 무지 좋아하는 아저씨. 심지어 자동 발매기에서 티켓 끊을 때도 낭랑한 목소리로 모니터를 읽어 주더니 자기가 대신 뾱뾱 눌러주던 사람이다) 가 District line을 타지 말랜다.
런던의 지하철역에는 개찰구 앞에 상황판이 꼭 하나씩 놓여있는데, (위 위 사진 참고) 평소에는 모든 라인이 good service였는데 자세히 보니 district line에 무슨 지연이다. 어줍잖은 영어로 물었다.
"디스트릭트 라인 타지 말라는 말은 여기서 지하철 타지 말라는 뜻?"
"응. 다른 역 가서 다른 라인 타."
"어디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Earls Court 역으로 가렴."
오, 감사. 아저씨 덕분에 Earls Court 에서 piccadilly line을 타고 green park 역에서 Jubilee line으로 갈아타니 막힘없이 금방 워털루 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워털루 역의 삼성 광고)
워털루 역은 정말 크다.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할지 한참 해멨는데, 알고보니 유로스타는 역의 동쪽 아래층에 탑승구가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일단 탑승구를 확인한 뒤,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스타벅스로 향했다. 스타벅스에서는 도시별로 도시 이름과 랜드마크가 새겨진 머그컵을 파는데, 친구가 런던의 머그를 사와달라는(-_-) 부탁을 했다. 오늘의 두 번째 영어 회화 시작.
"굿모닝, 이 컵 주세요."
"응. 현금 or 카드?"
"카드."
......매장에 있는 카드 결제기가 맛이 나갔다.
"이거 도슨'트 work. 돈 없니?"
이제 당장 프랑스로 떠나는 마당에 파운드화가 있을리가. 없다고 했다.
"기달리세요"
카드는 결제기에 사정없이 북북 긁히고, 뒤로 길게 줄을 선 손님들은 "왓썹? 와쓰더메러?" (영국이니까 와쓰더메터 라고 적어야 하나;) 하며 궁시렁댔다.
그렇게 20여 분 동안 긁고 또 긁으니 드디어 KB카드(마에스트로) 에서 회신이 왔나보다.
카드에서 돈 나가는데 그렇게 기뻐해 본 적은 처음이었다.
유로스타 탑승구로 돌아온 뒤, 표 검사를 받고 안으로 들어갔다. 짐검사에 금속 탐지기까지 공항 뺨치는 보안검색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우리는 지금 단순히 기차를 타는 것이 아니라 국경을 넘는 중이었던 것이다 .........
↑ 이렇게 글을 쓰면서 아래에 사진을 첨부하려고 짐검사 하는 곳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런데 "You! you!"를 연발하며 왠 직원이 달려왔다 -_- ; ; ; 무슨 의도로 찍었냐고 묻는 직원. 졸지에 불순분자가 되었다. '그냥 찍었다' 고 말하는 내 자신이 어찌나 옹색해 보이던지. 급기야 직원은 카메라를 빼앗아서 사진을 지우는걸 눈으로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가도 좋다는 표시를 해 보였다. SD카드 압수하려던 걸 막은게 그나마 다행이다. 험한 꼴 당하기 싫다면 혹시라도 유로스타를 타게 되거든 보안검색대는 눈으로만 구경하는 것이 좋다(^^:;;;;)
유로스타의 첫느낌은 KTX와 비슷했다. 왼쪽에 달린 손잡이를 잡고 돌려주면 푸식~ 소리를 내면서 열리는 객차 문이나, 화장실 구조, 전체적인 인테리어가 주는 느낌이 KTX와 별로 다르지 않았다. 다만 유로스타는 비행기 이코노미 클래스 타는 기분 나는 KTX에 비해 좌석이 훨씬 넓다. 또한 머리를 받칠 수 있도록 좌석 양 옆에 쿠션 지지대가 돌출되어 있는 점이 독특했다. 한 쪽 지지대에 기대서 잠 자기 딱 좋았다. (덕분에 육지에서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겠다는 나의 꿈은 잠과 함께 날아갔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프랑스 시간으로 2시가 살짝 넘었을 때 기차는 어느새 파리 북역에 도착해 있었다. 런던과 파리의 시차는 1시간이기 때문에 실제 기차 주행시간은 3시간 남짓인 듯했다.짐을 챙기고 밖으로 내렸다. 드디어 프랑스다.
그런데 -_- 아는 글자가 없다. 안내 표지판조차 어떻게 읽어야 할 지를 모르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하는 말들은 "니봉슈? 알롱 꿰세무아" (-_- 없는 말이겠지) 쯤으로 들렸다. 불어라고는 봉주르밖에 몰랐던 나는 달랑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인 파리 북역 - 파리 동역 구간을 '요뤼 조뤼 헤뭬다가르' 한 시간 걸려 도착했다.
(5분 거리를 한 시간 걸려 도착한 호텔의 모습)
파리의 첫 인상은, 다양하다는 것이었다. 흑인과 백인이 함께, 옛것과 새것이 함께 다양성을 만들어가며 생활하는 도시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무척이나 안타깝게도 파리의 두 번째 인상은, 더럽다는 것이었다 -_- 방심하며 걷다가 가끔씩 들어서는 ‘지독히 냄새나는 zone' 은 "아, 낭만의 파리~" 하는 감탄을 "아, 냄새의 파리~" 하는 절규로 바꾸기에 충분했다. 급기야 길 한가운데 있던 알 수 없는 생물체의 확인되지 않은 배설물에 트렁크의 한쪽 바퀴가 푹 빠지는 순간 나는 이성의 끈이 내게 손짓하며 떠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케찹이 런던보다 덜 달고 햄버거가 다소 눅눅한' 빅맥 세트를 먹고 지하철역에 들어섰다. 파리에서는 지하철 티켓 10장 묶음인 까르네를 구입할 수 있는데, 낱개로 구입하는 것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지하철 티켓을 산 기념으로 우리는 까르네를 한 장 사용해서 St.Paul 역으로 향했다. 그런데 지하철의 더러운 정도는 길거리 뺨칠 수준이었다. 게다가 안내방송은 왜 그리 불친절한지, 우리로 치자면 '이번 역은 신도림, 신도림 역입니다' 해야 할 것을 아무 말도 안 하다가 느닷없이 '신도림. 신도림' 하는게 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런던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저렴한 지하철 요금은 군말 없이 지하철을 타게 한 유일한 이유였다.
(지하철 내부의 안내 문구)
(지하철 출구. 표를 집어넣거나 카드를 찍는 과정 없이 그냥 밀고 나오면 된다-_-)
파리지앵이 된 첫날. 생각보다 (정말 생각보다 진심으로) 더러운 파리의 모습에 다소 실망하기도 했지만, 도시의 분위기가 런던과는 확실히 달라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게 여행의 묘미겠지.
지하철 바깥의 이야기는, 2편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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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reamlist 2008/08/02 08:04
ㅋㅋㅋㅋ (몇 안되는) 애독자 중 한사람 도착!!
근데 저 유로스타 의자 사진 왠지 느낌 있다 @>@
넌 인물 사진보단 배경 사진을 잘 찍는듯 ㅋㅋㅋㅋ
양세도 파리는 별로라고 하던데....흠냥;;
스트라스부르흐? 여기가 한적하고 깔끔하고 좋데 ㅋㅋ -
Mademoiselle 박~ 2008/08/05 21:43
우오우~ "Be the Parisien"이 올라왔다~! ㅋㅋ
난 빠리 좋았는데~ ㅎㅎ
흠흠.... 근데 밤에 봐야 훨씬 더 멋있긴 하더라~ ^^;;
메트로는 생각보다 좀 실망스럽긴 했지.. -0- 역에 화장실도 없고 열차는 더러워서 잠 와도 절대 창문이나 벽에 기대기 싫고, 안내방송도 진짜 성의없고ㅋㅋㅋㅋ 근데 빠리 철도망 촘촘한 거 하나는 진짜 좋더라~ ^^ 서울보다 훨씬 작은 빠리 안에 지하철 노선만 14개.. ㄷㄷ
유럽여행기 2007.07.10 - 공원 나들이, 그리고 상상속의 Tower Bridge

여름에 다녀온 여행 이야기를 겨울이 되도록 반절도 못 늘어놓고 있다.
이러다가 여행기 끝나기 전에 다들 부아가 터져서 직접 유럽 땅을 밟고 오시는 건 아닐지...
아참, 6개월 전 일들이면 지금쯤 다 잊어버렸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텐데,
이 여행기는 여행 도중 매일 작성한 A4용지 3페이지/1일 분량의 초고에 기초하여 작성되는 것임을 밝혀 둔다.
모두가 기억하고 계시겠지만 (무리한 요구) ,
2007년 7월 10일 베이커 스트리트 221번지를 방문했던 것은 오전 일정이었다 -_-
오후 시간대가 비어버린 셈.
지도를 뒤적이던 우리는 근처에 커다란 공원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부지 면적만 190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무지무지 큰 공원이다. 공원 중앙에 영국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장미정원인 퀸 메리 가든이 있다.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크기를 자랑하는 공원이지만, 공원 북쪽에 있는 동물원에서는 학생들에게 12파운드의 입장료를 받기 때문에 돈 없는 여행자는 북쪽에 갈 일이 없다.

사진 속의 아이와 아버지의 모습이 무척이나 다정해 보인다.
사실 우리나라에 변변한 공원이 드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도심 군데군데 공원이 있어서 공원을 산책하는 것을 전혀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정말 부럽다.
회사에서 퇴근하는 길에 잠깐
책을 읽고 싶은데 집이 영 갑갑하다 싶으면 잠깐 바깥으로 나오면 바로 공원이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
잠시 리젠트 파크를 함께 둘러보기로 하자.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
아마 이곳이 가이드북에 안내된 '퀸 메리 가든' 인 듯 싶었다.
길을 따라 수많은 색깔의 장미들이 아름다움을 뽐냈고,
그 너머로는 한가로이 앉아 자외선을 듬뿍 받을 수 있는 간이의자가 마련되어 있었다.
저기 앉아서 하늘을 쳐다보면 태평 성대가 따로 없겠다 -_-b
그러나 근처 표지판에 몇 파운드 몇 파운드 쓰여있는 것이 어째 유료의 냄새가 폴폴 풍기는 것 같아서
앉아서 사진 몇 장 찍다가 표지판을 발견한 뒤로 황급히 자리를 떴다.
저 잔디 어디엔가 홀로 외롭게 피어 있던 한 송이. 
호수가 있는 쪽으로 돌아나가 보니 호수 앞 잔디에도 의자가 줄줄이 놓여있었다.
하지만 앉아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걸 보니 역시 유료인 것 같았다 -_-
길 안쪽으로는 여러 종류의 식물을 이용한 화단이 조성되어 있었다. 특이하게도 화단마다 서로 다른 꽃들이 심겨 있었다. 한 눈에 봐도 무지 비싸보이는 꽃들도 여럿 있었는데, 한 뿌리 뽑아올까 했지만 "한국인 관광객, 런던 공원에서 식물 뿌리 뽑다 망신" 이라고 기사 날까 두려워 관뒀다.... 라기보다는 소중한 꽃의 생명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 눈으로만 구경했다.

화려한 꽃들과 나무들, 유유히 물가를 거니는 오리와 새들을 뒤로 한 채 공원 문을 나서고 보니 어느덧 한 시간 반 정도가 훌쩍 지나가 있었다. (역시 공원이 크기는 크구나 -_-) 하지만 다음 목적지로 타워 브리지를 생각하고 있었던 우리는 멋진 야경을 보기에는 지금이 너무나도 이른 시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빅벤 보러 갔을 때 야경 본다고 하릴없이 시내를 빙글빙글 돌았던 것만 생각하면;) 그래서 저녁을 먹기 위해 호텔로 돌아갔다. 고로 저녁밥으로 '또' 컵라면을 먹었다.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여행 경비가 넉넉하지 못한 여행자라면 영국에서는 컵라면으로 생계를 연명하는 것이 무척이나 합리적인 행동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라면을 먹고 나서 7시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 안그래도 해가 쉽게 지지 않는 것 같던데 서머타임 제도 때문에 해가 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노트북이 있었기에 럭셔리한 호텔에서 뒹굴거리면서 거침없이 하이킥을 보면서 케케케 웃어댔다.
위의 두 사진은 돌아올 때 이용했던 버스 정류장의 모습인데, 런던의 버스 노선도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올려보았다. 참고로 버스 티켓은 정류장마다 설치된 자동 판매기를 이용하는데, 1 Day pass가 있는 사람은 따로 태그를 하는 것이 아니라 버스 탑승시 기사 앞에서 1 Day pass를 살랑살랑 흔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아래 두 사진은 자동 판매기의 모습이다.

7시에 호텔을 나서서 Tower Hill역에 도착하니 7시 30분이 되었다. 지하철로 열 몇 정거장이 되는데 생각보다는 이른 도착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도 어둑어둑한 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하철역에서 나와 처음 시선을 사로잡은 곳은 다름아닌 런던 탑. 정복왕 윌리엄 공이 세운 탑에 다른 왕들이 이것 저것 덧붙여서 오늘날과 같은 모습이 되었다. 왕실의 성으로 사용되었지만 감옥, 고문소, 처형소로 사용되는 바람에 비극의 장소라는 인식이 더 강하다. 이 중 Tower Green에서는 그 유명한 헨리 8세의 아내 6명 중 2명이 처형당하기도 했다. 탑의 내부에 있는 보물관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인 '아프리카의 별'이 전시되어 있다.
그러나 10파운드라는 착한 가격 덕분에 들어가보지도 못했다. 
런던탑의 둘레를 따라 둥그렇게 돌아나서면 템즈강을 가로질러 자태를 뽐내는 그 유명한 타워 브리지가 보인다.
1894년에 건설된 다리이다. 템즈 강의 다리 중 가장 멋진 다리로 꼽힌다. 다리가 준공되고 난 뒤 한 번도 고장이 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하긴 다른 다리는 '고장날' 일이 없지만) 고딕 양식의 건출물이며, 상단의 인도교로 입장도 가능하지만 입장료를 받는다.
상단 입장시 어른 5.5파운드, 학생 4.25파운드
하단 도보로 횡단시 무료
캬~ 다리가 저렇게 아름다울 수가 !!
주위에 사람들이 많아서 소리는 못 질렀지만 정말 심장이 두꿍두꿍 할 정도로 아름다운 다리였다. 결국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싶은 충동을 참지 못하고 타워 브리지를 걸어서 건너보기로 했다.

조금 더 가까이에서 바라본 타워 브리지의 모습. 다리 한 가운데에서 펄럭이는 유니언 잭이 인상적이다.

드디어 타워 브리지에 오르는 순간.
자세히 보면 City of London 이라고 쓰여 있는데, '런던의 도시(?)' 라는 뜻이 아니고
타워 브리지가 런던에 존재하는 여러 구역 중 하나인 City 구역에 속해 있음을 의미한다.

다리 위에 올라 바라본 템즈 강변의 모습.
태양을 마주보고 촬영한 사진이라 그런지 건물이 어둡게 나와 노을녘의 이미지와 잘 어울렸다.
(여기서 말하는 '노을녘'은 밤 8시를 가리키는 말임)
아래의 사진도 포토샵의 보정을 거쳐 어둑어둑한 느낌을 넣은 사진이지만, 그래도 위 사진과 비교해 보면 실제로는 아직까지도 날이 밝은 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나저나 들은 바에 의하면 타워 브리지와 런던 브리지에 있는 낙서의 80%가 한국어로 되어 있다고 했는데, 도배를 했는지(-_-) 한국어는 커녕 영어로 된 낙서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다리 난간이 깨끗했다.

이건 뭘까? ㅎㅎ

바로 타워 브리지의 중앙을 따라 벌려진 '틈'. 모두들 잘 알고 있듯이 타워 브리지는 높은 배가 지나가기 곤란할 정도로 낮기 때문에 가끔씩 다리가 열리는 경우가 있다.

다리를 건너고 나서 반대편에서 촬영한 모습.
그런데 사진을 찍고 런던 브리지 쪽으로 자리를 옮기려는 찰나, 타워 브리지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일반적인 경고음과는 조금 다른데, 아무튼 "삐이이이이~" 하는 괴음이 -_- 지나가는 사람들의 귀를 거슬리게 만들었다. 초딩때 리코더 연습하다가 삑사리 (;) 났던 소리 정도로 설명하면 딱 맞겠다.
아무튼 그러더니 다리를 통행하는 차량과 보행자들을 막기 시작했다. 아싸! 열리는 게로구나! 하고 생각한 나는 냉큼 명당 자리를 잡았다. 타워 브리지가 반으로 뽀개지고 배가 그 사이로 유유히 지나가는 모습은 요즈음에는 자주 볼 수 없는 풍경이라고 한다.
동영상으로 다리가 열리고 배가 지나가는 모습을 녹화해 두었는데, 다리가 모두 열리는 데 1분이 걸리고 그 뒤로 아무것도 안하고 2분을 기다려야 배가 다리 사이를 통과한다. 여러분께 보여드리면 좋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것처럼 따분한 영상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올리지 않았다.

강변을 따라 전시된 기타 모형 중 하나.
며칠 전부터 느낀 거지만 길거리에 놓인 예술품들이 거리의 멋을 더해주는 것 같았다.

타워 브리지를 뒤로 하고 런던 브리지까지 걸어가니 아홉 시가 다 되어있었다. 날은 여전히 밝았지만 강변을 따라 불어오는 바람때문에 느끼는 추위는 상상을 초월했다. 7월 10일이면 한여름인데 무슨 추위 타령이냐고 하겠지만, 저녁에 롱코트 안 입은 사람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9시 06분에 촬영한 사진. (오후 4시라고 해도 믿겠다.)
왠지 이대로 있으면 오늘도 야경은 커녕 해 지기도 전에 집에 돌아가게 될 것만 같았다.
그래서

우리는 태양의 신 라(LA) 에게 얼른 저물어 달라고 굽신굽신 기도를 드렸다.
효험이 있었던지 (ㅋㅋㅋ) 건너펴 타워 브리지에는 드디어 밤을 알리는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야경 찍는댑시고 괜히 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_-
그러나 저 상태로 30여 분을 더 기다렸지만 별로 상황은 달라지지 았다. 반팔 입고 부들부들 떨다가 결국 추위에 굴복한 우리는 더 기다리지 못하고 지하철 역으로 들어가버렸다. 결국 이 날도 ㅠ 제대로 된 야경 구경에 실패했다. 하지만 '유럽의 낮은 길다'는 교훈 하나는 제대로 배웠으니, 살아있는 공부 하나는 톡톡히 한 셈이었다.
새로운 느낌, 새로운 활기가 살아있는 프랑스를 기대하면서 그렇게 런던의 마지막 밤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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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2008/02/01 02:37
안녕하세요, 블로그에 글 남겨주시는 건 처음인 듯 싶네요.
덕분에(^^) 레포트는 잘 내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정모에 관한 글을 읽었는데 답글을 달지 못했네요.
늦게서야 본 글들이라 뒤늦게 무어라고 의견을 달기가 그렇더라구요.
그건 그렇지만 (관심사는 달라도) 언제 한 번 오프라인에서 모임을 갖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해요. 훗날을 기약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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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reamlist 2008/02/02 17:15
3page/1 day ???
맙소사 ㄷㄷㄷ;;; 여행가서도 꼼꼼한 성격은 변함이 없구나
그나저나 진짜 이 여행기
올해 여름까지도 완성 안되는거 아니야??
그럼 너 갔다온지 1년 지났.............;;;;;; -
여우별 2008/02/20 00:31
난 유럽이나 이런 곳이 (가본 적은 없지만) 가장 부러운게
저런 공원이 (적어도 우리나라보다는_ 참 잘 갖추어져있다는 점이야.
저런 공원 잔디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며 음악을 듣다가 낮잠을 자면 정말 황홀할 것 같다는 생각이..
울나라 도시에는 비싼 땅값 아까워서 공원은 절대 못만들지. -_-;;;-
Peter 2008/02/21 16:40
언젠가 소풍때 나불도에 간 적이 있었는데 (알지?) 근처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넓은 잔디를 보고 친구들이랑 다같이 와~하면서 달려갔었어.
그런데 막 뒹굴고 헤헤거려고 하는 순간에 선생님이 오시더니 쥐 똥 때문에 유행성 출혈열 걸린다고 당장 일어나라고 했던 기억이 나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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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시내를 돌아보는 마지막 날. 글을 질질 끄는 바람에 여러분들은 런던 공항에 도착한 지 한달이 넘었다고 생각하겠지만, 날짜가 말해주는 것처럼 아직 여행 5일차이다 -_- 아무튼, '마지막' 날이 주는 느낌은 여러 가지이다. 물론 그 도시가 어땠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쉽기도, 홀가분하기도, 기쁘기도(예컨대 이탈리아의 폭염에서 벗어나 체코로 가는 길은 그렇게 기쁠 수 없었다) 하는 느낌이 교차한다. 7월 10일 그날은, 아쉬움이 컸다. 여행 초보자들이 흔히 하는 생각이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다시 이곳을 와보겠어' 라는 느낌이 어깨를 강하게 짓눌렀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조금은 다급한 마음이 들었다.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곳들은 많은데, 정말 놓치면 후회할만한 곳이 어디일까 고민에 빠졌다. 가이드북을 뒤지고 뒤진 끝에 골라낸 관광지 세 곳은 아랬다. 웨스트민스터 사원, 베이커 스트리트, 타워 브리지.
일단 시작점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정했다. 그쪽 동네(?)로 여러 번 갔으면서도 - 빅 벤이 있는 국회의사당 바로 옆에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있고, 멀지 않은 곳에 트라팔가 광장이 있다 - 관람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 (관람이 부담스러운 건지 입장료가 부담스러운 건지 판단할 수 없었지만) 때문에 쉽게 들어가 보지 못했던 곳이다. 사실 7일에는 내셔널 갤러리를, 8일에는 대영박물관을 관람하느라 몸이 녹초가 된 탓에 웨스트민스터 사원까지 한꺼번에 돌아보기가 겁이 났던 점도 있었다.
가이드북에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9시 30분에 문을 연다고 쓰여 있었다. 아침을 먹고 잠깐 눈을 붙인 다음 숙소를 나섰다. 그런데 지하철역에 막상 도착해 보니 현금이 모자랐다. 하는 수 없이 카드로 1Day Pass를 사려고 했는데, 지하철역에서는 Master Card는 통용이 되지만 Maestro Card는 사용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Earls Court 역까지 가서 현금 인출기에서 30파운드를 뽑았다.
하는 수 없이 ⓐ카드로 1Day Pass를 사려고 했는데, 지하철역에서는 ⓑMaster Card는 통용이 되지만 Maestro Card는 사용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Earls Court 역까지 가서 현금 인출기에서 30파운드를 뽑았다.
ⓐ카드로 1Day Pass를 사려고 : 여행 갈 때 현금 한푼도 안들고갔다. 국민은행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 KBstar (초록색) 카드 때문이다. 국민은행에서 보통 통장을 만들고 발급받는 체크카드가 이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내가 아는 상식에 따르면) 카드를 크게 3 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신용카드, 직불카드, 체크카드.
신용카드는 다들 잘 알고 있다. 뿌리가 되는 통장이 존재하고, 본인의 신용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하며 사후에 요금이 청구가 된다. 따라서 통장 잔고 밑바닥을 뚫고 내려가는 minus 사용도 가능하다.
체크카드는 기본적인 원리는 신용카드와 동일하며 신용카드와 가맹점을 공유 한다. 다만 한 가지 차이점은 이용 한도가 통장 잔고 기준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통장 잔고가 0원이 되는 순간 더 이상 사용이 불가능하다.
직불카드는 뿌리가 되는 통장이 존재하며 통장 잔고만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체크카드와 동일하나, 신용카드와 가맹점을 공유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직불카드 가맹점은 신용카드 가맹점의 1/100 수준이다. 또한 서명을 통해 결재하는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와 달리 직불카드는 비밀번호를 입력해야만 결재가 가능하다.
국민은행의 KBstar 카드는 국내에서는 체크카드로, 해외에서는 직불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직불카드 회사인 Maestro 마크가 붙어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유럽 대부분의 지역의 상점은 마에스트로 에 가입되어 있다. 따라서 이 카드의 특징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현금인출 : 국내/외에서 인출이 가능하다.(유럽 대부분의 인출기는 마에스트로 지원)
2. 국내사용 : 보통 카드 사용하듯이 체크카드로 활용이 가능하다.
3. 해외사용 : 직불카드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제 여러분은 물을 것이다. 해외에서도 그냥 체크카드처럼 쓰면 좋을텐데 왜 굳이 직불카드냐고. 좀전에 밝혔듯이 그 장점은 결재방식의 차이에서 드러난다. 서명이 아닌 비밀번호 방식으로 결재해야 하기 때문에 카드 분실시 쉽게 신고가 어려운 해외지역에서는 직불카드가 체크/신용 카드보다 보안성의 측면에서 월등히 유리 하다. 게다가 유럽지역은 직불카드 가맹점이 신용카드 가맹점 수준과 비슷하기 때문에 불편하지도 않다.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 문장에서 카드로 1Day Pass를 사려 했다는 의미는 바로 이 카드를 사용하여 결재를 시도했다는 뜻이다.
ⓑMaster Card는 통용이 되지만 Maestro Card는 사용이 불가능 : 지갑을 열어 카드를 모두 꺼내보라. 보통의 신용카드라면 BC 마크, Master 마크, VISA 마크 셋 중 하나가 붙어있을 것이다. 마스터와 비자는 카드회사의 양대산맥을 이루는 거대 기업군이며, BC는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국내 최대의 카드회사이다. 짐작했겠지만 자기 카드에 가맹되지 않은 곳에서는 카드의 사용이 불가능하다. Maestro 는 바로 카드회사 Master 의 자회사 격이다. 따라서 Master 카드는 보통 Maestro 마크를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헌데 가끔씩 Master 에만 가입하고 Maestro 에 가입하지 않은 가맹점이 있을 수 있다. 영국의 지하철역이 그렇다는 뜻이다. 굳이 이 얘기를 꺼낸 까닭은, 혹시라도 영국 여행을 계획하는 직불카드 소지자가 이 글을 본다면, 지하철 티켓은 현금으로 사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어서였다.
ⓒEarls Court 역 : West Brompton 역 바로 옆에 위치한 역이다. Earls Court 역에는 Earls Court 가 있는데, 저 건물의 정체는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다. 예전에 어떤 방문자분이 댓글을 달아주시기를 얼스코트에서 무슨 행사가 있어서 그곳을 방문하게 되었다고 하셨는데, 아마 그런 곳인 것 같다.(성실하지 못한 설명 죄송하다-_-)

Westminster역에서 내려 바로 보이는 빅벤을 따라 국회의사당의 모서리를 한 번 돌아가면 Westminster 사원이 보였다. 그래서 지나가는 길에 국회의사당 입구를 지나치게 되었는데, 엠네스티 회원들이 소규모의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Love is a human right 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학생 입장료는 무려 7파운드였다. 14000원이면 놀이공원 입장료 수준이다. 하지만 ‘영국까지 왔는데…’ + '여길 언제 다시…' 라는 생각에 결국 티켓을 질렀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보안 절차를 거친 다음 안으로 들어섰다. 첫 느낌은 뭐랄까, ‘경건함’ 이라는 단어가 그 분위기를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단어일 것이다. 저 멀리 높게 솟은 지붕, 스테인드글라스 사이로 비추는 은은한 햇빛, 벽면을 따라 늘어서 있는 수많은 조각상과 석관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어제 보았던 크라이스트처치를 훨씬 능가 하는 것이었다. 
(내부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어서 바깥 모습만 몇 장 사진에 담아보았다)
윌리엄 공 이후로 역대 왕들의 대관식을 거행하는 장소로 더 유명해진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서쪽(West)의 + 사원(Minster)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따라서 '웨스트민스터 사원' 이라고 부르면 사실 '역전 앞' 과 같은 동어반복이 되지만, 아무렴 어떠냐.
아...이게 아니지. 아무튼 역대 왕, 그리고 저명인사들의 묘와 기념비가 있는 곳이다. 헨리 7세, 엘리자베스 1세, 블러디 메리 1세의 무덤 등이 있다. '시인의 코너' 라고 불리는 곳도 있는데,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하면서도 아닌 듯 한 시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일요일은 예배 시간에만 문을 연다
Westminster 역에서 하차
사람들이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 이동하다 보니 엘리자베스 1세, 헨리 6세, 피의 메리 등 먼나라 이웃나라 로 재미있게 읽었던 사람들의 무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직접 손으로 무덤을 쓰다듬어 보면서 석관 속에 묻혀있을 엘리자베스를 상상하니 오싹하면서도 신비로웠다. '역사 속 이야기' 의 주인공에 지나지 않았던 그녀의 무덤 앞에 발을 딛고 서 있다는 그 느낌이 얼마나 가슴 벅찼는지 모른다.
무덤들을 지나니 챕터 하우스가 나왔다. 입구의 비석은 장미는 꽃중의 꽃, 그래서 이곳은 House 중의 House 라고 말하고 있었다. 다빈치 코드에 등장해서 더욱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주인공 소피가 아이작 뉴턴의 무덤을 살펴보던 도중, '티빙을 살리고 싶으면 챕터 하우스를 지나 칼리지 가든으로 오라' 는 문구를 발견한다. 그러나 챕터 하우스 안으로 달려들어간 이들은 그곳이 막다른 곳이며 칼리지 가든으로 지나갈 통로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챕터 하우스의 문이 닫히고, 티빙 경이 소피를 향해 총을 겨누면서 소피는 막다른 곳으로 몰린다.
(책의 내용은 http://blog.naver.com/padorang?Redirect=Log&logNo=100006812418 에서 참고)
사실 챕터 하우스 안은 텅 비어있지만, 유리장식을 보는 것만으로도 경외로움이 느껴지는 곳이다. 이곳에서도 역시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지만, 렌즈만 빼꼼이 내밀어 아래와 같은 작품을 남겼다.
더 가볼만한 곳으로는 사원 내의 전시실이 있다. 전시실에는 실제 영국 왕과 여왕들이 죽은 직후에 실물과 같은 크기, 같은 생김새로 만든 목각인형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묘사가 너무 섬세해서 마치 사람을 그대로 뉘어놓은 것 같았다. 
전시실을 지나 무명 용사들의 무덤이 있는 중앙 예배당 을 통해 서쪽 출구로 나서면 관람을 마무리할 수 있다. 그곳에는 전날 크라이스트 처치에서 보았던 것과 같이 헌금을 하고 촛불을 켜서 기도할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었다. 나도 촛불 하나에 불을 밝히고 기도를 드렸는데, 돈이 없어서 헌금은 달랑 1펜스만 하고 나왔다.
웨스트민스터, 안녕. (그나저나 어느새 사람들이 저렇게 -_-)
오랜만에 '먼나라 이웃나라' 책 속으로 뛰어들었다가 빠져나온 이 느낌.
역시 7파운드가 아깝지 않은 곳이었다.
하지만 다음 방문지는 그 감동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못하지는 않았다.
지하철역에서부터 포스가 느껴지는 이곳의 이름은 바로 Baker Street Station.
역 바깥으로 나가면 소설 속의 그곳인 Baker Street 가 펼쳐진다.
셜록 홈즈의 사무실이 있는 곳이다. 물론 셜록 홈즈가 실존 인물은 아니지만 ; 코난 도일이 실제로 존재하는 주소를 등장시킨 바람에 이곳으로 하루에 수십 통씩 탐정 의뢰가 들어온다고 한다. 금융 회사가 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아마 금융업을 계속하는 것보다 관광지로 운영하는 것이 돈을 많이 가져다 줄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아예 본업에서 손을 떼고 이곳을 셜록 홈즈의 집으로 꾸며버렸다.
입장료 6파운드
조금 돌아다니다 보니 어렵지 않게 221번지에 도착했다. 겉으로 보아서는 옆집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어보이는 곳이었지만, 굳이 차이를 말하자면 문 앞에서 정복을 입은 경비원이 친절히 관광객에게 입장권을 구입할 것을 유도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셜록 홈즈의 집(소설 속에서 셜록은 2층 하숙집에서 살고 있었다) 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1층 가게에서 입장 티켓을 구입해야만 했다. 그런데 어라, 가게 안에도 꽤나 볼거리가 쏠쏠했다.
베이커 스트리트임을 나타내는 주소 표지판을 팔고 있었다. 오른쪽에 있는 빨간 원 + 파란 막대 는 영국 지하철인 Underground 의 상징.
셜록 홈즈가 썼(다고 굳이 우기고 싶)을 법한 모자도 팔고 있었다.
하지만 오전부터 입장료 13파운드를 날려보낸 사람에게는 모자따위 Out of 안중 이다. 
셜록 홈즈 소설을 떠올리게 해주는 아름다운 삽화들.
(사실 꼼꼼히 보면 두들겨 패고 도둑놈 잡고 하는 사진들이 대부분이라 썩 '아름답다' 고 말하기는 힘들다)
이 밖에도 눈을 즐겁게 해주는 여러 기념품들이 있었지만 13파운드의 폭풍이 몰아치고 간 지갑은 더이상 열리지 않았다. 
홈즈를 만나러 가는 길.
소설 속에서 묘사된 것처럼 2층으로 오르는 계단 수는 정확히 17개 였다.
드디어 홈즈의 방에 도착!
그런데 왠 초 거대 밀랍 인형이 하나 놓여 있었다.
홈즈스러운 분위기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저 인형. 그런데...갑자기 움직인다 -_-
"Huhuhuhu(깜짝 놀랐다 ;)!! Welcome!
Did you come from Japan? (-_-) I'm Watson, Nice to meet you"
우리는 그가 불쑥 내민 손을 잡고 엉겁결에 악수를 했다. 안내원이 왓슨이라니 ;
할아버지는 우리가 끊임없이 알유왓슨? 알유왓슨? 하고 물어도 온화한 미소로 아임왓슨 아임왓슨 하고 우기셨다.
곧이어 왓슨(왓슨 이시라는데 뭐 ; ) 할아버지는 방 안 구석구석을 가리키면서 설명을 해 주셨다. 사진 속의 식기는 홈즈와 자기가 음식을 먹던 그릇이라는데, 홈즈와의 젊은 날의 추억에 잠기셨는지 가끔씩은 '그는 참 좋은 친구였어' 와 같은 말을 날려주셨다. 할아버지의 명연기가 돋보였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왓슨의 진료가방이다.
할아버지는 자기 물건이 전시품으로 진열된 데에 무한한 기쁨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홈즈의 책상. 
의자 뒤켠으로 홈즈가 즐겨 연주했다던 바이올린의 모습이 보인다.
하숙집에 사는 남자인데다가 결혼도 안해서 후줄근하게 사는 줄 알았는데 어째 이집 물건들은 하나같이 부티가 좌르르 흘렀다.
바이올린 클로즈업.
마치 아무렇게나 놓인 듯한 악보의 모습에, 방금 전까지 홈즈가 막 연주하던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각종 도구들. 언제나 홈즈는 도구를 요긴하게 사용했다.
홈즈의 돋보기, 모자, 그리고 파이프. 파이프를 물고 모자를 쓰고 왓슨씨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는데, 왓슨이 300살을 돌파할 무렵 즈음에 사진을 올리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 보겠다.
새로운 관광객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왓슨 할배랑 헤어져서 옆방으로 옮겨갔다.
건물이 총 4층이었는데, 2층 셜록의 사무실 바로 옆으로 왓슨의 침실이 보였다.
(옆방에서는 자꾸 I'm Watson, Nice to meet you!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_-)

왓슨의 침대. 이전 방보다 더 많은 왓슨의 물건들이 놓여 있었다.
왓슨의 책들. 오래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책이었는데, 손을 대면 찢어질 것만 같아서 건드리지 않았다. 사실 오늘은 더 이상 돈을 날리고 싶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3층으로 올라가 보니 셜록의 침실과 몇몇 전시물들이 있었는데 2층에 비해 그다지 볼거리는 없었다. 남자 침실이 뭐 별게 있겠는다. 아, 아니다. 나중에 소개하겠지만 같은 남자 침실이라도 베르사유의 왕의 침실같은 곳과 비교해 보면 차이가 조금은(-_-)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방명록. 덴마크와 미국의 홍수 속에서 당당하게 내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방명록을 적고 나서 '어느 나라 사람들이 주로 여길 올까?' 하고 뒤젹어 봤더니...
간지 폭발 아랍어......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 아래로 한국에서 오신 이가영 제시카(;)님의 흔적도 보인다.

방명록 오른쪽으로 자신의 명함을 꽂을 수 있는 판이 걸려있었는데, consulting detective 홈즈씨도 자기 명함을 걸어두었다.
쭉 보니 한국 사람들의 명함도 여럿 눈에 띄었는데, 삼성 마크도 두 세개 있었고, 영남지방 한 대학교 교수님의 명함도 찾아볼 수 있었다.
그 아래로 편지 모음집이 있었다. 열성 팬이 정성들여서 쓴 편지는 이렇게 보관된다고 한다.
그리고 4층. 4층은 셜록 홈즈 소설에 등장하는 여러 장면을 묘사해 놓은 밀랍인형들이 있었다. 소설을 읽은 지 오래 되어서 무슨 장면인지 생각이 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어떤 외국 부부가 옆에서 인형을 하나 볼때마다 '와우~ 잇츠 어바웃 어쩌고 저쩌고' '오우,,, 어우썸,,,' 하면서 아는척을 해대는 통에 나도 마치 다 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참 누구 많이 닮았다.)
이 여자는 다른 사람 머리통을 잡고 있다는 건지 아니면 머리카락을 잡고 있다는 건지 도통 구분할 수 없었다.
이런 식으로 밀랍 인형마다 설명이 붙어있기도 했다.





셜록 홈즈 소설을 읽을 때면 항상 셜록의 집은 어떻게 생겼을까 하고 머릿속으로 그려보곤 했었다. 집은 넓을까, 바닥의 색은 무슨 색일까, 홈즈는 어느쪽에 의자를 두고 앉을까, 하고 말이다. 그리고 소설을 읽으면 꼭 상상하게 되는 곳이 하나 더 있었는데, 바로 홈즈가 커튼을 걷고 내다보던 베이커 가의 풍경이다.
사실 셜록 홈즈의 집을 돌아보면서, 소설 속 그 장소에 직접 서 있는 기분은 굉장히 색다른 추억으로 남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의 집을 눈으로 확인하던 그 순간, '상상 속의 그곳' 에 내 손길을 뻗을 수 있다는 생각에 괜히 전율 비슷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제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 속 장소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느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로 '그 곳' 에 내가 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들 수 있다면, 기꺼이 찾아가 그때 그 감동을 배로 늘려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보너스로, 영국의 신사 명탐점 셜록 홈즈가 즐겨 사용하던 변기의 사진 을 싣는다.
(글이 길어진 탓에 베이커 가 이후의 이야기는 다음 포스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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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히메 2007/11/24 15:42
유럽여행기를 인제서야 올리다니 ㅋㅋ
하기야 나도 일본여행기 아직도 안올렸으니 할 말은 없군 ㅋ
정말 재미있었겠다 ㅠ
나도 갑자기 유럽여행이 땡기는데?
여행하고 홍콩에서 스탑오버할건데 여행정보 알아보고 있는 중이야 ㅎ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렴 ㅋ-
Peter 2007/11/26 23:17
스스로 '히메'를 붙이는 센스ㅋㅋㅋ
유럽도 정말, 그저 '편하고 안락한 곳'으로만 바라볼게 아니라
배울 것도 많고 느낄 것도 많은 곳이란다
한번 쯤 꼭 생각해 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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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별 2007/12/01 01:03
와.. 사원 입장료가 저렇게 비싸다니 너무한다 ㅜㅜ
초등학교 때 (간추려진) 셜록 홈즈 시리즈 무척 재밌게 읽었는데..
요즘에는 추리 소설은 잘 안찾게 되더라고..
(아니, 사실 소설 자체를 별로 안읽는구나 -_-;)-
Peter 2007/12/03 00:36
'간추려진' ㅋㅋ
나는 셜록 홈즈 정말 재밌게 읽었는데...
소장용으로 9권으로 묶인 전집이 있는데 전부 샀단다 ㅎ
아르센 뤼팽 선집도 있는데 그것보다는 역시 홈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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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이 큰 도시이고 또 볼거리가 많기는 하지만, 서울이 한국의 전부가 아니듯 런던 또한 영국의 전부는 아니었다. 대도시에서 느끼지 못하는 영국만의 느낌이랄까, 그런 느낌을 받으려면 런던보다는 차라리 하루를 내서 근교를 나가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었다. 가이드북은 윈저,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그리니치, 윔블던 등의 도시를 추천하고 있었다. 마음같아서는 풀코스로 유람하고 싶었지만, 전적으로 대중교통에 빌붙어서 이동해야 했던 우리는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해서 정말 가고 싶은 곳 한 군데만 고르기로 했다.
윔블던의 경우 지하철로도 이동이 가능한 곳이기 때문에 이동하기는 쉬워보였다. 하지만 윔블던의 유일한 볼거리인 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전날 (7월 8일 -_-;;)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리는 바람에 후보군에서 사라졌다.
윈저는 윈저 성, 그리고 명문 사립인 이튼 스쿨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윈저 성의 입장료가 만만치 않았고 심지어 이튼 스쿨마저도 입장료(무려 10000원)를 받았기 때문에 돈 문제로 탈락했다.
그리니치도 고려해 보았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기차 타고 한시간 동안 이동해서 달랑 천문대 보고 돌아오려니 뭔가 구린 기분이 들었다.
남은 도시는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어떻게 보면 비슷해 보이는 두 도시 중 마지막 결정을 위해 고려한 요소는 교통편이었다. 배차 간격을 살펴보니 케임브리지 행은 시간 당 1 대도 채 되지 않았던 데 비해 옥스퍼드 행 타임테이블은 꽤 풍성했다. 우리의 최종 선택지는 옥스퍼드 였다.
옥스퍼드로 가기 위해서는 기차와 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었지만, 버스로 이동하는 것이 기차에 비하여 50%정도 저렴하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교외로 나가는 장거리 버스를 ‘코치(Coach)' 라고 부르는데 옥스퍼드로 가는 버스는 Victoria Coach Station에서 출발하였다.
지하철로 Victoria 역에서 내려 10분정도 길을 물어 걷다보니 코치 스테이션이 보였다. 첫인상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이는 스 터미널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였다. 티켓을 한 곳에서 구입하고 출발 지역에 따른 30개 가량의 게이트가 있는 구조였다.

차례가 되어 구입한 티켓의 가격은 왕복 11파운드. 국제학생증을 내밀었더니 약간의 할인 혜택이 있었다. 가뭄에 단비 내리는 그 느낌을 맛보기 위해서 학생 여러분들은 반드시 국제학생증을 만들고 떠나시길. 런던에서 만나는 할인의 기쁨은 정말로 눈물겹기가 그지없다.

(사진은 캠브리지 행 버스가 표시된 게이트이다) 옥스퍼드로 가는 버스는 배차간격이 짧기 때문에 금방 버스에 탑승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앉고 보니 탑승 승객은 달랑 6명. 한참 앞쪽에 앉아있는 젊은 여자, 우리, 그리고 한국인 일가족 3명이 전부였다. 갑자기 같은 버스에 탑승한 한국인 일행이 말을 걸어왔다. 기억으로는 대충 이랬다.
일가족 : 어디서 오셨쎄요?
우리 : 네 서울에서 왔어요.
일가족 : 우와 신기하다 우리도 서울에서 왔어요. (남한 인구의 1/4이 서울에 삽니다-_-)
리 : 서울 어디요?
일가족 : 목동에 살아요. 웨하스 드세요.
우리 : 앗 감사합니다.
일가족 : 가이드 없이 돌아다니세요?
우리 : 네... 저희는 그냥 자유롭게 다니는게 더 좋아서요.
일가족 : 마침 잘됐네요! 저희는 아무 생각 없이 옥스퍼드에 가거든요... 가이드 역할좀 해주세요 ^^
그리고는 '사실 저희도 아무 생각 없이 옥스퍼드 가고 있어요.' 라고 말하자 그분들은 급 조용해졌다.

1시간 40분가량 걸려 도착한 옥스퍼드는 조용하고 아름다웠다. 런던도 그랬지만 옥스퍼드에서도 주변과의 어울림을 해치는 고층 건물이 없어서 마음에 들었다. 수백 년의 세월을 간직하고 있는 풍경은 오래된 듯 하면서도 기품 있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옥스퍼드에 있는 Coach Station에서 내려 옥스퍼드의 랜드마크라고 불리는 카 팍스 타워로 향했다. 뭐랄까, 예전에 초코파이를 먹으면 나오던 네모난 성곽이라고 하면 딱 어울릴만한 곳이었다. 그렇게 크지도 않고 멋지지도 않았지만, 시내의 중심을 지키는 모습이 왠지 든든해보였다.

하프의 선율은 아름다웠다. 그런데 그 옆에 앉아서 길거리에서 책을 읽는 학생의 포스가 너무 강해서 '역시 옥스퍼드 역시 옥스퍼드'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ㅇㅅㅇ ... 아참. 사진 속 기침녀 표정이 좀 리얼하다.
카 팍스 타워를 돌아 둘러보고 싶은 칼리지를 하나 정했다. (다들 알고 있겠지만 옥스퍼드는 하나의 대학 도시를 가리키는 지명이며, 실제로는 36개의 칼리지가 옥스퍼드 안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우리는 타워에서 가장 가깝고 또 옥스퍼드 내에서 크기로는 최고를 자랑한다는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 를 방문하기로 했다. 골목을 하나 돌아 큰길을 따라 조금 걸으니 마치 아름다운 정원과 같은 칼리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1525년에 설립된 옥스퍼드 최대의 칼리지이다. 크라이스트 처치 대성당이 함께 있다. 1800년~2000년 사이에 무려 16명의 총리를 배출해 낸 명문 칼리지이며, 이곳의 연회장은 영화 해리포터의 촬영지로 사용되기도 했다.
카 팍스 타워에서 도보로 5분
일반 4파운드, 학생 3파운드


칼리지의 바깥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대학답게 북적거리지 않고 조용해서 정말 좋았다. 주변에 딱히 시끄러울만한 가게들도 없었고, 사람들의 걸음걸이에서는 여유가 묻어났다. 공부하기에는 이만한 곳도 없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배가 고팠으므로 황급히 구경을 멈추고 잔디밭에 일단 앉았다.

숙소 근처의 가게에서 샌드위치를 '지나치게 싼 가격(물론 우리 돈으로 치면 4000원 가까운 고가이다)'에 팔고 있길래 요거다 싶어서 친구꺼랑 내꺼를 사서 옥스퍼드까지 들고왔다. 물론 지금의 내 식성으로 판단하기엔 점심 치고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지만, 저때는 왜 유난히 식욕이 없었는지 모르겠다. 아마 본능도 돈 앞에서는 굴복하는 것 같다.
일단 숨을 좀 돌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단체로 소풍을 온듯한 꼬맹이들과 청소년들이 잔디밭에 우글거렸다. 어째 관광객 하나 없이 대학 건물이 조용하다 싶었더니 다들 배가 고팠던 게다.

꼬맹이들은 다 서있고

좀 큰 애들은 다 앉아있다. 인생의 깊이가 느껴진다.

운동장처럼 보이는 (맞겠지?) 한쪽에서는 아이들이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무슨 경기를 하고 있었다. 푸르른 들판에서 즐겁게 어울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마치 유학 전단지의 한 장면같다.

밥(이라고 치기엔 너무나 조촐한 샌드위치)을 먹고 나니 움직이기가 귀찮아졌지만 ; 해리포터 촬영지도 보고싶은 생각이 있고 해서 한 번 들어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대학 구경 하려고 6000원을 내는 것이 너무 아까웠던지 친구는 밖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물론 나도 돈을 낸다는게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나중에 꼭 진학해야겠다는 굳은 마음을 가진 학생이라면야 얼마든지 들어가겠지만, '관광객'에게 이곳이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들어가 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인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한 바퀴 돌아보고 나니 '여긴 관광지로서도 충분히 제기능을 다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서 깊은 건물이 학문적 전통과 어우러지면서 내는 신비한 분위기가 들어가보지 않고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특별함을 주었기 때문이다. 어느 한 곳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방문객들이 발걸음을 늦추고 꼼꼼하게 살펴볼 만했다.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의 이런 저런 모습들이다.
대학 안에 있는 크라이스트 처치 성당도 인상적이었다. 어두운 방 안에서 빛을 발하는 스테인드글라스에서 눈을 뗄 수 없었는데, 동네 성당에서 조촐한 유리장식만 보다가 웅장하고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를 직접 보니 '정말 성당답구나' 라는 느낌이 떠나질 않았다.

아름답게 빛나는 스테인드글라스.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지만, 오르간인 듯했다.

이렇게 신자들이 모여서 기도할 수 있는 채플도 마련되어 있었다. (하지만 기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이 스스로 촛불을 올리고 기도문을 적어 걸어놓을 수 있게 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보지 못했던 거라서 그저 신기한 마음이 들었던 나는 시키는대로 열심히 촛불 올리고 기도문 쓰고 다 했다.

For God's will on my family and friends' future.
May God guide us to the happiest and greatest way so that we feel the importance of "Love" and "Life",
Amen.
부끄럽지만 저렇게 적고는 너무 멋있다고 (-_-) 생각해서 사진까지 찍었다. 안내원 할머니 보시기에, 왠 동양 사람이 혼자 우와우와 하면서 촛불 올리고 다른 사람이 쓴 기도문 슬쩍 컨닝하면서 (하하하하하 For God's will 씩이나 되는 표현을 스스로 생각해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면 죄송하다) 카메라 꺼내들고 촬영까지 하는 모습이 어땠을지 참 궁금하다.

참고로 한 마디 덧붙이자면, 성당 입구에 여러 나라 언어로 안내문이 구비되어 있어서 '혹시?' 하고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한국어 안내문은 없어보여서 그냥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안내하는 할머니가 갑자기 일본어 투성이인 종이를 주시더니 '학생, 요거 가져가야지'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것이었다. 나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짤막하게 ‘I'm Korean’ 이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 할머니가 반색을 하시더니 ‘Oh, Wait a minute!' 하고는 안내데스크 뒤로 쫑쫑 달려갔다. 할머니는(먼지가 수북한) 상자를 꺼내서 한참을 뒤적이시더니 뭔가 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_-) 종이를 꺼내 쥐어주셨다. 한국어로 된 안내문이었다. 낯선 동양인에게 베푸는 친절이 무척이나 고마워서 너무나 고맙다고 거듭 인사를 했다. 하지만 일본어, 중국어 모두 앞쪽에 진열되어 있었는데 한국어 안내문은 책상 뒤켠의 상자 속 신세라고 생각하니 씁쓸한 기분은 감출 수 없었다.
성당을 나와 갤러리를 둘러볼 생각으로 찾아갔더니, 1.5파운드의 추가 입장료를 내라고 하는 바람에 기겁하고 나와버렸다. 곧장 대연회장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요금을 받는 갤러리야 그렇다 쳐도, 대연회장 입장은 공짜이니 놓치기가 너무 아까웠다. 게다가 이 대연회장이 바로 호그와트의 학생들이 식사를 하던 그 연회장이라는데, 언제 다시 이곳을 와보겠는가 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나를 반긴 것은 영화속의 멋진 장면이 아니라 연회장 입구를 가로막고 있는 안내 표지판이었다.

헉 -_- Hall Closed to Visitors. 물어보니 지금 중요한 교수회의가 진행중이라 관광객은 들일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하지만 기회가 기회이니만큼 쉽게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나는 그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한 무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나타나더니 너무나 유유히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순간 스친 생각.
'이대로 갈 수는 없지. 다른 할머니들 나타나면 사진이라도 좀 찍어서 갖다달라고 부탁해야겠다'
아니나다를까 조금 있으니 다른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또 나타났다. 이때다 싶은 마음에 그중에 가장 인상이 선해 보이는 할머니에게 다가가서 'Excuse me~' 하고 말을 걸었다. 그런데 갑자기 연회장 입구를 지키던 안내원이 기겁하면서 나에게 돌진하는 것이 아닌가. 안내원은 혼자 흥분해서는 ‘어떻게 감히! 어떻게 감히!' 이러면서 나를 퍽퍽 밀쳐냈고, 그 할머니는 안습이라는 듯한 웃음을 지으면서 총총걸음으로 사라졌다. 어이가 없어서 저여자가 누구냐고 안내원한테 따져댔더니, 굉장히 권위 있는 교수님이란다 -_- 죄송해서 어쩌나.

이 계단만 올라가면 연회장인데....

아쉬운 마음에 칼리지 안 기념품 가게에서 연회장 사진이 담긴 엽서를 한 장 샀다.
(근데 어딨지 -_- 엽서만 잔뜩 사놓고 관리를 안하니까 어딨는지 찾지도 못하겠다)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를 꼼꼼히 살피고 나니 오후가 되었다. 가이드북에 근처에 있는 머턴 칼리지가 무료라고 쓰여있길래, 그곳을 한 번 둘러보고 돌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먼 발치에서 왠지 낯익은 얼굴이 다가왔다. 앗 아까 그 한국분들 이네 ;
일가족 : (싱글벙글) 구경 많이 하셨어요?
우리 : 아 네... 뭐 그냥 그럭 저럭이요.
일가족 : 어디 가셨는데요?
우리 :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 구경하고 나오는 길이에요.
일가족 : (엄~머어!) 저희는 옥스퍼드에서 볼건 다 봤어요! 외국인 단체관광객이 있길래 그사람들 뒤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녔더니 너무 좋더라구요. (우리가 뭐 봤더라^^? 응, 뭣도보고 뭣도보고 자기들끼리 궁시렁 궁시렁....)
솔직히 별로 안부러웠다. 어차피 가이드 따라다니는 관광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 대신 머턴 칼리지랑 애슈몰린 박물관이 공짜니까, 그 두개만 확실하게 챙겨보고 가면 괜찮겠지 싶었다. 그런데
머턴 칼리지는 ‘방문 사절’ 팻말이 내걸려있었다.
애슈몰린 박물관은 월요일이 휴관일이란다.
여행 갈 때는 부디 두서있게 다니시길. 우리처럼 막 다니다가는 이런 꼴 난다.

결국 이것으로 옥스퍼드 방문은 끝을 맺게 되었다. 물론 이 외에도 아름다운 많은 칼리지들이 있고 도시의 변두리에 흐르는 강가도 볼만하다지만, ‘옥스퍼드란 이런 곳이다’ 를 느끼기에는 시내 중심부와 칼리지 하나 정도로도 충분했다(라고 생각하고 싶다). 아름다운 도시의 모습, 웅장하고 근엄한 대학의 건물, 역사가 살아 숨쉬는 듯한 분위기는 확실히 런던과는 색다른 기분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용감하게 런던 밖으로 나갔다오는데 성공했다는건 굉장히 가슴 뛰는 일이었다. 말이 옥스퍼드 '방문'이지 사실 외지로 나가는 버스를 타고 숙소도 없는 땅에 혼자 내려지는 기분은 의외로 두려움이 크다. 하지만 롤러 코스터도 타기 전엔 무섭지만 타고 나서는 웃으면서 말할 수 있는 법이다. 옥스퍼드도 막상 다녀와 보니 무서웠던 생각보다는 고풍스러웠던 도시 분위기와 낯선 지역에서 무사히 돌아왔다는 느낌 덕에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그 느낌이 있었기에, 옥스퍼드 방문은 결코 하루를 투자해도 후회하지 않을 좋은 경험으로 머릿속에 남을 수 있었다:)

_: 런던으로 돌아가는 길, 버스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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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reamlist 2007/11/01 01:54
오홋 오랜만에 여행기네 ㅋㅋㅋㅋ
근데 지금 읽다가는 내일도 경개 못 들을것 같아서;;
내일 읽어야지 히히
또 다시 여행의 꿈을 마구마구 부풀어오르게 할
너의 여행기 ㅋㅋㅋ-
Peter 2007/11/02 08:54
여행기는 잘 읽었니? 이거 쓰는데 체력소모가 너무 심하다 ;
가장 중요한 건 기억도 가물가물한 몇달 전 이야기를 되살려내야 한다는 것 ㅎㅎ
7월 9일부터는 일기를 써서 이전보다 낫긴 한데 일기도 날짜가 지날수록 귀찮아서 점점 짧아져있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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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별 2007/11/02 00:03
다른 나라는 어떨지 모르겠는데 영국은 정말 물가가 후덜덜이구나.;;;
그런데 역시 여행은 화려한 대도시도 좋지만 교외 여행도 만만치 않게 좋은 것 같아.
이 날은 날시도 참 좋았네! ^^-
Peter 2007/11/02 08:55
바깥으로 더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숙소를 미리 잡아놓아서 그렇게 하지는 못했어.
다음에는 비성수기에 숙소예약 없이 출발해서 정말 자유로운 영혼처럼 발걸음이 닿는 곳으로 가는 여행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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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화 2007/11/02 01:28
음~ 좋아 :)
근데,
무엇보다!!!
난 저 솜으로 만들어서 하늘색 도화지에 붙여놓은 것 같은
구름사진이 마구마구 끌리는군하 ♡
정말 예쁘다 +_+
인화해줘 ㅋㅋㅋㅋㅋ-
Peter 2007/11/02 08:57
저 사진 예쁘지? ㅎ
나도 저런 풍경이 펼쳐질 줄 모르고 마냥 자고 있었는데 ;
문득 깨어서 창밖을 바라보니 저런 멋진 장면을 볼 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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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uble J 2007/11/04 16:02
PETER,
나 요새 겨울방학 여행 계획짜고 있어. 어제부터 (ㅋㅋ)
물론 도쿄야-_-;ㅠ
근데 너의 유럽여행기를 보니
자꾸만 설레는구나 ㅋㅋ
쯔아식
잘 지내고 잇어?
연락좀 하지는,,ㅎ
네가 사다준 컵 아까워서 쓰지도 못하고 ㅋㅋㅋ 전시용 ㅇㅈㄹ
조만간 문자 도 좀 하고 그러자, 바븐연창씨~-
Peter 2007/11/04 23:32
도쿄라 ~ 멋진걸?
배두나 따라서 사진 많이 찍어오려고? ㅎ
내가 사실 좀 사람 설레게 글 좀 쓰지 (미안)
유럽도 좋고 일본도 좋고
어디든지 또 다시 한 번 쏘다니고 싶다 나두 ~
겨울에 여행을 또 간다니 부럽구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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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2007/11/05 01:13
간만에들렸는데너무진도가안나갔다?
아직도영국을못벗어났냐 -_-ㅋㅋㅋㅋㅋ
ㅉㅉㅉㅉ
그나저나글에니성격이아주그냥확!들어나는구나 ㅋㅋㅋ
좋은여행기다ㅋㅋㅋ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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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르르르르 께꼬닥 2007/11/16 02:21
나내일시험인데 이거읽구앉아잇엇.........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야재밋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휴
아재밋엇겟다
나도가고싶어...............ㅠ_ㅠ엉엉엉엉엉엉엉엉엉 -
Lawlite 2007/11/19 00:01
와, 옥스포드도 가셨군요. 저도 옥스포드 간다고 아침에 헐레벌떡 빅토리아 역에서 버스 탔던 기억이.. 사진을 보니 더 새록새록나네요. 아, 저 방문자 사절..-_-;; 저도 저거 당했습니다. 건물 내부 구경은 커녕 입장조차 막아버리던데요. 여행 에피소드 재미있게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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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2007/11/22 00:27
댓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
일이 많아서 요즘 인터넷도 통 하지 못하고 산답니다 ..;
새로운 포스트도 쓰고 있는데, 항상 비밀글로 저장된 상태로 묵혀두고 있지요. 어서 완성해서 올려야겠습니다 ~ 기대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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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송 2007/12/19 04:22
야 잠시만.........................
우리 사랑하는 은지 너무하셧는데?ㅠㅠ
은지말듣고 와본거지만
쳇
나 시험인데 저러고잇는건
나같지않다고 이 연사 힘차게 외칩니다아아아아아 꺆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또 7월 8일이야?
......
라고 생각하는 분들께는 정말 죄송하지만,
7월 8일에는 대영박물관만 보고 땡! 한게 아니기 때문에 -_-
'나머지 시간' 에 무엇을 했는지도 꿋꿋하게 올린다. 그럼, 시작.
대영박물관을 열심히! 돌아다니느라 이미 지칠대로 지친 우리는 호텔로의 귀환을 서둘렀다. 비싼 돈 주고 여행 와서 황금같은 오후시간을 호텔에서 보내면 미친자 취급을 하겠지만, 알고보면 여러모로 득이 되는 선택이었다. 그 까닭은 -
① 피로회복 속도가 장난 아니게 빨라지고,
② 1 day 교통권을 우려먹을 수 있으며,
③ 물가 비싼 영국에서의 한 끼를 컵라면으로 때울 수 있기 때문 이다.
주의 : 돈 많은 사람들은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런던이 주는 느낌을 즐기며 피곤한 다리를 쉬어가고 교통권이야 택시타고 돌아다니면 되고 밥은 아무데나 휙휙 들어가서도 맘껏 고르면 되니 해당사항이 없는 말이다.
호텔에 돌아와 뒹굴면서 '오늘 저녁은 어떻게 보낼까' 하고 고민을 거듭한 끝에, 템즈강을 따라 펼쳐지는 야경을 둘로 나누어 그 중 하루치를 보고 오기로 결정했다. 강변에 있는 주요 볼거리가 '빅벤, 국회의사당, 런던아이' 가 몰려있는 부근과 '런던탑, 타워브리지, 런던브리지' 가 몰려있는 부근으로 확연히 갈리기 때문이었다. 다만 걱정이었던 것은 해가 늦게지면 야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저녁 7시가 될때까지 열심히 빈둥대다가 방을 나섰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길. 사진으로 꼭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던 런던 지하철 손잡이 를 드디어 찍었다. 생긴건 시골에서 백열전구 꽂아놓는 것처럼 보였는데, 연결고리를 보면 느끼겠지만 요리조리 마음껏 휘저으면 잘 꺾이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최대의 단점은 손을 어디에 걸지도 못하고 돌멩이만한 손잡이만 계속 잡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감이 잘 안오면 아무거나 저만한 물건을 힘 꽉 주고 10분만 잡아보라. 손 마디가 으깨지는 줄 알았다.
암튼 District Line(초록색이라서 자꾸 2호선 2호선 하려고 한다 -_-)을 타고 도착한 곳은 Westminster 역. 출구로 나오면 (정말 마음을 추스리고 '아아, 드디어 보는구나' 등의 생각을 할 새도 없이) 아래와 같은 광경을 보게 된다.

의회민주주의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 의회정치의 전당! 웨스트민스터 사원 바로 옆에 위치한 고딕 양식의 건물이다. 1852년에 새로 지어진 건물로 방의 개수가 1000여개에 이른다고 한다. 사진에서 보고 있는 탑은 너무나도 유명한 시계탑, 빅 벤이다. 공사를 담당했던 벤저민 홀의 애칭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15분마다 아름다운 종소리를 선물한다.
Westminster 역에서 하차
국회의사당 관람시 가이드 투어 형식으로 일반인 7파운드, 학생 5파운드
눈으로 보게 되어 영광이었다, 빅벤 +_+
하지만 달랑 저거 하나 보러 나온 건 아니고, ㅎㅎ
빅 벤에 인접해 있는 Westminster 다리를 건너면 워털루 역이 있는 지역이 나오는데,
그곳의 강변에 런던 아이가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회전 관람차. 2000년에 밀레니엄을 맞이하여 개장했다. 32개의 캡슐이 주렁주렁 달려 있어서 한 번에 1000여 명을 태울 수 있다. 한 바퀴를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30분이며, 한 캡슐에는 25명이 들어간다. 국회의사당의 강 건너에 있기 때문에 빅벤을 필두로 하여 그 뒤에 있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버킹엄 궁전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고 한다. 나는 프롤레타리아라서 안탔다. 저런건 브루주아나 탄다. 왜? ↓)
평상시 12.5파운드, 7~8월 그리고 주말에는 13.5파운드.....-_-
런던 아이 앞에 서서 관람차가 느긋하게 돌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탈까 말까 탈까 말까를 고민했다.
그렇게 한참 고민하다가,
입장이 끝났다는 사실을 알고는 서로 기뻐했다 .....-_-
그래, 여기서 아낀 돈 다른 데 가서 유용하게 쓰면 되는거야 ㅡ 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합리화를 하면서 아직도 런던 아이 안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내려오는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나중에 이탈리아와 체코에 가면 이렇게 악착같이 아낀 돈이 하늘로 증발하는 글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빅벤 쪽에 있는 상황. 횡단보도를 건너서, (Look left ^^)
조금이라도 빅벤을 더 담아보려고 애를 쓰고,
뒤쪽에 보이던 말 여신님 (아니겠지 -_-? 빅토리아 여왕쯤 되려나) 도 찍고,
강 건너의 런던 아이도 다시 한 번 찍었다.
이런 식으로 미친듯이 찍어대고 나면 사진기에 똑같은 모습을 찍은 사진이 수십장씩 들어있게 된다. 여기에 올리는 사진들은 그나마 그중에서 나은 것들인데, 여행지를 가면 결코 '혼자 좋은 자리를 찾아가며 여유롭게 사진 찍고있을' 형편이 못되기 때문에 안습 사진도 상당수 있다.
왜 여유롭게 사진을 못찍냐고? 궁금하시면 당장 빅벤 앞으로 날아가 보시길. 손에 사진기 쥐고 북적대는 틈새에 껴서 셔터를 눌러대는 사람들로 가득할 것이다. 누가 그랬던가, 여행 가서 사진만 찍어대는 사람은 한국인밖에 없다고. 천만의 말씀 ! 외쿡인 관광객들도 풍경 담고 친구들 찍어주고 셀카 찍고 꺄악꺄악 나넘흐예뻐엉 (←어이쿠) 뭐 이런거 다 한다 -_-
국회의사당이 햇빛을 받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해주고 있다...
그리고 어딜가나 보이는 저놈의 자전거 대회 안내판은 낭만적인 분위기를 모두 없애주었다.....
길을 건너 런던 아이가 있는 쪽을 걷다보니, 스타워즈 전시회 안내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런던 물가 증후군' 을 앓고 있던 우리는 유료일까 두려워~♬ 의 압박으로 인해 결코 들어가지 못했다.

런던 아이는 빙글 빙글 돌고....

점점 하늘은 어두워질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참고로 말해두자면 이때가 저녁 8시였다 -_-
깜깜한 하늘 아래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빅 벤을 기대하기에는 유럽의 해가 너무 길었다.(지나치게 길었지)
이대로라면 9시가 되도 야경을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어제 본 식상한 거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트라팔가 광장으로 가는 길.
셜록홈즈를 모티브로 해서 만든 유명한 펍(Pub)인 셜록 홈즈 레스토랑 이 보였다.
하지만 이곳은 베이컨 가가 아니라는 것. 순간 기대했다가 '짝퉁' 의 한계를 느끼고 지나쳐 버렸다.
물론 '런던 물가 증후군' 도 한 몫 했다.

결국 우리는 하도 심심해서... 지나가는 2층 버스를 잡았다 -_- ㅋㅋㅋㅋㅋ
지하철만 타고 다니다가는 영국의 명물인 2층 버스를 탈 수 있는 기회를 놓칠 것 같아 냉큼 올라서버렸다.
1 day pass가 있으면 무료로 탑승이 가능하며, 버스 정류장에는 노선도 안내가 잘 되어 있다.
그런데 영국 사람들은 1층을 더 좋아하나보다. 2층에는 저 뒤에 졸고계신 유로피언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꺄오 꺄오 이게 2층에서 보는 런던 시내닷 !!
......
......
......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자면 한 명 있었지만 그 유로피언은 자느라 정신이 없었다) 신나서 사진도 마구 찍어대고 혼자 좋아서 헤벌레 헤벌레 하고 있었다. 하지만 놀이동산 놀이기구도 아니고, 조금 지나니 식상해지기도 하고 또 런던에서 미아가 되기 싫었기 때문에 지하철역을 발견하고 버스에서 내렸다.

그래서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는데, 어째 지하철 안에 사람이 없었다 -_- 나이스 ㅋㅋㅋ
덕분에 이렇게 런던 지하철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포착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정말 '런던 지하철 작다' 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이 사진에 모든 것이 담겼다 ㅋㅋㅋ
좌석 배치도 옆으로 된 좌석 / 정방향석 / 순방향석 등 다양했고 서있으면 천장이 닿을 만큼 낮았고 마주보고 앉으면 무릎이 부딪칠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는 점을 모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중간에 돈이 모자라서 돈도 뽑고~
(ATM의 화면을 찍은 사진이다. 우리 ATM은 수수료 달라고 안할텐데 너네 카드회사는 돈 달라고 할지도 몰라. 그래도 계속 돈 뽑을래? 라는 질문이다.)
다시 런던 아이가 있는 쪽으로 돌아와서 길거리를 천천히 걸었다.

눈을 즐겁게 해 준 전시물. 시곗바늘이 움직였으면 참 좋았을거란 아쉬움이 잠시동안 들었지만 그럼 3시 9시 이런 데서는 바늘이 시계 밖으로 튀어나가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대로도 참 좋다는 생각을 했다. (뭔소린지;)
이렇게 런던 거리를 걷기도 하고,
2층 버스를 타고 외곽으로 나가보기도 하고,
사람이 아무도 없는 지하철을 타고 돌아다니기도 하면서 2시간여를 기다리자, 드디어 어둠이 몰려왔다.

밤 9시에 찍은 사진이다. 참 '어둠이 몰려왔다' 고 말하기가 궁색할 정도로 환하지만, 그래도 아까보다는 훨씬 어둑어둑한 느낌이 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런던 아이에도 밤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영업시간이 끝나서 돌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런던 아이의 모습은 뒤쪽의 고풍스러운 건물과 은근히 어울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 정도에서 야경 구경은 아쉽게도 끝을 맺어야 했다.
물론..... 10시 정도까지 기다리면 더 멋진 야경사진을 찍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런던의 여름 밤은 여름이 아니라 완전 한겨울이었다 -_-
런던의 낮길이와 런던의 밤기온을 무시한 결과가 빚어낸 참혹한 저녁 나들이를 황급히 마치고 호텔로 직행해버렸다 .....

아참, 돌아가기 전에.
친구의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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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on 2007/10/10 23:52
"국회의사당이 햇빛을 받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해주고 있다"
너 뭐 국회의사당 홈쇼핑 광고 하니 -_-
난 여행 초기 런던에서 철이 없을 때, 런던아이도 타고, 타워브리지도 올라가고, 메모리카드 고장나서 50파운드나 주고 새로 사고, 뮤지컬까지 보고.... 돈 캐 많이 썼단다.
그나저나 여덟시가 저렇게 밝다니, 난 다섯시면 야경을 볼 수 있었는데............. 밤에 숙소 돌아갈 때 길거리에 사람 아무도 없으면 캐무서워...........-
Peter 2007/10/12 11:04
국회의사당 3박 4일 패키지 29,900원!! ㅋㅋㅋ
중전인데 키보드가 구려서 잘 안눌리네 -_-
확실히 여름이랑 겨울이랑 해 지는 시각이 많이 다른가봐? ㅎ
내가 갔을 때는 10시가 초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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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티엠 2007/10/11 20:22
아침에 이 포스트 읽다가, 학교 늦을뻔했어 -0-
지하철손잡이가 참 난감하네ㅋㅋ 3개월 전에 했어야하는 포스팅인가ㅋㅋ
역시 여행길은 돈이 없으면 막막하겠구나 쩝.. 나도 여행이 가고싶다며.... -
idreamlist 2007/10/12 00:21
위에 분 말에 공감;;
나 오늘 경제 개론 수업 5분전까지 중전에서 이 포스트 읽고 있었다 ㄷㄷ;;
수업을 늦지는 않았지만 ㅋㅋ
왠지 니 홈 들어올때마다
유럽 가고 싶어 진단 말이야 ㅡㅠ
으아~ ㅋㅋㅋ-
Peter 2007/10/12 11:07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사람을 여럿 낚았구나
나는 이 보잘것없는 곳에 어제 138분이나 들어오신 것이 놀랍기만 하단다 ㅎㅎ
역시 검색엔진이 휭휭 돌아가는 시대이다 보니, ㅋㅋ
아참 그리고 공아
유럽가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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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별 2007/10/14 14:41
ㅋㅋ 어딜 가나 돈이 문제라니까 ;;;
그런데 영국은 해가 정말 늦게 지는구나!
중간에 저 흐느적 거리는 시계는 달리의 작품인가봐?
영국에서 달리를 보다니.. 내가 스페인 가라고 했지 ㅋㅋ-
Peter 2007/10/13 21:50
해가 늦게 지는건 영국 말고도 한참 계속된단다!
어찌나 밤이 그립던지...
고등학교때 국어선생님은 백야를 경험하고 그렇게 행복했다던데,
별로 행복한줄은 몰랐어 -_- ㅋㅋㅋㅋ
그나저나 달리가 스페인 사람인가봐 ?
(아 이렇게 무식을 티내면 안되는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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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대영박물관 달랑 하루 다녀온게 자랑도 아니고, 이걸로 포스트를 세 편이나 올리게 될 줄은 몰랐다.
그만큼 박물관이 크기 때문 -_-
이제 점심을 먹었으니 (앞 포스트 보세요 'ㅁ')
나머지 부분들을 향해서 발걸음을 옮겨 보자!
아프리카 (25)
아프리카관은 삶과 죽음관(24) 을 지나 미주대륙으로 가기 전의 지하에 위치해 있다. 미주대륙을 지나면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25관 -> 미주 -> 2층관람 의 순으로 관람하는 것이 순서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아프리카관에 들어가자 보이는 것들은 다들...
무섭지무섭지 ? -_-
아프리카관에는 흔히들 볼 수 있는 아프리카틱한 전시물들이 많았다.
이 밖에도 아프리카 사람들의 농업, 수공업 등에 관한 글도 꽤 있었는데, 불타는 흥미를 유발하는 것들이 아니어서 서둘러서 북아메리카, 멕시코를 지나 2층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북미, 멕시코 (26,27)
멕시코 방에서 발견한 똥 -_- 이다.
아니, 똥이 아니라 뱀이다.
똥인지 뱀인지 구분이 안 갔는데...
근처에는 저게 뒤집힌 모습이 있었다. 속이 텅 비어있었다. (ㅋㅋㅋ)
아무렴, 뱀이지 뱀.
고대 중동 (52~59)
고대 중동관에는 고대 이란, 아라비아, 터키, 메소포타미아 등의 전시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블로그 포스팅하기 귀찮아서 너무 빨리 넘어가는 듯한 감이 있는데 -_-
사실 그런게 아니라 다 비슷비슷하고 슷비슷비한 것들처럼 보여서 딱히 소개할만한 전시물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동 지역에서는 몇 개 기억에 남는 것들이 있었다.
철봉에서 턱걸이하는 아줌마 모습이다.
(작품 폄하하는거 너무 쉽다. 이러다가 천벌 받겠다.)
56번 방,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있는 유물이다.
이분의 정확한 정체를 알고 싶다면, 아래 사진을 보길.
와...밤의 여왕이란다.
옆에서 찍어서 뭔가 비스듬하게 나온 이 유물. 이것은 무엇일까?
그 유명한 함무라비 법전이다 +_+
이런 거 찾는 재미에 이 방 저 방 돌아다니는 거다 ~
역시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산실답게 같은 56번 방에 있었다.
고대 이집트 (61~66)
예전에 왠만한 괴담이나 공포 시리즈를 읽은 사람들이나,
서프라이즈 류의 신기한 일 재연 프로그램을 본 사람들은 아마 이집트에 대한 신비로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피라미드 들어가면 병 걸려서 3대가 멸하고 -_-
미라 쳐다보면 꿈에서 꼭 튀어나와서 마늘 뿌리고 ;
어디선가 독기가 뿜어져나오고 마치 파라오는 정말 태양의 아들인 것처럼 느껴지는 그런 종류의 이미지는
대영박물관에서도 여전했다 'ㅁ'
미라의 모습이다. 쳐다보기만 해도 뭔가 오싹하고 음산하지 않은가?
요즘 잘팔리는 전기구이 통닭 같이 불쌍하게 굳어버린 한 사람의 모습이다.
저렇게 죽은 상태가 되었다는 것도 안습이지만 자세가 참 동정심을 부르는 자세다.
관심 있는 분은 읽고 지나가라고 안내문을 올려둔다. (물론 난 안읽었다 ㄲㄲ)
방금 전 그 분의 클로즈 업 샷.
지금 잠자기 직전이라면 얼른 끄고 재밌는 드라마나 만화로 정신을 돌릴 것.
이거 보면 잠 안온다 -_- 살아있는 저 눈 좀 보라.
아 근데...
어째 자세가 코를 후비는 것 같아서 쪼끔 우습기도 하다.....ㅋㅋㅋ
온 가족이 다 모였네 ~ ♬
어째 내 눈에는 얼굴이 다 똑같아 보이지만, 그래도 엄연히 다른 사람들의 관들.
혹시 저거 '러시아 인형 방식' 아냐? ㅋㅋㅋ
아, 그래도 정말 신비로움은 어쩔 수 없나보다.
아프리카관, 아메리카관, 중동관을 정말 거리낄 것 하나없이 슉슉 =3 지나갔는데,
이집트관에서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나 하나를 정말 자세히 살펴보았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그리스의 제전 한쪽 벽은 몽땅 뜯어올 정도면
런던 외곽에 피라미드 하나 옮겨와서 대영박물관 별관 차려놓았으면 하는 정도다ㅎ
고대 그리스 & 로마 , 노예무역 별관(69~73)
로마 시대의 작품이다. 작품 이름도 모르고 무엇을 형상화 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세는 여전히 일품이다.
그리스, 로마 끝!
.....왜냐고?
그리스, 로마 전시관은 역사 전시관인지 '자기 전시관' 인지 모를 정도로 자기제품과 장식품들의 천국이다.
Art 를 모르는 내가 보기에는 그저 그래보였을 뿐.
그리스의 여러 학파에 관한 유물과 로마의 전성기를 보여주는 도시구획, 시설 자료 등을 보여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예무역전시관 입구이다. 그리스, 로마 사람들의 삶 이라는 방 바로 옆에 붙어있었다.
흑인들의 손과 발을 억압했던 도구들.
방 제목에 inhuman traffic 이라고 써 놓은걸 보니 자기들도 inhuman 했다는 걸 알긴 아나보다.
그나저나 사진 속에 카메라가 은은하게 보인다-_-ㅋㅋ
2층 남쪽 잡다한 방들(68, 36~40)
2층의 북쪽 (고대 중동, 이집트) -> 2층의 서편 (고대 그리스, 로마) 을 보았으니 2층의 남쪽을 볼 차례였다. 헌데 방들이 영....
사진은 68번 '돈' 전시관이다. 굉장히 흥미로울 것 같아서 기대를 잔뜩 하고 들어갔는데, 별로 볼거리는 없었다. 여러 나라의 돈들과 돈 제조기구 등이 있었는데, 저 방을 HSBC의 후원으로 만들었는지 여기저기에 HSBC 로고가 웃고 있었고 세계 각국의 돈이랍시고 전시해 놓은 돈에는 중국어만 가득했다.
그리고 36~40번 방은 이렇게 벽만 대충 메꾸어놓았다.
2008년에 문을 열 새로운 방들이라고 한다.
사진에는 시계들이 가득한데, 앞전 포스트에서 마지막에 2번 방 들어갔던 것을 기억하는가?
거기서 미래의 대영박물관에 전시될 네 가지 주제 유물을 전시해 놓았다고 말했는데,
그 중의 하나인 시계에 관한 이미지를 붙여놓은 벽면이다.
고대~ 현대의 유럽(41, 45~52)
유럽에 있는 박물관인데, 당연히 유럽의 역사는 꼼꼼하게 다루었겠지... 했더니
고대만 달랑 다루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시기별 유럽의 모습을 방 하나 하나에 담아두었다.
41 : 300~1100년의 유럽
45 : Waddesdon Bequest (이건 잘 모르겠다 -_-ㅠ)
46 : 1400~1800년의 유럽
47 : 1800~1900년의 유럽
48 : 1900~현재의 유럽
49 : 로마제국 치하의 영국
50 : 영국과 기원전 800년~기원후 43년의 유럽
51 : 기원전 10000년~기원전 800년의 중동과 유럽
이런 식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박물관을 가도 구석기, 신석기 다 건너뛰고 삼국시대 고려시대 유물들도 아 그게 그거인가부다 하고 넘어가는 걸 생각해보면, 유럽쪽 전시관들도 꼼꼼하게 봤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말길 -_-
아 이번 포스트 쓰면서도 너무 지루하다.
확실히 대영박물관 2층은 이집트관 말고는 나랑 너무 안맞았다 ㅠ
슈퍼 킹왕짱 거울. 아... 거울이 아니라 방패였던가 ? 이런다니깐 ;;;
중세 유럽의 도구들. 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도 최큼 엘레강스하다 싶은 아줌마들 있는 집에서는 다 이런 식기들에 음식 담아서 우아하게 먹는다 ㅋㅋㅋ
로만 브리튼에 관한 설명 ~
이제는 영어 읽기도 지쳤다 'ㅁ'
대 여섯개의 유럽 전시관을 눈으로 휘휘휙 스캐닝하고 지나가니 10분만에 다 봤다 -_- ㅋㅋㅋ
그리고 곧장 한국관으로 직행했다.
한국관 , 일본관 (67, 92~94)
눈치챘겠지만, 대영박물관에는 특정한 나라를 똑 떼어서 전시관을 만든 곳이 거의 없다.
그래서인지 한국관과 일본관은 유난히 대영박물관에서 돋보이는 존재이다.
이건 내 생각인데, 두 나라 사이에 묘한 경쟁심이 생겨서 서로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다.
순수했던 시절에는 (나도 이런 시절이 있었다) 대영박물관이라는 곳에 한국관이 있다는 말을 듣고, 대영박물관은 전세계 200개 나라의 전시관이 다 따로 있어서, 방을 하나 하나 둘러볼때마다 색다른 경험들을 할 수 있는 신나는 곳인줄만 알았다.
헌데 한국관, 일본관 뿐이라는 진실을 접하고 나니 어째 좀 -_-
하긴, 대영박물관이 무슨 국가홍보 박람회도 아닌데 그렇게 만들리가 없지ㅎㅎ
좋게 이해하자면 한국과 일본의 전시물을 어딘가에 섞어넣기가 애매했다는 점도 이 둘을 따로 분류해 놓은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참고로 대영박물관 전체에서 아시아관은
33 '인도.중국.남아시아.동남아시아관' ,
33a '인도 아마라바티관(?)' ,
33b '중국 비취관' ,
67 '한국관' ,
92~94 '일본관' 이 전부이다.
이야~ 오랜만에 보는 한글이다! 다른 전시실같은 개방적인 구조로 되어 있지 않고, 대영박물관의 상층부에 홀로 자리잡고 있었다.
한국관 입구에는 백남준의 작품과 함께 그에 대한 소개가 적혀있었다.
들어서기 전에, 한국관에 대한 설명을 쭉 읽어보았다. 
한국관의 번호는 67번!
한국의 땅과 사람에 대한 소개를 해 놓은 글이다. 이미 우리나라에 대해 다 알고 읽어서 그런지 , 영어여서 그런지 , 재미가 없어보여서 그런지 ... -_- 별로 읽고싶지는 않았다.
멋지다! Foundation! ^^
이 분이 많은 기증을 하셨다는데, 대영박물관에서 한국을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하셨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대통령 훈장감이다.
하지만 기증 컨셉을 좀 잘못잡으셨는지 -_-
어째 한국관 분위기가 영 그랬다.
조용조용한 서예 몇 개, 청자 몇 개, 백자 몇 개, 가짜 기와집 하나
이런 식으로 '고즈넉함' 이 풍만하다 못해 철철 넘쳐서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다들 '졸린 눈' 을 하고 나갔다.
게다가 방 크기가 얼마 크지 못한 까닭에 방문객을 유도하는 동선을 만들기가 어려웠는지,
여기 저기에 신라 ~ ! 고려 ~ ! 이런 식으로 펑 펑 놓여있어서 (적절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_-)
유기적으로 시대를 엮어가며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어져 있었다.
다음은 일본관! 
첫 모습은 많이 비슷하다.
시작은 92번에서 ^^
아 참.
과연 일본이 전시실을 3개나 할당해서 92~94번을 모두 사용할 만큼 자료가 풍부한지가 궁금해졌다.
어째 일본은 전시실도 무지무지 큰데다가 대영박물관의 최상층에 자리잡고 있는지 모르겠다.
(혼자 삐딱하게 해석하니 '온갖 나라들의 문명과 문화를 일본이 내려다보고 있다 움화화~' 라는 생각까지 들었던...-_- 물론 그건 아닐테지만 말이다 ㄲㄲ)
들어가서 실상을 보면 알게 되겠지 ㅎ 하는 생각으로 들어갔더니,
사무라이의 갑옷이 있었다.
외쿡인들은 모두 이 갑옷을 워너비 (와우! 퐌타스튁! 등을 남발함) 하면서 사진을 무지무지하게 찍어댔다.
아 -_- 우리도 장군 갑옷같은 것 있지 않은가. 그런거 전시해 두었으면 참 인기가 좋을텐데 말이다.
자고로 임팩트가 중요하다 임팩트. 전시관을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강한 인상을 풍기는 그런 전시물. 그런게 없어서 우리나라 전시관이 괜히 허전해 보였나보다.
일본 전시관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물론 난 한국관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일본관 구경 내내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외국인처럼 다른 나라를 처음 접하는 과정에서는 당연히 일본관의 구성이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눈도 머리도 즐거운 전시물들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전체 구성을 일본 역사의 시대순으로 구성해서 한 바퀴 둘러보면 일본의 역사를 알 수 있게 하는 식이었다.
그래, 전시관 3개. 대단하다 뭐.
하지만 나는...
내가 커서 한국관을 멋지게 바꾸어내는 그날을 꿈꾸었다.

... 끝!
어느새 사람들의 집합소가 되어버린 대영박물관 앞 광장.
우리의 관람은 이곳으로 돌아나옴으로써 드디어 끝났다. 하루종일 이리 저리 헤매다 보니 어느새 박물관 지도에 정이 들어버렸는데, 이제 다시 오면 언제 또 갈 수 있을까.
대영박물관, 영원히 잊지 못할 최고의 박물관.
....
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피곤에 쩔어버린 우리는
그길로 숙소로 직행했다.
대영박물관의 전시실은 시대와 역사를 따라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전시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같이 미개한 사람의 눈에는 참 '그게 그거' 라고 느껴지는 방들도 여럿 있었다.
따라서, 사진은 무더기로 찍었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전시물들을 골라 보았다.
그럼, 시작.
테마관 : Living and Dying (24)
앞선 포스트에서도 소개했듯이, 가장 먼저 들어간 방은 24번 'Living and Dying' 이었다.
박물관 전체 전시실 중 시대, 장소와 무관하게 특정한 테마를 가진 방이 3개 있는데 이 방이 그 중 하나였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삶과 죽음' 정도?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삶과 죽음에 대하여 어떠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다루는 방이었다.
질병 없는 건강한 삶을 위해 주술활동을 할 때 사용되는 도구들.
가면 쓰고 두 손을 치켜들며 하늘을 향해 굽신굽신하는 장면을 연상하면 된다.
무슨 지역의 가면인지는 잊어버렸다.
친절한 영어설명은 대영박물관의 장점이다. 알고 보는것과 모르고 보는것은 하늘과 땅 차이이기 때문.
'요람에서 무덤까지' 라는 전시물에 있던 안내문이다.
이 전시물에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일생에 관련된 행적과 물품들이 있었는데,
설명에도 나와 있지만 살면서 복용했던 약들을 모조리 진열해 놓았다. (14,000개)
정말 그거 보고 있으면 징그럽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우리가 살면서 그렇게나 많은 약을 꾸역꾸역 삼키고 있었단 말인가? 라고 느낄 때의 그 기분.
해골에게도 아름답다는 표현을 붙일 수 있는 날이 왔다....-_-
이렇게 24번 전시실을 둘러보고 나서 본격적인 관람을 위해 중앙 홀로 나왔다. 
사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하자면,
사진을 촬영한 곳은 바닥이요 카메라는 하늘을 향해 있었다.
천장 위로 사람들이 걸어다닌다-_- 무섭지도 않을까 ㅎㅎ
뭐, 그건 그렇고. 암튼 이제 대영박물관의 왼쪽 날개, 고대 중동 + 그리스 + 로마 를 둘러볼 차례다.
고대 중동(6~10)
와아아 신기하다 신기해! 이런 글자를 눈 앞에서 실제로 보게 되다니!
(이때까지는 정말 rare item 인 줄만 알았다. 나중에 61~66번 이집트 방 가니 사방에 널려있었다.)
몸은 사자, 얼굴은 사람. 저건 그렇게 크지 않았다. 귀여워서 애완용으로 갖고 싶은 정도의 크기?
이 아저씨 몸은 칼라다. 근데 아줌마랑 몸 색깔 차이가 너무 심하다 -_-
쌩뚱 주먹. 뭐였는지 (역시나) 기억은 안나지만, 그 포스는 장난이 아니었다.
누구 주먹인지는 몰라도 주인 몸 떠나서 참 고생이다. 
혹시 이분의 주먹인가 -_-
어렸을 때 석굴암에 간 적이 있었다.
'사진 촬영 금지' 라고 쓰여 있었는데도 과감하게 사진기로 사진을 찍어버렸다.
그런데 현상하고 나서 받아든 부처님의 얼굴이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었다.
사진 찍으면 안되는데 찍어서 사진 속 부처님이 나에게 벌을 내릴 것 같았다.
이 사진 찍을 때, 꼭 그 느낌이었다.
이집트 문자 쓰는 법을 가르쳐 주는 안내판이다. 읽어도 지루하지 않는 이런 안내문, 바람직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이집트 문자는 생긴건 그림이어도 결코 상형문자가 아니다.
그런데 설명에 의하면 cat 이라는 영어 단어를 쓸 때 표음문자를 사용한 다음 (고리, 식칼, 새...맞나?) 마지막에 그 단어가 의미하는 것을 상형문자처럼 그려넣었다고 한다. 몰랐던 사실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로제타석이다.
사진을 촬영한 부분이 이집트 상형 문자가 아닌 듯 한데, 아마 다른 언어 부분일 것이다.
최근에 수업을 듣다가 이 돌에 대하여 교수님께 들은 바가 있는데,
나폴레옹이 원정 중에 부하가 가져온 이 돌을 해독하기 위해 프랑스 본토에 탁본을 떠서 보냈다고 하는 돌이라고 한다. 그 중 한 해독가가 자기 동네에 사는 천재 꼬마에게 탁본을 보여주었고, 그 꼬마가 나중에 로제타 스톤을 완벽하게 해독해 내었으니 그 아이의 이름이 샹폴리옹이란다.
해독 과정도 그렇고 돌 자체도 그렇고 여러모로 신기한 돌이니 관심 있는 사람은 검색해 보기 바란다. 내 지적 호기심은 여기까지다 ㅋㅋㅋㅋ
근엄한 모습. 너무너무 잘 찍은 사진 같다.
날개 달린 인두우 상 이다.
옆에서 보면 걷는 듯, 앞에서 보면 서서 멈추어 있는 듯한 신비한 느낌의 상이다. 옆으로 다리 네 개를 부조하고, 앞으로 두 개를 부조한 까닭에 그렇게 보이는데, 덕분에 비스듬하게 쳐다보면 사진처럼 다리가 다섯 개가 된다...-_-;;; 아시리아 지방의 작품이다.
이쪽 전시관에는 유난히 부조 작품이 많았다. 헌데 이 사자, 화살을 맞았다. 그랬더니...
아... 불쌍하다 ㅋㅋㅋ 완전 웃겨 죽는줄 알았다.
고대 그리스, 로마(11~23)
그리스 전시관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에서 뜯어온 -_- 조각품들이다. 그리스에 있어야 할 유물들이 잔인하게 뜯겨져 이곳에 온 것에 경악했지만, 영국인들의 침략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강탈이었는지, 아니면 아무렇게나 방치된 유물들을 관리하기 위해 가져온 것인지는 모를 일이다.
처음 본 작품에서는...아저씨들이 눈싸움 하고 있었다. 그리스, 로마 조각들이 섞여있는 방에서 찍은 사진이라 그리스 아저씨인지 로마 아저씨인지는 잘 모르겠다.
기원전 400년 경에 만들어진 네레이드 제전 이다. 신전처럼 생긴 무덤인데, 네레이드는 바다의 여신을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어떻게 하면 건물 하나를 통째로 가져올 수 있는지 ... 참 황당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안습이었던 것은, 제전 앞의 세 여신들의 모습이다. 머리들이 다 어디로 간거야 -_- 
그리스와 아테네, 알렉산더를 다룬 19~22 전시실은 닫혀 있어서 관람할 수 없었다.
그래서 바로 파르테논 신전 전시관인 18관을 찾았다.
파르테논 설명 부분. 엉터리로 찍었는데 대충 영어가 보인다. 
,,,,,;;;
파르테논 신전 메토프의 부조 이다. 메토프는 '작은 벽' 이라는 뜻인데, 페르시아 전쟁에서 승리한 모습을 주로 담고 있다고 한다. 어째 표정들이 꼭 초딩들 싸우는 것 같다.
테마관 : Enlightenment (1)
대영박물관 1층의 왼쪽에 있는 중동, 그리스, 로마 관람을 마치고, 오른쪽에 길게 펼쳐진 1번 방으로 향했다. 이 방도 24번 방과 더불어 테마관 중의 하나인데, Enlightenment - 계몽 이 그 주제였다.
1번 방 내부의 모습이다. 대영박물관이 세워지고 영국이 세계를 향하여 뻗어나갈 무렵,
* 영국인들이 세계 여러 지역을 계몽시키고서 가져온 각종 유물들
* 해외 진출에 필요했던 망원경, 나침반 등의 도구
* 당시의 과학 기술 발전을 기록한 방대한 책자
등이 주요 전시물이다. 이 박물관이 세워진 이유와 맥락을 같이 하면서 '잘났다 영국' 을 잘 보여주는 방이라고 할 수 있다. 전시물은 의외로 흥미롭지 않았지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관람할 수 있는 전시실이었다.
1번 방 바로 옆에는 2번 방이 있는데, 대영박물관의 끊임없는 진화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다. 현재 전시실을 만들기로 계획하고 있는 4가지 주제의 유물들이 얼마나 모아졌는지를 전시해 놓고 있다. 그 네 가지가 무엇이었는지는 잊어버렸는데 사진에 세 가지가 얼추 나와있다.
이렇게 해서 1층, Ground Floor의 관람이 끝났다. 25번 방을 제외하고는 지하층도 중간 중간에 둘러본 셈이 되었으니, 남은 것은 지하 25번 방과 2층 이상의 상층부이다.
그러나 1층만을 둘러보는 데도 오전이 다 지나갔다. 배에서는 신호가 오고, 대영박물관 내부에 있는 음식들은 엄청난 가격표를 달고서 '맛있겠지? 먹지마~' 이러고 있었다.
결국 점심식사를 위해서 우리는 박물관 밖으로 잠시 나가기로 했다.
(결코 싼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비싼 편도 아니었던) 맥도날드를 향해서.
대영박물관 앞, 영국의 한낮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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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on 2007/09/09 15:10
맨 마지막 사진이 젤 맘에 드는데? 대영 박물관 하루를 할애해서 꼼꼼하게 봤구나 정말...
난 동생이 지겹다고 하도 칭얼대는 바람에 후딱 나왔지 -_-;;;;;
일기를 찾아보니 그날 아침에 런던타워에 갔다가, 타워브릿지 갔다가 대영박물관 갔다가 인터넷 까페 갔다가 숙소 돌아와서 선물 챙겨서 생일파티 하러 친척 언니네 집엘 갔구나............... 그러니 대영박물관에 몇시간이나 있었겠니 쯧쯧
그래서 난 어학도의 본분을 잊지 않고 로제타 스톤만 보고 왔다는 거-
Peter 2007/09/09 20:48
ㅎㅎ 꼼꼼하게 본건 아니고 기왕 런던까지 온거 언제 여길 다시 와보겠나~ 하는 생각에 둘러본거야. 하지만 후회하지 않을 만큼 신기한 것들이 많아서 좋은 경험이었지 뭐 ^^
로제타 스톤 사람 진짜 많이 몰려있어서 사진 한장 찍고 아줌마들에 의해서 뒤로 밀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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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별 2007/09/09 19:58
왠지 대영박물관은 관심이 가는 몇몇 방만 골라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구나 ㅋ
나같으면 고대 그리스 조각들을 주로 구경할 것 같음..
그나저나 진짜 윗 분 말씀처럼 영국의 한낮 풍경이 더 멋진 것 같아 ^^;;-
Peter 2007/09/09 20:50
응응 ㅋㅋㅋ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가 있으면 그쪽을 중심으로 둘러보는게 나을지도 몰라.
근데 나는 딱히 관심있는 족이 없어서 전체를 둘러보면서 관심을 가질만한 것들을 '찾아'다닌 케이스 ㅋㅋ
그때는 정말 집에오면 꼭 인터넷으로 찾아보아야지 하고 결심한 것들이 몇 개 있었는데...
그러나 실상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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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진수를 보고 싶었던 우리,
내셔널 갤러리의 압박을 애써 무시한 채, 바로 다음날 대영박물관에 입장하는 우(愚)를 범했다.
1753년 한 의사가 8만여 점의 소장품을 공개한 것이 박물관의 시초이다. 현재의 건물은 1853년에 지어진 것으로, ↑ 이거 말고도 엄청난 양의 유물이 들어왔다고 한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건물의 구조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없도록 지어놓았으며(-_-!) , 관람료는 역시 무료이지만 여기저기서 기부함이 손짓한다. 박물관 얘기 하려면 포스트 100개를 써도 모자랄 테니 아래에 있는 관람기로 만족할 것.
지하철 Tottenham Court Rd. 역에서 하차
요금 무료
토~수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오픈

오늘도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다 ^^
대영박물관 가는 길... 깃발로 미루어 짐작하건데 뭔가 중요한 건물같다.
조금만 더 걸으면,,, 도착!
대영박물관이라는 글씨가 큼지막하게 붙어있다.
아래 있는 포스터는 'Modern Japan' 이라는 전시회 홍보용 포스터.
부럽다. Modern Korea는 안하나, ㅎ
역시 (아직까지는) 부지런한 우리들 ^^
새나라의 어린이답게 일찍 일어나서 일찍 도착했다. 덕분에 대영박물관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한산했다.
나중에 보면 알겠지만, 이곳이 얼마나 북적거리는 곳인지 사진을 보게 되면 깜짝 놀랄 것이다.
기울여서 찍은 사진은 귀찮아서 보정 안 했다.
멋있네 멋있네~ 
계단을 걸어 올라가니 기둥 포스가 장난 아니다.
아래쪽에 적절히 묻어주신 때가 세월의 관록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또 한번 눈에 띄는 Modern Japan.
↑ 저 위의 노란박스에서도 말했듯이, 대영박물관 또한 입장료가 무료다.
그 대신 박물관 여기저기서 요렇게 생긴 구걸함 기부함을 발견할 수 있다.
'다소' 놀라운 것은, '얼마 넣으라' 고 액수까지 적어 놓았다는 것 -_-
3파운드, 또는 5달러, 또는 5유로.
환산하면 6000원 , 4500원, 6500원 정도 되는 돈이다. 이 정도 돈 아니면 안 받겠다는 건가? 베짱이 대단하다.
그러나 나는 과감히 1000원을 하사하고 왔다.
그들이 환율을 조회해보고 실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박물관 내부는 무지무지 크다.
천장의 높이를 보라 -_- 박물관 전체에 밝은 빛을 선물하는 유리천장의 높이는 상상을 초월한다.
유럽에 가기 전에 국립중앙박물관을 가서도 꽤 놀랐지만, 정말이지 태어나서 이렇게 큰 박물관 처음 본다.
그러니 처음에는 어디부터 관람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
기념품샵이 10시에 문을 연다길래 그때까지 기다려서 지도를 하나 사려고 했다.
근데 막상 10시가 되어 가보니 컬러 지도만 돈 받고 흑백 지도는 무료였다 -_-
컬러 지도 2파운드, 한국어 가이드북 6파운드

무료 지도를 냅다 받아든 우리.
기쁜 마음에 지도를 펼쳤는데...
'The British Museum' 웹사이트 제공 대영박물관 지도:)
1. Upper Floors
2. Ground Floor
3. Lower Floor
방이 몇 개지.....-_-
저 지도를 유심히 살펴보면 지도의 이해를 방해하는 몇 가지 요인들이 있다.
아래의 푸념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싶다면 수시로 지도를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꼼꼼하게 읽어보기 바란다. 아마 공간지각력 향상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요인 1. 방이 zolla 많다. (가장 큰 이유다)
요인 2. Lower Floor , 그러니까 아래층은 하나로 이어져있는 것이 아니다. 지도를 보면 크게 네 부분으로 쫙쫙 갈려 있는데, Ground Floor에서 입구를 '발견' 해서 각자 들어갔다 나와야 한다. 다행히 그 입구들은 Ground Floor 지도에 계단 모양으로 표시되어 있다.
요인 3. (이게 제일 중요) Upper Floors , Floor 가 아니라 Floors 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상층부는 한 개 이상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근데 무슨 방이 아래쪽에 있고 무슨 방이 위쪽에 있는지 저 지도를 보고서는 도저히 알 길이 없다. 무슨 말이냐고?
Ground Floor 부터 설명하겠다. 중앙 홀 바로 위쪽에 24번 방이 보이는가? 엄청 커서 잘 보일 것이다. 그 24번 방을 1층이라고 치자. 그럼 그 위쪽에 있는 길쭉한 33번 방 시리즈는 2층이다. 그리고 그 위에 있는 34번 방은 지하 1층이다. 그리고 가장 위에 있는 67번 방은 3층이다. 지도 아래에서 위로 갈수록 1층, 2층, 지하1층, 3층 이 되게 그려놓았으니 저 지도를 처음 보는 사람들이 방을 제대로 찾을 수 있을지 심히 의문이다. (사실 우리가 그랬다 ㅠㅠㅠ)
Upper Floors 에 있는 방들은 , 중앙 홀을 둘러싼 방들이 모조리 4층이고, 그 위쪽으로 삐져나온 90번 방이 5층이고, 더 위에 있는 92~94번 방이 6층이다.
Lower Floors의 방들은 푸드센터만 지하 1층이고 나머지는 모두 지하 2층이니, 이 건물은 지하 2층부터 지상 6층까지가 지맘대로 배열되어 있는 건물이다 -_-
게다가 각 층들의 높이는 천차만별이다. 3층에는 67번 방 하나가 달랑 있는데, 계단으로 다섯 걸음만 올라가면 4층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3층 4층이 아니라 2.5층 3층이라고 부를텐데 말이다.
그래서 이곳을 돌아보고 나면 머리가 빙글빙글 돈다. 심지어 뭘 봤는지조차 기억이 하나도 안 날 지경이 된다. 하긴 그렇겠지, 방을 돌아본 순서조차 기억이 안나는데.
그래서 나는....

방을 관람한 순서를 지도 위에 모조리 적어넣었다 -_-

방문 순서이다. 24번 방에서 시작하였다고 적혀 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문을 닫는 방들이 몇 군데 있었는데, 그런 곳은 보지도 않고서 나중에 봤다고 생각하게 될까봐 (누구나 대영박물관 한 바퀴 돌면 그런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게 그거같고 그게 그거같은 -_-) 문을 닫은 방은 Closed 라고 써 놓았다.
왼쪽을 보면 화살표와 함께 숫자가 적혀 있는데, 이동한 동선을 그린 것이다. 그리고 화살표를 그리고 나서 어느 화살표가 먼저인지 잊게 되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에 ; 화살표에 번호를 붙였다.

이런 식으로 ㅎ

완전 입체적인 모습. 캬~
설명하자면, (경고하건대 앞서 지도를 보고 이미 머리가 쇼크를 받은 상태라면 이 글을 읽지 말 것) 7번 방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가 아래에서 10번방쪽으로 들어간 다음, 10번 방의 오른쪽 부분을 관람하고 다시 돌아서서 나머지 왼쪽 부분을 관람한 뒤, 23번 방을 구경하고, 22번 방으로 이동하려 하였으나 문이 닫혀 있는 관계로 포기하고 곧바로 17번 방으로 넘어가서 18번 시리즈 방들을 구경하고 돌아나와 위쪽으로 올라가 19번 방을 보려 했는데 마찬가지로 닫혀 있었고, 계단을 통해 16번 방으로 내려가려 하였으나 이 방 역시 문이 닫혀있어서 (주황색 동그라미 부분. 화살표를 쭉 빼서 Closed라고 적어 두었다) 곧장 15번 방으로 내려갔다.... 는 뜻이다.

관람을 마친 곳은 최상층인 6층의 92~94번 방. 저 방이 뭐길래? Japan이다.
왜 일본 방이 대영박물관의 꼭대기에 있는 거지 -_-

지도 하단부에는 각 방의 주제가 적혀 있었다. 동그라미는 관람했다, 엑스 표시는 일부러 관람하지 않았거나 닫혀있는 방이었다는 뜻이다.
일단 가장 먼저 오픈한 24번 방을 둘러보았다.
본격적인 관람은 Ground Floor 좌측 하단에 있는 6번 방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오전 : 24 6 4 9 8 7 10 82 85 84 83 23 17 18 15 14 13 12 11 1 2
오후 : 25 26 27 53 54 55 56 57 58 59 61 62 63 64 65 73 72 71 70 69 68 47 46 45 48 41 49 50 51 52 66 67 92 93 94
왼쪽 부분 관람 -> 오른쪽 부분 관람 -> 상층부 한 바퀴 돌기 -> 나머지 최상층부 및 중간층 마무리
좋다. 관람 순서를 기억하는 것은 좋은데, 사진을 보면 어느 방에서 찍은 사진인지 알기 어렵지 않을까?
물론 저 징그러운 지도를 펼쳐놓고 사진의 앞 뒤를 봐가면서 대충 이쯤에서 찍었구나 하고 유추할 수는 있어도, 정확하게는 알기 어렵다.
그렇다고 아무데서나 팍팍 찍은 사진을 가지고 이게 대영박물관이야~ 하고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사진을 명확하게 구분짓기 위해서, 방을 옮겨다닐 때마다 거의 모든 방 번호를 카메라로 찍었다.













































순서대로 맞추려고 했는데 너무 귀찮다 -_-
암튼, 대영박물관은 내 나름대로 체계를 세워서, 잊지 않도록, 관람 당시 기억 하나하나를 보존하려고 굉장히 애를 써서 돌아다녔다. 물론 이거 하느라 머리 뽀개질 뻔 해서 나중에 관람한 박물관들은 이렇게까지 정성을 들이지는 않았다.
분명히 말하고 싶은 점 한 가지는, 가이드에 의해서 이리저리 종종걸음으로 따라다니면 편하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직접 루트를 개척하면서 방 하나 하나를 찾아다니는 맛을 느낄 수는 없을 것이라는 거다.

↑ 요 박물관의 실체는, 다음 포스트에서 벗겨보도록 하자!
Trackback : http://likepeter.com/trackback/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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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Valtrex become generic.
2010/02/26 05:27
Valtr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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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Ativan.
2010/02/26 13:31
Ativan. What is a fatal dose of ativ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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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on 2007/09/06 00:20
아, 역시 엘리트 피터는 달라 -_- 저런 걸 지도에 철저히 마크하다니~ 이 프롤레타리아 누나는 많이 봤자 어차피 기억을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다른 방들은 죄다 대충 훑어보고 오직 로제타 스톤 하나만 열심히 보다 왔단다, 대영박물관보다는 대영박물관 앞의 인터넷 카페가 더 재밌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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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2007/09/05 23:57
프로테스탄트 누나가 뭐야 ㅋㅋㅋ
로제타 스톤 인기 만점이던데?
사람들 바글바글 해서 내 사진들은 별로 못나왔어...
아 그나저나 이거 포스팅 하는것도 일이다 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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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on 2007/09/06 00:22
나 진짜 바보가 된걸까 아님 영어공부를 너무 많이해서 western style이 체득화된걸까. 프롤레타리아를 쓴다는게 프로테스탄트가 나왔어 미친거야
아 그리고 방금 타이거랑 MSN에서 엄청 떠들었어; 추석 초대는 무산... 엄마가 식겁하더라 =_= 티켓이 없기도 하고 쩝-
Peter 2007/09/06 01:09
ㅋㅋㅋ MSN에서 떠들었다 함은 영어로 타이핑했다는 뜻이네 ㅠ
멋있~다! 근데 프로테스탄트는 좀 그랬다 -_-
그래도 역시 Western 해 ㅎㅎ
포스팅 할까 말까 할까 말까 하다가 귀찮아서 오늘은 잘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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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별 2007/09/06 06:41
와우 정말 엄청나네! 난 관람 계획만 짜다가 포기할 것 같다 ㅋㅋ
근데 저 많은 방 하나하나에 다 볼만한게 있을지가 궁금.. 다음 포스트를 기다려봐야하나? ㅋ-
Peter 2007/09/06 17:53
사실 비슷비슷한 방도 많고 해서 특정 방들만 골라서 소개할꺼야^^
다음 포스트 기대하렴 ㅋ 헌데 오늘부터 밤일정이 빡빡해서 -_- 포스팅이 쉽게 되려나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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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구경
오랜 여행길에 지친 상태를 '여독' 이라고 하던가? - 14시간에 이르는 비행과 8시간의 시차 때문에 전날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잠이 든 기억이 났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시간이 돈이다. 조금이라도 더 보고, 더 느껴봐야겠다는 생각에...
여섯시 반에 일어났다.
호텔에서 먹은 아침은 빵과 베이컨, 우유, 잼 등.
이 메뉴는 여행이 끝날때까지 어느 호텔에 가도 변하지 않아서 정말 징그럽게 많이 먹었다. 
런던의 아침. West Bompton 역 근처.
아침을 해결한 후 드디어 여행이 시작되었다.
런던의 아침 거리이다. 호텔에서 나와 걷다가 뒤돌아 찍은 사진이라 호텔의 모습이 저 멀리 보인다. 사진의 왼쪽에 있는 높다란 회색 건물이 숙소다.
(잠자는데 저렇게 돈을 부어댔으니 먹을것이 부실해 지는 것은 당연-_-)
그나저나 런던은 아침이나 저녁이나 무지 추웠다.
햇살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양지에 있을때는 그나마 나은데, 그늘로 쏙 들어가면 냉동실이 따로 없다.
오늘의 첫 목적지는 버킹엄 궁전!
근위병 교대식이 오전 11시 30분에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주위에 볼거리가 풍부했기 때문에 목적지를 그리로 잡았다.
빅토리아 여왕이 머무른 이후 영국 왕실의 주거지가 된 곳이다. 원래는 버킹엄 씨의 집이었는데, 왕실에서 이 집을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여왕이 궁전에 있을 때에는 정면 중앙에 깃발이 나부낀다. 방의 개수는 660개 정도이지만 22개 방 정도만 일반인에게 공개하며, 우리는 당연히 돈이 없어서 안 들어갔다.
지하철 Victoria 역에서 하차
근위병 교대식 무료, 스테이트 룸 관람시 학생은 2.5파운드

빅토리아 역에서 내린 우리는 궁전을 찾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 아침이라 그런지 차도 얼마 없고 매우 한적한 모습이었다. 서울의 아침과 비교되지 않는가 -_- 
궁전 가는 길. 역시나 아직까지 사람은 얼마 없다.
이야~ 길은 제대로 찾았구나 !
이 길을 따라서 조금만 더 걸으면...
책에서만 보던
말로만 듣던
그림으로만 만족해야 했던
환상속의
꿈의
동경하던
그곳.
드디어 내 눈앞에 다가왔다.
어렸을 때 윤선생 영어를 한 적이 있다.
다른 교재는 기억이 잘 안나는데 유독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책이 하나 있다.
단란한 가족끼리 여행을 떠나, 전 세계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는 내용.
그 책에 담겨진 유럽의 사진들은 너무나 새로운 세계를 내게 보여주고 있었다.
세상에는 저런 곳들도 있구나, 나도 한 번 가보고 싶은데.
유럽은 커녕 동남아도 꿈꾸기 어려웠던 어렸을 적 내 소망이
이제야 이루어졌구나, 하는 그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다......
.....
근데 사실 너무 추워서 저런 느낌 별로 안들었다 -_- ㅋㅋㅋ
'왕족' 과 '일반인' 의 경계.
빅토리와 여왕의 동상이다. 그녀의 이상을 구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졌다고 한다.
이상을 구현하려면 동상을 세워야 하나 -_-? ㅋㅋ 그냥 상징적인 의미이겠지?
헌데 아침부터 이곳은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처음에는 길이 막혀있고 사람들이 그 둘레를 따라 모여있는걸 보고 근위병 교대식을 구경하는 사람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헌데 날마다 하는 교대식 보려고 의자까지 들고 와서 구경하는 것도 이상했고,
주변에는 중계차와 아나운서까지 나와있어 분위기가 보통 분위기가 아니었다 -_-
용기를 내어 나는 질문을 던졌다. 솔직히 영어로는 기억 안나니 한국말로 대충 적어보겠다.
우리들 : "당신 뭐하슈?"
외쿡인 : "기달려"
우리들 : "뭘?"
외쿡인 : "아아니니니니닛!!! (놀라는 표정 역력) 세계적인 뚜르데뿌랑쑤를 모른단 말이요!!!"
우리들 : "그게 뭔데?"
외쿡인 : "아아니니니니닛!!! 월드와이드한 자전거 대회란 말이요!"
우리들 : "몇신데요?"
외쿡인 : "오후 세시"
우리들 : "미쳤구만, 그걸 지금부터 기다려?" (이건 진짜 한국말로)
우리들 : "오우, 대단한 행사인가 보네요." (이건 영어로 ㅋㅋㅋ)
뭐...이랬다.
암튼 이때까지는 저 행사가 그냥 그저 그런 행사인줄 알았다.
사람들은 바글바글하고, 가끔씩 자전거가 지나가면서 손흔들면 사람들이 꺄악~ 꺄악~ 와우~ 해대길래 시끄러워서 근처에 있는 숲 속으로 들어갔다.
숲 속을 걸어요 ~ ♬
여기서부터는 숲의 향연이 펼쳐질 터이니, 노래를 틀어놓고 글을 읽으시길.
버킹엄 궁전의 왼쪽에 있는 이곳은 '그린 파크' 이다.
벤치에 앉아서 숲냄새를 즐기던 우리들은, 이곳보다 더 아름답다는 '세인트 제임스 파크' 로 발걸음을 옮겼다.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이다. 버킹엄 궁전 의 앞쪽에 있다. 중앙에는 인공 호수가 있는데, 펠리컨 등 조류가 득실득실한 곳이다. 아, 왜 그린 파크는 네모박스 설명이 없냐고? 그린 파크는 가이드북에 설명이 나와있지 않기 때문이다 -_- 안습 ;

이것이 바로 인공 호수. 
이렇게 닭둘기가 여기저기 활보하고 다닌다.
얘네는 뭐지 -_- 한가롭게 일광욕을 즐기는 조류의 무리.
완전 도도한데? 사진 찍어도 안 도망가는걸 보고 좋아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공원 둘레에 '잔뜩' 보이는 자전거 대회 현수막.
정말이지 이때까지만 해도 대수롭지 않은 대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각 언론사마다 부스를 마련하고 홍보영상을 틀어대는 모습을 보고 질겁할 수 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모두 TV를 보고 있고, 한켠에서는 자전거대회 티셔츠가 부리나케 팔리고 있었으며, 아이부터 어른까지 너나 할 것 없이 그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버킹엄 궁전에서 그린 파크 - 세인트 제임스 파크를 거친 우리는 호스 가드와 다우닝 거리 쪽으로 산책을 했는데 , 그렇게 한 바퀴 돌고 나서 버킹엄 궁전으로 돌아와 보니 그곳은 더 장관이 되어있었다.
.......
궁전 앞에서 단체사진 찍는 자전거 아저씨들. 쫄쫄이 의상 바깥으로 저마다 튀어나온 뱃살이 심히 인상적이다. 내가 사진을 제일 앞에서 찍어서 말인데, 오빠부대가 온 것인냥 미친듯이 사진 찍는 사람들이 내 뒤로 수두룩했다.
아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진 사람들. 오후 3시에 자전거 한 번 지나가는 거 보려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니.
그리고 ....
자전거 지나가는 길 만드느라 오늘 근위병 교대식은 취소란다 ㅋㅋㅋㅋ
Tour de France가 싫어지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그나저나 허탈감도 밀려왔지만 배고픔도 함께 밀려와서 뭘 먹긴 먹어야겠는데,
낯선 땅에서 아무거나 함부로 먹으면 안 될것 같아 일단 맥도날드를 부리나케 찾아다녔다.
Victoria 역 안에서 맥도날드를 발견한 우리.
'서양 햄버거는 무지 크다며?' 하면서 즐거운 상상을 하며 빅맥세트를 두 개 시켰는데...
이게 어딜 봐서 크다고 -_-
미국 햄버거만 큰 거였다. 영국 햄버거, 그리고 앞으로 먹을 프랑스 이태리 체코 맥도날드 중에서 우리나라보다 큰 햄버거 하나도 없었다. 이런 꼬꼬마 버거들이란, 훗.
아참, 가격.
3.99 파운드 이다. 우리돈으로 8000원이니 말 다했다.
점심을 먹고 찾아간 트라팔가 광장.
웅장하고 거대한 광장을 기대했는데,
광장 분위기를 다 깨버린 저 TV랑 원판은 뭐지?
헉, 또만났다 Tour de France.

트라팔가 광장 앞에서는 자전거대회 참가 팀들의 퍼포먼스가 한창이었고, 그야말로 셀 수 없는 사람들이 구경중이었다.
그러나 저 대회에 이미 악감정이 생긴 나는 과감히 돌아서서 트라팔가 광장의 멋진 사진을 담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다.
헌데 아무리 찍어도 흉물스런 TV와 원판은 자꾸 찍히고, 결국 선택한 방법은..
넬쓴 아저씨만 클로즈업 ㅋㅋ
아참, 광장 소개를 안 했다.
트라팔가 해전이라는 전투가 있었다. 나폴레옹이 영국을 침략하기 위해 바다를 건너오고 있었는데, 영국으로서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이 때 나서서 프랑스군을 격파한 바다의 왕자가 있었으니, 바로 그가 박명수...가 아니고 넬슨 제독이었다. (재미없었죠? 죄송합니다) 암튼 그래서 그를 기념하기 위해 51m짜리 동상을 세운 것이 바로 저 윗 사진이다.

멋진 분수샷.
물방울이 굉장히 시원하게 보인다.
하지만 항상 광장이란게 그렇듯이 상징적인 조형물 하나 보고 나면 감흥이 사라진다.
그래서 주저하지 않고 내셔널 갤러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대영박물관과 더불어서 영국을 대표하는 미술관이다. 이태리와 프랑스 회화 컬렉션이 풍부하다. 전시실 번호에 따라 연대순으로 되어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지하철 Charing Cross역에서 하차
요금 무료
유럽 대륙의 다른 박물관과는 달리 영국은 거의 모든 박물관과 미술관이 무료이다. 전시물들을 모아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과정이 노블리스 오블레주의 정신과 꼭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는 유력 가문들의 지원과 일반인의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갤러리 안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내셔널 갤러리의 작품들 소개로 대신할까 한다. 물론 가이드북 보고 적는거다. 미술사에 무지한 내가 저 작품들을 다 꿰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 것.
다빈치 - 암굴의 성모
브론치노 - 비너스와 큐피드의 알레고리
베르메르 - 비르지날 앞에 선 젊은 여인
들라로슈 - 제인 그레이의 사형집행
벨라스케스 - 비너스의 화장
카라바조 - 엠마오의 저녁 식사
모네 - 상 라자르 역
모네 - 수련 못
고흐 - 해바라기
세잔 - 목욕하는 사람들
갤러리 안에는 60개가 넘는 전시실이 있는데, 처음 관 미술관이라 우리는 하나도 빠짐없이 꼼꼼히 돌았다. 대신 작품을 볼 때에는 눈길이 가는 작품만 골라 감상했다. 이렇게 돌고 나니 세 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돌아보면서 느낀 건데, 확실히 내셔널 갤러리는 그림을 아는 사람이 보면 좋을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영국이니만큼 설명이 영어로 되어 있어서, 관심 있는 작품의 설명을 읽으면서 돌아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우리나라 박물관 설명은 대개 한국인도 읽기 싫게; 딱딱한 면이 있는데, 내셔널 갤러리의 경우는 나름대로 괜찮았던 것 같다.
첫째날의 여행은 여기서 마무리!
아무래도 먼 거리를 날아온 다음날이었으니, 천천히 여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찍 숙소로 들어갔다. (그럴 줄 알았으면 일찍 일어나지를 말 것이지 ㅠ)
노선이 무려 13개나 되는 런던의 지하철. 한국에서도 버스보다 지하철이 훨씬 편한데, 외국 땅에서는 오죽할까. 정확한 승하차 위치를 모르는 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관광객에게는 좋을 것이다.
다만 런던 지하철은 우리랑 개념이 좀 다르다. 일단 지하철 노선도를 펴 놓고 얘기하자.
위 주소로 접속하면 Popular Maps가 보인다.
PDF나 GIF 중 원하는 파일을 눌러 노선도를 열어보자.
노선도를 보면 알겠지만, 지하철 노선도의 바탕 화면에 흰색과 회색으로 양궁 과녁처럼 구분을 해 놓은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른바 존(zone) 개념인데, 자신이 이용하고자 하는 지하철이 지나가는 존에 따라서 지하철 요금이 달라진다. 당연히 존을 많이 관통하면 할수록 요금이 비싸진다. 하지만 1-2 존이 대부분의 주요 지하철역을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작정하고 멀리 나설 경우가 아니라면 1-2존 용 티켓을 끊으면 된다.
또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시간에 따라 요금이 다르다는 점. 1-2존 처럼 두 개 이상의 존을 거칠 경우, 아침 7시 ~ 저녁 7시 의 요금과 그 이외의 시간 요금이 다르다. 당연히 이외 시간의 요금이 더 저렴하다.
그러나 결코 '저렴하다' 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이 영국의 지하철. 잠깐 아래 캡쳐화면을 보길 바란다.
노선도를 통해서 확인해 보면 알겠지만 South Kensington 역과 Victoria 역은 같은 1존에 속해 있는 서로 이웃한 역이다. 근데 현찰요금을 보면... 4파운드. 파운드 환율을 2000원이라 치면 지하철 한 번 타는데 8000원 내란 소리다.
아마 이쯤 되면 눈길이 그 위에 있는 1.5파운드로 돌아갔을 것이다. 쟤는 뭐길래 남들 4파운드 낼 때 자기만 1.5파운드 낸다는 거야? 하는 궁금증, 정답은 교통카드다.
Oyster Card 는 영국의 대표적인 교통카드로써 현금 요금과 엄청난 가격 차이를 보인다는 특징(?) 이 있다. 근데 저거, Oyster 면 '굴' 인데... 이런 굴카드 ㅋㅋㅋㅋ
네이버에서 찾아보니 홍콩의 Octopus 카드를 흉내내기 위해서 발음도 비슷하고 같은 해산물인 Oyster를 채택했다고 하는데, 알고보니 2003년부터 도입된 카드이다. 늦은 감이 있다.
발급시 3파운드의 보증금을 내야 하고 약간의 서류를 작성해야 하지만, 체류 기간이 길어야만 가능하다고 하니 관광객은 억울해도 못 쓴다.
하지만 오이스터 카드가 아니라도 '그럭 저럭'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 Day Travel Card 가 바로 그것이다. 티켓 하나를 사서 1, 3, 7일 등을 사용하는 카드인데, 소문에 의하면 7일짜리 카드는 오이스터 카드 형식으로 발급된다고 하니 런던 여행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확인하고 떠나는 것을 추천한다.
우습게도 정기권도 주말과 주중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2007년 7월 방문 당시 주말에는 5.1파운드 하던 1일권이, 월요일이 되자 6.6파운드로 값이 올랐다.
값을 보니 만만치 않은 정기권. 하루에 몇 번 이상 교통편을 이용하면 정기권을 사는 것이 유리할까?
정답은 2번 이상.
한 번 타는데 4파운드면 관광지 한 곳을 다녀오는데만 8파운드가 든다는 소리다. 상식적으로는 뭔가 좀 이상하지만, 지하철을 타기로 결심했으면 무조건 정기권이 유리하다.
그럼 노선도도 살펴 보았고, 요금체계도 알아보았으니 실제로 지하철을 타 보기로 하자.
지하철역의 입구이다. (친구는 모자이크로 신분보호 ^^)
1863년에 세계 최초로 지하철을 만든 도시답게, 입구도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난다.
헌데 오른쪽에 붙어 있는 붉은 광고판을 자세히 살펴봤더니...
완전 살벌하다.
런던 지하철의 장점 중의 하나가 지하철역의 상황을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을 보면 윔블던 역으로 가면 테니스 대회를 볼 수 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하지만 우리는 가지 않았다 -_-)
저렇게 생긴 안내판이 하나 더 있는데 (사진 왼쪽에 잘려나왔다)
각 노선의 운행상태를 준 실시간 급으로 적어둔다. 평상시에는 모든 노선이 Good Service 라고 쓰여 있는데, 가끔씩 몇 몇 노선은 '심한 정체' 등이 뜨기도 한다.
1 Day Travel Card이다.
7월 8일은 일요일. 따라서 요금이 5.1파운드 나왔다. (오른쪽 아래 귀퉁이에 있다)
지하철표가 카드 크기라는 점이 신기했다.
표를 구입해서 개찰구를 통과한 뒤 나오는 승강장의 모습이다.
사진 속의 역은 West Brompton 역인데, 이 역은 지상역이고, 실제로 런던에는 지하역들도 많이 있다.
이건 West Brompton 역 사진은 아닌데,
사진을 보면 위쪽에 'Northbound' 라고 쓰여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하철 탑승 방향을 주요 거점지를 통해서 안내한다.
가령 사당역에서 2호선을 탄다고 했을 때,
'강남, 잠실, 성수' 라고 쓰여있는 쪽이 있고
'신도림 신촌 시청' 이라고 쓰여있는 쪽이 있다는 뜻이다.
지하철을 많이 타서 주요 역의 이름을 듣고 위치를 대충 아는 사람들은 이 방식이 편하다.
하지만 역 이름들을 자주 잊어버리는 사람들,
자기가 가고자 하는 역이 주요 역이 아닌 사람들,
처음으로 지하철을 타 보는 사람들,
이러한 사람들에게 있어서 저 방식은 최악이다.
정작 내가 가고싶은 역은 '삼성' 역인데,
지도를 펴서 삼성과는 아무 관련 없는 '강남' ,'신촌' 같은 역들을 일일이 찾고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영국은 승강장 방향이 갈리는 부근에 항상 저런 노선도가 붙어있다.
이 노선도는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길안내를 돕는다.
1. 다시 한 번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항상 노선도는 '지금 있는 역' 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잠실' 이 어디인지 찾아 헤멜 필요가 없이, 내가 가는 방향에 있는 다음 역 이름이 무엇인지만 알아도 지하철을 잘못 탈 염려가 없다.
2.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은 좀전에 지적한 Northbound이다.
말그대로 북향이라는 소리인데,
실제 방향과는 상관 없이 '노선도 상에서' 내가 가는 역이 현위치보다 북쪽에 있으면 북향 지하철을 타면 되는거다.
만약 반대라면 남향 지하철을 타면 된다.
남/북의 구분이 어려운 District Line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하냐고?
문제 없다. Eastbound / Westbound 로 구분하면 된다.
확실히 이 방식이 제일 편하다.
3. 아주 간단한 원리로 찾을 수도 있다.
예컨데 내가 가고자 하는 역이 CAMDEN TOWN 이라고 하자. 그럼 이 역이 노선도상에 있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저 노선도는 현재 역을 시작으로 지하철이 '가는 방향' 만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사진의 경우에는 있다. 그럼 저쪽으로 가서 지하철을 타면 되는거다.
우리나라는 저런 노선도를 승강장에 다 다다라서야 발견할 수 있다. 각 정거장까지 걸리는 시간 안내와 함께. 지하철 타러 코앞까지 가서 말하면 뭐하나.
지하철 6호선을 타야 한다.
그런데 어느 쪽에서 지하철을 타야 한강진으로 가는지 잘 모르겠다.
환승역을 외워 볼까?
'약수, 동묘앞...'
아냐, 항상 보면 세 개 역 정도밖에 표시되지 않더라. 차리리 맨 끝 역은 확실히 등장하니까 종착역이 어디인지를 살펴볼까?
...... 뱀꼬리처럼 좌회전 우회전을 거듭하는 노선도. 겨우 눈길을 따라가서야 종점이 봉화산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 우리나라도 제발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빨간 동그라미에 그어진 파란 줄이 인상적이다.
오이스터 카드 찍는 기계이다. 개찰구를 통과해서 들어온 상태에서 이걸 발견해서 당황했다.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인지, 궁금증을 더한다.
지하철역 맞아?
정원이 따로 없다.
우리나라로 치면 '인천 행' '부천 행' 을 표시하는, 뭐 이 정도 역할을 담당하는 전광판이다.
헌데 영국은 우리나라보다 한 노선의 종점이 너무 다양해서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엉뚱한 지하철을 탈 수 있다.
가령 District line을 보면, (좀전에 열었던 노선도, 아직 안 닫았길 희망한다)
서남쪽 1존과 2존 경계에 있는 Earl's Court 역에서 노선이 엄청 갈린다.
그래서 종점이 Edgware road, Kensington, Ealing Broadway, Richmond, Wimbledon, Upminster 이렇게 여섯 개나 된다. 물론 우리나라의 '신도림행 2호선 열차' 처럼 가다가 중간에 멈추는 것까지 생각하면 종점이 정말 많은 셈이다.
지하철 안.
엄청 많은 봉들 (-_-;;) 이 달려있다.
생각과는 달리 지하철이 무지 작다. 참고로 서울 지하철이 세계에서 가장 크고 넓단다.
윗 사진에 다리 뻗은 사람, 앞에 사람 있었으면 마주보는 사람끼리 다리가 닿을 판국이다.
다른 노선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의자 배치가 독특하다는 점은 살펴볼만 하다.
우리나라처럼 나란히 앉는 곳도 있고, 마주보고 앉는 곳도 있다. 헌데 간격이 너무 좁아서 마주보고 앉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실제로 지하철은 그다지 깨끗하지는 않다.
West Bompton역의 출구. Way Out 표시가 알아보기 편하다.
런던 지하철 소개는 여기까지!
장문의 글이 되는 바람에 무척 복잡하고 힘든것처럼 보이는 런던 지하철이지만, 맘 편하게 정기권 하나 끊어서 지하철을 타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은 분명 매력적이다. 지하철의 원조인 영국, 그 영국에서 원하는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하였을 때 '낯선 땅에서도 길 잃지 않고 성공하였구나' 하는 그 만족감은 아루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왕 런던 정보 올리는 김에 도움이 될 만한 네 가지를 골라서 싣도록 하겠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모두모두 가이드북에 소개되어 있으므로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사람은 꼬옥~ 가이드북 하나 준비하시길.
시차 : 우리나라보다 서쪽에 있기 때문에 해가 늦게 뜬다.
(
고로 우리나라가 아침 8시면 아직 런던은 한밤중이다.
유럽의 대륙국가는 우리나라와 8시간의 시차가 있지만 영국은 9시간이다.
하지만 서머타임 기간에는 대륙국가가 7시간, 영국은 8시간의 시차가 나기 때문에,
영국에서의 7월 7일 오후 3시는 우리나라의 7월 7일 오후 11시와 같다.
통화 : 유로가 통용되지 않는다. 파운드를 사용하며, 지폐는 5파운드부터 시작한다.
파운드 환율은 굉장히 높아서 1파운드가 1800~2000원대를 왔다갔다 한다.
전압 : 240V 50Hz이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제품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플러그에 구멍이 세 개라서 -_- 컨버터를 구입해 가는 것이 좋다.
용산에서 15000원짜리 (비싼 축에 속한다고 했다) 구입했다.
물가 : 장난 아니다. 나중에 런던 여행기를 읽어보면 얼마나 불쌍하게 살았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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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런던의 Tube
2007/08/30 12:58
여행을 하면서 각국의 지하철을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열심히 비교해 본 결과, 역시 지하철은 서울만한 데가 없다는 게 내 결론이었다. (배차간격만 빼고)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파리의 지하철로 잊을 수 없는 파리 지하철 냄새를 뇌에 각인시켜 주었다. 누가 지금 그 냄새를 코 앞에 갖다 풍겨주어도 그게 파리 지하철 냄새라는 걸 알아챌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평가하자면 -하지만 이 평가에는 유럽 여행 중에 만난 대부분의 한국인 여행객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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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on 2007/08/30 02:26
그리고 눈하는 오이스터 만들려고 가는 길에 사진을 잃어버려서 -_- (!%!#*%) 못 만들고 결국 매일같이 표 새로 끊어서 다녔다는 거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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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2007/08/30 10:35
... 안습.
그래도 오이스터 카드 있는줄 알고 갔구나..나는 그런줄도 몰랐다가
오이스터 카드 안내문 읽는데 요금 차이 보고 얼마나 억울하던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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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rtem 2008/11/29 13:37
잘 보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깜쩍 놀랐습니다. 저도 07년 9월 추석전에 런던에 가족이랑 놀러갔을때 west brompton역 근처의 릴리호텔에서 묵었습니다. 2년전 기억이 생생합니다.
west brompton역은 조그마해서 바로 도로에 있고, 티켓팅해서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승강장이 나오고요.
한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제가 여행 당시 사진일부가 없어져서 그럽니다.
혹시 올리신 west brompton역을 비롯한 지하철 사진의 원본파일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애들과 다시한번 추억을 되살리고 싶어서 입니다.
이메일은 lrtem@paran.com(맨 앞자가 아이가 아니라 엘입니다.)
부탁드립니다. -
lrtem 2008/11/30 01:11
기대를 안하고 보냈는데, 사진을 받고 보니 정말 고맙습니다.
사진하나하나가 소중한 추억이군요.
19번 8월31일 런던구경에서 피터님께서 찍은 거리는 제가 west brompton역에서 내려서 릴리호텔로 가는 길입니다.
우측의 녹색가게가 피자집으로 기억하는데 맞는지 모르겠군요. 처음 거기서 점심을 먹었거든요.
주문을 하니까 주인이 계속 'and'하면서 계속 주문을 요구하더군요. 그래서 입맛이 안 맞아서 먹어보고 더 시키겠다고 했죠. 그런데 식사중에 주인이 감자튀김과 밥을 가져오길래 주문적이 없다고 하니까 그냥 자기가 무료로 주는 것이라고 하면서 씩 웃더군요. 동양인 가족들이 신기했나보죠?
그리고 동남아인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이 있죠. 저녁에 물을 사러갔는데 웬 동남아 손님이 저한테 뭘 묻는데 솔직히 겁이 나더군요. 그래서 "I am sorry but I don't know."하고 급히 자리를 피했죠.
아무튼, 소중한 추억들이 피터님때문에 다시 생각이 나네요.
죄송하지만, 염치불구하고 한번 더 사진부탁을 드려도 될까요?
개인이메일로 세부내용은 적겠습니다. 꼮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아이들이 워낙 좋아해서요.
감사합니다. -
lrtem 2008/12/02 20:53
그 동안 사진이 없어져서 속상했어요.
우연히 구글에서 검색하여 방문했다가, 초면에 많은 것을 부탁드렸는데, 사진을 보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덕분에 애들이랑 즐겁게 잘 보았습니다.
몇가지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이 있네요.
전체적으로 지하철 사진이 많이 보이던데, 개인적인 관심사인가요? 아니면 하시는 일이 철도관련 직이신가요?
님도 저처럼 웨스트 브람프톤 역근처인 '릴리호텔'에서 숙박하셨나요?
대답 하시기 곤란하시면 안하셔도 됩니다.
아무튼, 사진 너무 고맙게 잘 받았습니다.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
lrtem 2008/12/04 16:14
잘 알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철도계획분야의 철도차량분야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혹시 궁금하신 것이 있으시면 개인메일로 보내주세요.
아무튼, 사진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인천에서 런던으로 2 (모스크바에서 런던까지)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해서 환승을 하기 위해 비행기에서 내렸다. 보통 환승의 방법도 여러가지인데, 몇 시간 동안 공항에서 대기하다가 다른 비행기로 갈아타는 방법이 보통이고 아예 경유지에서 1박 또는 그 이상을 하면서 관광 코스를 늘리는 방법도 있다. 또는 잠시 내려서 연료만 공급받고 다시 날아오르는 비행기들도 있는데 이건 환승이라고 말하기 좀 그렇다. 암튼 우리는 첫 번째 케이스였다.
해외에서 날아오는 경우, 보통 출구가 'EXIT' 부분과 'TRANSIT(또는 TRANSFER)' 부분으로 갈리게 된다. 도착지가 목적지와 같은 경우에는 EXIT로 나가면 되고, 환승을 하기 위해서는 TRANSIT 으로 가서 추가 발권을 받고 안쪽으로 들어가서 남은 시간만큼 대기하면 된다.
앞 포스트에서 말했듯이 이코노미 클래스 중에서는 굉장히 앞쪽에 앉은 편이었는데, 내려보니 상위 클래스 사람들이 벌써 사진처럼 잔뜩 대기중이었다.
이렇게 생긴 곳을 통과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근데 자꾸 약오르게 어디선가 가이드들이 뿅뿅 나타나더니 무더기로 이끌고 사라졌다 ㅇㅅㅇ 웃긴건 꼭 내 줄 앞에서는 안 데려가고 뒤쪽에서만 데려간다는거... 이거야 원 일찍 내린 보람이 없었다.
TRANSIT (TRANSFER) 을 통과하고 나니 남는 것은 시간뿐. 공항 구경이나 해야겠다고 한 바퀴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진처럼 모스크바 공항은 공항이라기보단 버스 터미널 같은 분위기가 풀풀 풍긴다.
2층에서 내려다본 모습이다. 괜히 다른 나라 공항을 폄하하고 싶진 않지만 -_- 전체적으로 뭔가 ...뭔가...좀 그렇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러시아 전통 인형이란다. 조금 징그럽게 생겼는데, 맨 앞쪽에 놓인 큰 인형 속으로 줄줄이 서 있는 작은 인형들이 차곡 차곡 들어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왠지 섬뜩함이 2배로 증폭ㅋㅋㅋㅋ)
공항 안의 면세점 간판. 면세점을 구경하는데 주위에서 한국어가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드디어 외국 땅을 밟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다.
이렇게 여기 저기를 둘러보면서 적당히 남은 시간을 공항에서 때우려고 천천히 한 바퀴를 다 돌았다. 건물이 동그랗게 되어 있어서 한 방향으로 걸으면 다시 원래 위치에 되돌아오게 되는데... 달랑 10분 걸었더니 아까 봤던 인형이 다시 보였다-_- 이쯤 되면 공항이 정말 버스 터미널 수준이라는 말이 와닿을 것이다.
대기 시간은 3시간이 넘는데 공항에는 볼거리라곤 하나도 없는데다가 크기도 쥐꼬리만해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때울까 당황스럽기만 했다. 외국인들은 아예 공항 바닥에 신문지를 깔아놓고 잠을 청하거나, 어떤 사람은 물놀이용 보트에 바람을 넣어서 -_- 그 위에서 빈둥거리고 있기도 했다. 노트북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몇 안 되는 콘센트를 선점하여 콘센트 주위 벽에 딱 달라붙어 있는 다소 거지 컨셉이었고, 이도 저도 아닌 사람들은 계단에 주저앉아 길을 막았다. 결국 우리도 따라하긴 했지만.
낯선 이국 땅에서 계단에 쭈그려 앉아 노트북을 켜서 미리 받아간 하이킥을 봤다. 근데 하이킥을 켠지 5분도 안되서 우리 뒤쪽 계단이 하이킥 보려는 한국인들로 우글거렸다 -_-
'오빠! 여기서 인터넷이 되나봐?' '그러게, 한국 인터넷도 되서 한국말도 나온다!' '바보야, 미리 받아온거지, 그리고 인터넷이 나라 가리는거 봤냐 -_-?' 등의 대화가 두런 두런 들려왔다.
이렇게 저렇게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환승 시각이 다가왔다. 영국까지 타고 갈 비행기는 역시 AEROFLOT의 SU 247편 이었다. 탑승을 위해 게이트로 들어갔는데, 우리나라 공항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발권을 받고 면세점으로 들어가는 단계에서 모든 여행객을 상대로 같은 장소에서 일괄적으로 반입금지물품을 탐지한다. 헌데 이곳은 (아까부터 자꾸 터미널 터미널 해서 좀 미안한 감이 없지 않지만) 꼭 터미널처럼 게이트가 방사형으로 마련되어 있고, 각 게이트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까닭에 몸수색도 게이트 진입 직전에 게이트별로 따로 실시한다.
사진은 게이트를 찍어두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그 위의 TV에 주목하기 위해 찍은 것이었다. 외국에서 보는 첫 한국기업의 모습이라, 나름 감격스러웠다ㅋㅋ LG 화이팅이다.
얼마간 기다린 뒤 비행기에 탑승을 했는데, 우리는 서둘러 눈을 감고 잠자는 척을 했다. 눈을 뜨고 있으면 낮에 본 외쿡인이 '그동안 예수님에 대해서 잘 생각해 보셨는감?' 하면서 고난도의 대화를 펼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눈을 꼬옥 감고 있던 친구의 바로 뒷 자리에 앉으면서 인사를 건네는 그분. 그리고 우리 좌석 양 옆과 앞 뒤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왠지 익숙하다. 사방이 컨퍼런스 시리즈였다 -_-
친구 자리와 내 자리 사이에 통로가 있던 까닭에 (왜 발권을 이런 식으로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나는 자연스레 대화에서 멀어졌다. 이따금씩 눈을 살포시 뜨고 쳐다보면, '예수님은 마치 친구같아요' 라는 말이 오가며 토론의 장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결국 오랜 대화가 끝날 때까지 기다린 다음에서야, 친구와 함께 런던에서의 상세 일정을 짜볼 수 있었다.
그 와중에 등장한 기내식. '그래, 밥은 먹고 해야지' 라는 생각. 그런데 설마,
아까랑 똑같네....-_-
같은 항공사 기종을 탔으니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한 법이지만 어쩌면 느끼한 것하고 닭이 팍팍한 것까지 똑같을 수 있나 모르겠다.
그렇게 밥을 먹고, 일정을 짜고, 잠깐 눈을 붙이니...런던 도착!
시계상으로는 모스크바에서 출발한지 달랑 1시간밖에 되지 않았지만 역시 말이 안 되고-_- 시차를 고려해 보면 4시간을 비행한 셈이었다. 두 번의 연이은 비행으로 몸은 피곤했지만 서둘러 짐을 찾으러 갔다.
비록 공항 안이지만 런던의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이렇게 밖으로 나와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사람들 옷 주목. 코트를 안 입은 사람이 없다. 이 때의 내 복장은 달랑 반바지에 반팔이었는데, 런던 밤공기의 싸늘함은 상상을 초월했다.
추운 와중에도 '사람들 코트 입음' 인증샷을 찍었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밖으로 나간 것은 뻘짓이었다 -_- 지하철 (UNDERGROUND) 표시는 공항 안에 있었다.
지하철을 타러 들어가는 흥분되는 순간...
센스있는 신고 제보 광고가 눈에 띄었다.
자동발매기를 이용해서 티켓을 구매했는데, 사람들이 다 여기에 우글우글 서있길래 이곳에서 지하철을 타는 줄 알고 낼름 줄을 서서 기다렸다. (지금 보면 웃음밖에 안 나오지만 그때는 저기 있는 저 구멍으로 한 명씩 타는 건줄 알았다) 그런데 어째 의심스러워서 확인해 봤더니 여기는 역무원이 승차권을 파는 창구일 뿐 지하철 입구가 아니란다. 쪽팔림을 무릅쓰고 여행가방 끌고 잽싸게 지하철 타는 곳으로 튀었다 ㅌㅌㅌ
히드로 공항에서 출발하는 노선은 Piccadilly Line 이었다. 숙소는 West Brompton 역에 있었는데, 도중에 District Line으로 갈아타면 되었다. 헌데 요 지하철.... 은근히...
귀엽다 -_-
사람 머리 높이만한 조그마한 지하철은 서울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색다른 지하철이었다. 참고로 지하철 안 좌석에 사람 둘이 마주앉으면 가운데 서는 사람이 비좁아질 정도로 지하철이 작다 ;
역을 떠나는 Piccadilly Line의 지하철.
환승역 Earls's Court 의 내부이다. 이곳에서 환승을 했는데, 환승 하는것도 정말 보통 일이 아니었다 -_-ㅋㅋ 근데 사진으로 찍어놓으니까 꽤 멋있어보였다. (런던에서의 지하철 이용에 관한 포스트는 따로 만들도록 하겠다)
아무튼 여차저차해서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는 애초당시 여행 경비가 많이 들었던 주범-_-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호화로운 숙소가 집어먹은 만만치 않은 비용 덕분에 레스토랑을 애써 외면하고 빵집과 급 친해지는 지경에 이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두 번의 비행, 그리고 시차의 광풍.
7월 6일 그날 밤은 유난히도 빨리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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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Topamax.
2010/01/16 14:24
Topamax trial off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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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lite 2007/09/02 23:11
안녕하세요- 블로그에 댓글 남겨주셔서 답방 왔습니다 ^^
호화로운 숙소가 집어먹은 만만치 않은 비용 덕분에 레스토랑을 애써 외면하고 빵집과 급 친해지게... 라는 문장이 너무 공감갑니다. ㅜ_ㅠ 저도 유럽 여행을 갔을 때 호텔에서 숙박한 덕분에 아침은 호텔 빵, 점심이나 저녁은 거리의 빵집이나 맥도널드의 햄버거과 함께해서 완전 빵돌이가 되어서 돌아왔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여행가기 전에는 각국의 고유 음식이니 레스토랑이니를 상상하며 갔었는데.. 정작 유럽 각국의 맥도널드 메뉴판과 가격만 외워서 돌아왔답니다 ㅠ_ㅜ 잊고 싶은 여행 초짜 시절 옛날의 추억이 저 한 문장에서 다시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
Peter 2007/09/03 14:14
여행을 많이 다니셨나보네요^^
이전에 두세번 패키지 틈바구니에 끼어서 여행을 다닌 적은 있지만,
자유롭게 여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뭘 모르고 갔답니다 ㅠ
지금도 이렇게 맛있는 밥을 먹으면서 사는 제 모습이 너무나 신기할 따름이랍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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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2007/11/22 00:32
태엽이니 ? ㅎㅎㅎ
비행기 얘기를 하는걸 보면 태엽이 인데 -_- ㅋㅋㅋ
내가 그런 기종을 탔다니 몰랐는걸 ;
어쩐지 막 흔들리고 이상하다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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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르르르르 께꼬닥 2007/11/18 17:01
난 집에 파란색러시아인형잇다
총해서 그안에 다섯개..........여섯개?들어가잇더.......................!
괘차나
행운의선물로받은거엿다구.
인천에서 런던으로 1 (인천에서 모스크바까지)
7월 6일, 그날의 설레던 기억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해외여행을 가게 되면 보통은 핸드폰을 들고 가지 않는다. 물론 로밍을 한다면 사정은 달라지겠지만. 돈이 없는 배낭여행족으로서는 핸드폰은 잠시 바이바이 -_-
때문에 혼자 가는 여행이 아니라면 당일에 만날 장소를 미리 정해 놓는 것이 좋다. 이번에 새로 개통된 공항철도를 이용하기로 했기 때문에, 우리는 아침 8시 30분에 지하철 김포공항역 5-1번 문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해 두었다.
서울대입구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는 50분 남짓 걸린다. 일어나서 씻고 간단한 요기라도 하고 나서려면 아침 6시에는 일어나야 했다. 하지만 ↑ 저것들이 나를 쉽게 잠들지 못하게 했다. 빠진 것이 있는지 챙기고 또 챙기느라 새벽 두 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을 청했다.
사진에는 (왼쪽부터) 복대 / 지퍼락 / 의류 / 간단한 책 / 세면도구 / 데오드란트 / 멀티아답터 / 문방구 / 여분의 안경 등이 보인다. 사실 저 안으로 비상식량인 김치, 컵라면 등과 온갖 잡다한 물건들이 가득 들어있다. 가져가야 할 물품에 대한 안내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가이드북에 실려 있다. 이런 저런 조언들과 책의 자료를 참고로 짐을 싸 보니 꽤 만족할 만한 꾸러미가 되었다ㅎ (대신 초절정 안습 무게가 된다는)
아침에는 무척이나 피곤한 몸이었지만 하숙집 아주머니가 만들어 주신 샌드위치를 먹고 집을 나섰다. 김포공항역까지 무거운 캐리어 위에 노트북 가방을 얹어서 -_- 가니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도 지하철을 타고 도착했다. 드디어, 여행이 시작되는구나.
지하철을 타고 김포공항역에서 하차하면 이처럼 공항철도로 환승하는 곳을 안내하는 문구가 곳곳에 보인다. 한 가지 유의할 사항은, 2007년 7월 현재 공항철도는 서울지하철과 연계되지 않기 때문에 환승할인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때문에 김포공항역에서 개찰구를 통해 나오자마자 눈 앞에 있는 새로운 개찰구로 다시 요금을 지불하고 들어가야 한다. 기본요금으로 900원이 찍힐 때는 그리 슬프지 않다. 다만 종점인 인천국제공항에서 카드 찍고 나올 때 3000원이 넘는 돈이 나가는 것을 보면 눈물이 찔끔 나올 따름이다.
* 요즘 한창 공항철도에서 이런 저런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단다.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기까지 한 공항철도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시도인 것 같은데, 언제까지 진행될지는 잘 모르겠다.
인천국제공항역에 도착하면 무조건 화살표만 따라 걸으면 된다. 리무진 버스나 택시는 청사 앞에 쨘 하고 멈추지만, 공항철도를 타고 들어오면 열심히 걸어야 한다. 하지만 길은 생각보다 간단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표시가 잘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공항철도 하차지점에서 공항까지 가는 길에는 무빙워크가 곳곳에서 샤방샤방 웃고 있다.
우리가 타고 갈 비행기는 AEROFLOT 항공. 러시아 국적의 항공사이다. 인천국제공항 3층에는 A부터 시작하여 탑승수속 카운터가 알파벳 순서대로 수도 없이 많은데, 항공사에 따라 일정 구간의 카운터를 배정받아 사용하기 때문에 자신이 이용하는 항공사가 어느 카운터를 사용하는지를 알아내야 한다. 수속 전광판을 눈치껏 살펴도 되지만, 인포메이션에 가서 물어보면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에어로플로트의 경우는 H카운터를 사용하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정된 카운터를 에어로플로트가 24시간 내내 잡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정 구역의 카운터를 여러 항공사가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필요에 따라 현재 카운터를 이용하고 있는 항공사 마크를 바꾸어 사용하는 합리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덕분에 에어로플로트 표시가 H카운터에 뜨기 전까지 우리는 인포메이션 누나한테 낚인 줄만 알았다)
카운터에서 일찍 줄을 서서 일찍 탑승권을 받고, 바로 출국심사대와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니 2시간 가량의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면세점을 구경했는데,
무슨 무슨 가방 : 1,000,000원
어쩌고 저쩌고 술 : 600,000원
사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_-
참. GS E-Store가 면세구역 안에 있었는데, 친구가 거기서 '몸' 이라는 소설책을 한 권 샀다. 근데 책값은 정가 그대로 다 받는다. 면세 혜택이 없으니 부가가치세 10% 할인 이런 거 없다. 기내에서 읽을 거리가 필요하다면 인터넷 서점 등 저렴한 곳에서 미리 구입해 들고 오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인 것 같다.
면세점에서 더 이상 할 일이 없을 것 같아 일찍 들어가려고 미리 줄을 섰다. 같은 GATE에서도 퍼스트/비즈니스석 승객과 이코노미석 승객이 탑승하는 곳을 구분지어 놓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코노미석의 승객이 많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구분을 시켜놓으면 퍼스트/비즈니스석 승객은 줄이 짧아져 빠른 탑승이 가능하다(물론 발권할 때도 줄이 구분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미리 줄을 선 까닭에 이코노미석 승객 중에 가장 먼저 탑승하는 영광(?)을 누리고 비싼 돈 내는 비즈니스보다 빨리 들어간다고 좋아했다 ㄲㄲㄲ
뒤쪽에 보이는 비행기가 우리가 타고 가는 러시아 국적의 비행기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름 괜찮은 비행기인줄 알았다.
좌석은 17E였는데 이코노미석 앞에서 두 번째 자리였다. (내 뒤로 저렇게 수많은 좌석이 있었다) 아마 탑승수속을 일찍 해서 앞자리를 받은 것 같은데, 나중에 든 생각이지만 앞자리를 받아 두면 이것저것 누리는 혜택이 많다.
2. 게다가 착륙 후에 내리는 출구가 앞쪽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당연히 남들보다(물론 퍼스트나 비즈니스석 승객보다는 느리지만) 빨리 내릴 수 있다.
3. 빨리 내린다는 것은 곧 그 뒤에 이어지는 각종 수속절차에서도 앞쪽에서 줄을 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전체적으로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드는 셈이다.
결론은 공항에 일찍 도착해서 탑승 수속 일찍 받아 두시라는 것ㅋㅋ
인천을 출발한 에어로플로트 항공의 목적지는 러시아 모스크바였다. 12시 50분에 출발한 비행기의 도착 예정시각은 오후 5시 15분. 단순하게 계산하면 4시간 25분 비행하는 셈이 되지만, 폭격기도 아니고 인천에서 모스크바까지 그 시간 내에 도착하는 건 말이 안 된다-_- 서머타임 기간의 모스크바는 한국과 5시간의 시차가 있는데, 시차를 고려해 계산해 보니 비행시간은 사실 9시간 25분이었다.
워낙 비행기 타는 것을 좋아하는 나였지만, 전날에 너무 늦게 잔 데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 상태여서 어지러움이 심했다. 게다가 내가 자려고 눈만 감으면 '헬로~' 하면서 기내식이 나오고 음료수가 나오고 하는 통에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 첫 번째 기내식
↑ 두 번째 기내식
기내식은 두 번 나왔는데, 첫 번째는 고기 또는 생선, 두 번째는 치킨 또는 생선을 선택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약간 느끼한 맛이었지만 허기를 달래기에는 괜찮았던 것 같다. 그렇지만 먹기만 하고 움직이지를 않으니 소화는 잘 되지 않는 기분이었다. (그러니까 기내에서 스트레칭도 하고 괜히 앞뒤로 걸어다니기도 하라고 하는구나)
나중에는 자는 것을 포기했다. 내 왼쪽에 대거 포진한 어린 무리들은 쉴새없이 울부짖었다. 게다가 아주머니들을 비롯한 수많은 외국인들이 기내 바닥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서 재잘재잘 조잘조잘 하는 소리는 훌륭한 입체음향 효과를 내고 있었다. 잠을 포기하고 창가 구경이나 해야겠다 생각하고 비즈니스 클래스 쪽 승무원 좌석으로 갔다. 그랬더니...
예쁘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 엔진님이 특별출연 했다.
이렇게 약간 안쪽에서 찍으면 광량차이 때문에 변기같이 찍힌다 -_-
한창 정신없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근처에 있던 외국 여자가 친근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리투아니아 사람인 그녀는 부산에서 'conference'를 가진 뒤 고국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어디로 가냐고 묻길래 런던까지 가는 길이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대답을 마치자마자 급 흥분하시더니 마침 아는 사람이 런던으로 가는 길이라며 소개를 시켜 주겠다는 것이었다. 다짜고짜 어떤 남자에게로 우리를 끌고 가서 ‘이 사람들 런던 간대요~’ 하고는 자기는 쏙 사라졌다.
엉겁결에 인사를 나눈 사람들이었지만 굉장히 친절해보였다. 이것저것 궁금한 점을 묻기도 하고, 자기들을 소개하기도 하면서 비행기 안에서의 무료한 시간을 달래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심 기대했다. 그런데 얘기를 나누던 도중 갑자기 아까 그 'conference' 얘기를 꺼내는 이 남자. '아~ 아까 그 여자랑은 그 모임에서 만난 사이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된 게 그 좌석 앞 뒤 좌 우로 conference 참석 세력들이 포진해 있었다. '무슨 모임이길래 이렇게 많은 외국인들이 참석했던 걸까?' 하고 생각하는 순간, 이 남자가 무언가를 뒤적거렸다. 그가 내민 작은 종이쪽지에는 반갑게도 한글이 적혀 있었다. 잠시 내용을 소개하자면,
"예수님은 우리를 이어주는 .... 십자가에 못박혀 .... 회개하고 믿음을 ...."
그리고 느끼한 발음으로 한 마디 덧붙여 주신다. '옛쑤 믿허효~' ;
나야 종교가 천주교니 그 사람 하는 말에 얼추 수긍의 제스처를 보여가면서 영어로 포교하는 그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물론 하나도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 나의 얕은 신앙심 탓인지 영어실력 탓인지는 잘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낯선 한국 땅까지 와서 세계의 기독인들과 화합을 다지고 가는; 그의 신앙심이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친구는 '난 아무도 믿지 않아요' 라고 말함으로써 돌아올 수 없는 강을-_- 건너버렸다. 그 외쿡인이 마치 아프리카 초원에서 먹잇감을 만난 사자인 양 집요하게 친구를 갈구기 시작햇던 것이다. 친구는 그 뒤로 한참동안 '우리에게 있어서 예수는 어떠한 존재라고 생각합니까?' 와 같은 고난이도의 질문들을 (역시) 영어로 받아내야 했다. 나중에 그분은 안내책자 하나를 건네면서 모스크바에서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다시 만날 때까지(이 말을 듣는 순간 우리 둘은 동시에 헉 했다) 안내책자를 읽고 예수가 어떠한 존재인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라고 당부하였다.
그렇게 다소 힘겨운 비행을 마치고, 비행기는 모스크바 공항에 착륙하였다. 근데 착륙이 압권이었다. 어찌나 기체가 우장창 흔들리던지 놀이기구가 따로 없었다. 문제는 다른건 다 기체의 흔들림을 따라 움직이는데 비행기 천장만 유난히 지 맘대로 더더더더더더더~ 하면서 요동을 치는 것이었다. 무슨 오픈카처럼 천장 열리는줄 알았다-_- 비행기가 질주를 멈추고 공항에 멈추자 외국인들이 기립박수를 치면서 "Wow! We're still alive!! " 하고 외칠 정도였으니 말이다.
암튼, 비행기는 ↓ 요렇게 무사히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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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2007/08/22 02:25
ㅎㅎ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었음 -_- ㅋㅋㅋ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사이비 천주교 신자 티 벗고 .. 때 아닌 상황(?) 에 진지하게 고민도 해 보고 말야 -_-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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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2007/08/24 11:04
헛 ㅋㅋ
제 블로그에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항상 오는 사람만 오는 -_- 곳이어서 좀 썰렁한 감이 없지 않았는데...
앞으로도 유럽여행기 포스팅 꾸준히 할 테니 자주 들러주세요 ^^
뒷문 열어주는 비행기라, 몰랐네요 ; 제가 탄 비행기들은 앞문만 열어주길래 -_- ㅠㅠ 역시 뭘 해도 많이 해 봐야 제대로 아는거겠죠 ;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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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2007/08/28 16:20
안녕하세요 ~
이렇게 댓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탑승권을 확인해 보니, 저랑 같은 비행기를 이용하시네요 ^^
유럽여행을 하면서 러시아항공, 체코항공, 그리고 저가항공사인 Ryanair 이렇게 세 비행사를 이용했는데 러시아항공이 확실히 못 미더운 감이 있어요.
비행기 구석 구석을 잘 보면 노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구요,
승무원들도 아줌마 + 할머니 + 아저씨 들이라서 (-_-) 큰 친절함은 기대하기 힘들어요.
인천과 모스크바를 왔다 갔다 할 때는 비행기가 곡예를 하는데,
그건 원래 그쪽 기단이 불안정해서 그런건지 러시아항공 조종사 실력이 구린건지 모르기 때문에 뭐라고 말씀을 못드리겠네요.
하지만 확실히 자주 흔들리는건 사실이랍니다 +_+
음, 그 밖에도...
뒷 사람 테이블 열고 닫는 것이 앞 사람이 의자에 얼마만큼의 힘을 주느냐에 따라 가능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어서 사람들이 당황스러워 하더군요. 앞 사람이 의자에 기대 앉아 잠이라도 청할라 치면 뒷 사람 테이블 열기가 엄청 힘들어집니다 ;
(이건 직접 겪어보셔야 무슨 말인지 아실 거에요 ^^)
이렇게 잔뜩 적어보니 타서는 안될 항공사처럼 적은 것 같은데요 ;
대한항공과 한 팀인 SKYTEAM 에 소속되어 있기 때문에 클래스에 따라서 대한항공 쪽으로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하다는 점은 장점인것 같네요.
(저는 모스크바 - 인천 왕복 구간은 싼 티켓을 샀기 때문에 적립이 안되었구요, 모스크바 - 런던, 프라하 - 모스크바 구간은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적립받았답니다 ^^)
사고 위험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면, 서비스라든지 기내 시설 등등의 부분들은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막 불안해하고 걱정해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
아참, 여담으로 한 마디 더!
기내에서 나누어주는 '토마토 주스' 는 추천하지 않습니다-_- 얼음을 달라도 따로 말을 하지 않으면 주스부터 콜라까지 다 미지근한 상태로 주는데요 (;;;) 미지근한 토마토 주스 맛이 참 ...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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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2007/09/09 20:40
네 안녕하세요 ^^
보통 글 읽으시는 분들이 댓글을 잘 안달아주시는데,
너무 오랜만에 보는 댓글이라 정말 정말 반갑네요 ^^
말씀하신 것처럼 저는 학생이에요. 대학교에 갓 입학 (한학기 지난 주제에 -_-) 한 새내기랍니다 ^^
저는 남자지만, 여행을 하다 보니 혼자 돌아다니는 여자분들도 꽤 되더라구요. 아무래도 다른 지역보다 치안 상태가 좋고 상세한 설명이 실린 가이드북이 많은 곳이 유럽이라서 그렇겠죠^^?
혼자 다니니 무섭지 않으세요 - 하는 질문을 많이 던졌어요. 그런데 한결같이 '외롭기는' 해도 무섭지는 않다고 하시더라구요. 유럽은 이쪽보다 해가 길기 때문에 밤에 돌아다니는 것도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말씀하신느 분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일주일 조금 못되는 일정이시니 외롭지는 않으시겠네요 ^^
아직 사회생활을 하지 않다 보니 출장을 나가면 얼마나 자유시간이 주어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주어진 시간 안에서 흔치 않은 기회 잘 활용하고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
글쓰기를 게을리해서 아직도 런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 런던과 파리에 대해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이나 방명록을 통해 질문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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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2007/09/11 00:33
정말 자세하게 댓글 남겨주셨네요 ^^
얼스코트 이비스호텔은 제가 묵은 숙소와 같은 곳이네요 ~
항상 그 근처를 지나다니면서 얼스코트가 뭐하는 곳일까 궁금했는데,
디자인전 같은 행사를 하는 곳이었군요 !
음... 지하철 포스팅이었나? 어디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런던에서 돌아다닐때 동선이나 이동시간 걱정은 별로 하지 않으셔도 될 듯하다고 적어 두었어요. 지하철이 굉장히 잘 되어있어서 이동할 때 부담감이 거의 들지 않거든요 ㅎㅎ
저같은 경우에는 여행중에 피곤하면 지하철 타고 숙소로 돌아갔다가 저녁때 다시 나오기도 하고 막 그랬어요 ^^ 우리나라는 사당에서 명동 갔다가 강남 갔다가 동대문 갔다가 이러려면 갈아타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런던의 경우에는 왠만한 곳은 1~2존 안에 몰려있으니 가깝지요 ㅋㅋ
음.. 그리고 버킹엄 궁전에서 15분정도 살살 걷다보면 트라팔가 광장이 나왔던 걸로 봐서, 생각보다 거리들이 다 가까운 것 같아요.
솔직히 다른 도시의 지도를 보고 있으면 거리감이 안 오죠?
저는 지도의 축적을 이용해서 대충 감을 잡았어요. 가이드북에도 왠만한 지도에는 다 축적이 표시되어 있더라구요. 1km 를 걷는데 15분정도 걸린다고 하니, 축적을 보는 게 도움이 되겠죠 ^^?
말씀하신 포트넘엔메이슨 등은 저도 모르는 곳이에요.
컨셉이 베낭여행이었고, 돈이 없었던 터라 -_- 돈 내고 들어가야 하는 곳은 왠만하면 피해다녔거든요. 점심 저녁도 굉장히 처량하게 해결했답니다. 가지고 간 라면을 저녁용으로 먹어치우고, 점심은 맥도날드 혹은 그에 버금가는 빵 등으로 때웠으니 말이죠.
그래서 맛있다고 소개한 맛집도 하나도 못 가봤답니다 ㅠ 물가가 여간 비싼게 아니라 학생 입장에서는 너무 부담스러웠어요.
뮤지컬의 경우는 (이 역시 돈이 없어서 못봤지만) 시간이 많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면 당일 점심쯤에 근처에서 서성거리면 당일 취소 티켓이 염가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를 여행하면서 들었어요. 라이온 킹은 지하철에서도 길거리에서도 홍보 포스터를 많이 볼 수 있는걸로 봐서 여행자들을 많이 유혹할 듯한데요, 그럴수록 취소표도 많이 나와서 싸게 살 기회도 많아진다고 하네요. 참고하세요 ^^
버스 노선도는 Travel Information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어요. 영국은 지하철만큼이나 버스도 비교적 정확하게 운행되는 편이라 겁먹지 않으셔도 될 거에요. 이비스 호텔 바로 앞을 지나가는 버스 중에서 중심지 쪽으로 이동하는 노선이 있던걸로 기억하는데... 74번인가..잘은 기억이 안나네요 ^^
암튼 노선도 꼭 하나 받으셔서 참고하시면 버스 타는데도 무리 없을 듯하네요. 티켓은 지하철 티켓과 공용이구요, 일일권 등 정기권의 경우에는 차장에게 보여주기만 하면 됩니다.
히드로에 도착하셔서 지하철을 타면 얼스코트까지 비교적 빠르게 오실 수 있어요. 공항 내부에 있는 underground 표시를 따라가세요. 히드로는 6존이기 때문에 1-2 존 같은 티켓을 사시면 안된다는거 기억하시구요, 제 기억에는 3.5파운드 했던것 같네요.
지하철 피카딜리 라인을 타고 오시면 얼스코드까지 한방입니다 ^^
얼스코트에서 이비스 호텔 찾아가는 법이 또 문제인데요,
대충 그림을 그리자면
이비스호텔
.
. ↑
.
.
.
. ↑
.......................
.
.
. ↑ 진짜 큰 얼스코트
. <- <- 얼스코트역
.
웨스트브롬튼역
이렇게 가시면 됩니다.
얼스코트역에서 내려서 진짜 큰 얼스코트를 지나 웨스트브롬튼 앞길쪽으로 이동하는게 좀 시간이 걸려요..그래서 만일 시내쪽으로 나가셨다가 다시 돌아올때는 District line 중에서 목적지가 '윔블던' 인 노선을 타면 웨스트 브롬튼에서 내릴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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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역 : 유럽 4개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체코)
여행기간 : 2007.07.06 ~ 2007.08.01 (27일)
여행인원 : 2명 (나 + 친구 1명)
선지불액 : 3,540,000원 -_-
포함내역 : 왕복항공, 숙박시설, 유로스타, Ryanair, 체코항공, 유레일 셀렉트 패스
포함내역 : 중식, 석식과 현지교통비, 관광지 입장료 등은 따로 부담
왕복항공 : 러시아항공 (Aeroflot : SU)
숙박시설 : 전일정 tourist 급 호텔 (2인 1실), 마지막 1박은 기내에서
교통이용 : 런던 - 파리 :유로스타
교통이용 : 파리 - 밀라노 : 저가항공 Ryanair
교통이용 : 프랑스, 이탈리아 국내 도시간 이동은 유레일 셀렉트 패스 (프랑스 & 이태리 패스)
교통이용 : 로마 - 프라하 : 체코항공 Czech Airlines
교통이용 : 이외 현지구간은 다른 대중교통 이용
보험가입 : 1억원 여행자 보험
현지인솔 : 가이드 없음
여행사명 : 햇살투어 (http://sunlighttour.co.kr)
구매유형 : 맞춤여행 - 원하는 도시와 원하는 일자를 자유롭게 선택해서 일정표를 만들어서 여행사에 보내주면, 여행사에서는 그에 맞추어 항공, 숙박, 유레일 패스 등을 예매, 도시별 숙박시설 약도와 기타 유의사항을 안내하는 설명회를 가진 후부터 여행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여행사의 도움 없이 출발, 여행, 도착하는 방식
예상경로 & 실제 이동경로 :
왼쪽이 예상경로, 오른쪽이 실제 이동에 따른 변동사항
7/6 런던 도착
7 런던
8 런던
9 옥스포드 1일여행
10 런던
11 파리로 이동
12 파리
13 루아르 1일여행 / 베르사유 1일여행
14 파리
15 베르사유 1일여행 / 파리 (루아르 1일여행 하지 않음)
16 밀라노로 이동
17 꼬모 호수 1일여행
18 베네치아로 이동
19 피렌체로 이동
20 피렌체
21 피렌체 / 피사 + 시에나 1일여행
22 피사로 이동 후 로마로 이동 / 로마로 바로 이동
23 로마
24 바티칸 1일여행
25 폼페이 1일여행 / 로마 관광 후 바티칸 재방문
26 로마 / 폼페이 1일여행
27 프라하로 이동
28 프라하
29 프라하
30 체스키 크롬로프 1일여행 / 프라하 (체스키 크롬로프 1일여행 하지 않음)
31 비행기 탑승
8/1 인천 도착
여행중 사용 경비와 정산 내역은 추후 공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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