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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22 코주부가 되다 (12)
2009/01/22 01:15

코주부가 되다

  왼쪽이 막히면 오른쪽을, 오른쪽마저 막히면 입을 쓰면 된다. 숨쉬기 말이다. 이제는 들어도 별 감흥도 없는 고전 개그 중에 "너 무슨 운동 하니?" "아, 숨쉬기 운동 해요"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숨쉬는 것 쯤이야 무슨 대수이겠냐만은, 콧구멍이 하나라도 막히면 생각이 좀 달라지게 된다.

  코감기가 걸린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평소에 코가 자주 막히는 편이다. 에둘러 말해서 '이물질 제거작업'을 하고 난 뒤에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어김없이 코가 막히니 그 답답함이 가시질 않았다. 그렇다고 복식호흡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남들 하는 만큼 깔짝깔짝 숨을 쉬는데, 한쪽이 항상 막혀있으니 왠지 산소호흡에서 남들보다 1/2만큼 손해보는 느낌이랄까. 안그래도 사랑니 뽑고 침 맞고 별짓을 다 하고 다니는 중이라 왠만하면 병원 문턱은 넘고 싶지 않았지만, 무료 진료에 빛나는 보건진료소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이비인후과 진료 시간에 맞추어 의사선생님을 찾았다.

  허리 문제로 병원에 갔을때 설렁설렁 대답했다가 엉뚱한 곳 MRI 찍느라 수십만원을 날린 전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아예 앉자마자 그간의 답답함을 구구절절하게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런데 날아온 대답이 조금 엉뚱했다.

"누구랑 싸우다가 코 다친 적 있어요?"

  엥? 딱히 그런 적은 없는데. 그렇지는 않다고 대답했더니, (인턴인지 레지던트인지는 모르겠지만) 쉬크한 표정으로 코뼈가 휘었으니 보라매에 가서 수술하고 3, 4일만 입원하고 나오시면 된다고 하고는 나가보란다. 그냥 약 먹고 주사 몇 방 맞으면 낫는 그런 건줄 알았는데, 느닷없이 수술을 하라니. 아니 근데 병 이름이 뭔지라도 설명을 해 줘야 될 꺼 아닌가-_- 일단은 '치과는 친절하더만 이비인후과는 왜 이래' 어쩌고 저쩌고 (안들리게) 궁시렁대면서  나오는 수밖에 없었다.

  집에 와서 검색을 좀 해 보았더니, ↓ 이런 증상이 문제의 원인이었다.





<네이버의 '건강검색' (요거 꽤 유용하다) 결과>

비중격 만곡증 (deviated nasal septum)

비중격 만곡증은 코의 중앙에 수직으로 위치하여 콧구멍을 둘로 나누는 벽인 비중격이 휘어져 코와 관련된 증상을 일으키거나 코막힘, 부비동염 등의 기능적 장애를 유발하는 경우를 말한다.

증상

코막힘, 후비루, 두중감, 기억력 감퇴, 주의 산만, 수면장애, 수면무호흡, 폐쇄성 비음, 후각장애, 두통, 안면통
(뭔진 몰라도 난 '두중감' '주의 산만' '수면장애' 이런건 결코 아니다 -_-)




  정도는 다르지만 평소 생활습관 때문에 완전히 자랄 때까지 코가 한쪽으로 휘게 된다. 그게 좀 심하면 겉으로는 안보여도 속에서는 저런 문제들이 생기게 되는데, 평소에 코가 잘 막히거나 숨쉬기 답답한 기분이 들 때 한 번쯤 의심해 볼 만 한 질병이다. (그밖에도 선천성 기형일 가능성과; 자연분만 과정에서 산도가 눌려 기형이 되거나 임신 중에 엄마 배가 태아 머리를 눌러서 기형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데-_- 설마 울 엄마가 날 배로 눌러서 코가 휘었을 리가 ...-_-;;;;;;;)


  방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보라매병원을 찾아갔다. 수술비로 대충 40만원 정도를 생각하라고 했다. 입원비를 합하면 60만원 정도 들지도 모를 일이었다. 전신마취를 한 상태에서 비중격을 바로잡아야 하는데, 이 전신마취 비용이 꽤 비싸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그런데 마침 형에게서 형 친구가 광주에서 같은 수술을 받았다는 연락이 왔다. 수술비를 물었더니 달랑 5만원 들었단다. 그곳에선 부분마취 상태에서 수술하기 때문이란다. 사실 전신마취가 몸에 좋지도 않은데다가 영화 '리턴' 생각도 나고 해서 (좀 노파심의 결정판이긴 한데, 저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전신마취를 앞두고 '수술 중 각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돈도 아끼고 몸에도 좋고 아프면 소리라도 으아악 지를 수 있는 부분마취가 낫겠다 싶었다. 달력을 보니 마침 1월에 설 연휴가 있었다. 설을 전후해서 집에 내려가 있기로 하고, 그 기간동안 치료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얼씨구나 날짜를 잡고 예약을 했다.



그 뒷얘기...(좀 혐오글이니 볼 사람만 열어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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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anne 2009/01/23 00:47 address edit & del reply

    연창아, 무서운 글이로구나
    나도 요즘 콧물이 너무 흘러서 병원갈까 생각중인데 무서워서 못 가겠구나 -_-

    • Peter 2009/01/23 12:38 address edit & del

      병원은 안 가는게 상책이지, 암암.
      오늘 병원갔더니 겨울철 코관리는 가습기로 시작하세요~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들었어. 말씀 듣고보니 요즘 건조한거 같은데 누나도 집에 젖은 수건이라도 한 장 걸어놓으면 코가 건강해지지 않을까??ㅎ

  2. idreamlist 2009/01/23 16:09 address edit & del reply

    ㅋㅋㅋㅋ너나 나나 이번 겨울은 병원과 함께구나 어익후
    맞아 전신마취하면 수술할때는 편한데 딱 깰때는 정신없고 갑자기 아프고
    수술 중 각성 =_= 걱정도 되고 몸 걱정도 되고 하는데
    수술 당한다는 걸 내가 모르니깐 좀 편한듯 ㅋㅋㅋ

    기흉에서 흉관 삽입하는 것도 부분마취로 하는데
    내 친구는 의사가 관을 슝 넣었다가 '어 반대로 넣었잖아' 하더니 쑥 뽑아서 꾹 다시 넣는
    모든 과정을 눈으로 보고 황당했다고 하드라 ㅋㅋㅋㅋ

    근데;; 이 글씨체 초성이 잘 안보여 =_= 증상 중에 '비음'을 '비믐'인 줄 알고 깜놀했잖아 ㅋㅋㅋ
    초성도 '초'가 아니라 '조'처럼 보이네 ㄷㄷ

    덧) 코주부가 된게 행복한게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

    • Peter 2009/01/25 11:37 address edit & del

      글꼴이 이상하다는 말 자꾸 듣는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어ㅠ
      클리어타입 설정을 하면 괜찮고 아니면 이상한건줄 알았는데 해제해봐도 난 멀쩡하기만 한데 ;;;
      스킨을 바꿔보든지 (지엽적인 문제를 해결 못해서 통째로 뒤엎는 이 센스 ㅋㅋㅋ) 해야겠어 ^^;;

      새해 복 많이 받아~ ㅋ

    • idreamlist 2009/02/06 09:57 address edit & del

      글꼴이 어떤 컴퓨터랑은 호환이 안 되는듯?
      집 컴에서는 잘 보이네 ㅋㅋㅋ
      OS때문인건가 흐음 모르겠네;;;

  3. Mademoiselle 박~ 2009/02/27 10:17 address edit & del reply

    오우;; 그저께 내가 봤던 코가 이런 무시무시한 수술을 겪은 뒤의 코였구나;;;;
    ㄷㄷㄷㄷㄷㄷㄷㄷ 이제 다 아문 거??
    스누라이프 들어가봤더니 "어디서나 당당하게 걷기♬" 요거랑 쏘쿨걸 올라와있더라고ㅋㅋ 아놔;;;; 또 봐도 웃겨 미치겠네ㅋㅋㅋㅋ

    • Peter 2009/03/04 01:32 address edit & del

      쏘쿨걸 짱이지 ㅋㅋㅋㅋ
      그러나 어제 나온 간호사씬을 따라가진 못할꺼야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간호사에게 미셸신이 접근해서 정하조 회장 앞에 가서 사실대로 말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정하조를 만난 자리에서 간호사가 "이 여자 말이 맞아요. 구은재, 살아있어요. 제가 제 두 눈으로 봤어요" 하더니,
      "...라고 말해달라고 여기 있는 당신 며느리가 부탁하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전 쩔지 않니 ㅎㅎ

  4. BlogIcon Mademoiselle 박~ 2009/08/13 09:44 address edit & del reply

    뭐야 새글이 좀 올라왔나 해서 왔더니
    반년째 똑같은 글ㄷㄷ;;;;
    해커스 스터디 하느라 바쁘신가벼? ㅋㅋ

    아놔;; 나 눈병 나서 내일 여행 못가ㅠㅠ 이런 줴길-_-
    넌 연아 만나러 가겠네~ 좋겠다~~
    근데 연아빵 당첨 안 된 거는 까비ㅋㅋㅋㅋ

    • Peter 2009/08/14 01:56 address edit & del

      안되겠다 ㅋㅋㅋ 이 댓글 보니 새 글 진짜 올려야겠는걸? ㅎㅎ

  5. 고구미 2009/10/19 04:51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비중격 만곡증 수술 하려고 하는데요 병원어딘지 가르쳐주세요... 근데 광주라하면 경기도 광주인가요 광주 광역시인가요??

    • BlogIcon Peter군 2010/01/02 20:43 address edit & del

      안녕하세요~^^
      광주광역시이구요, 박이비인후과인가?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ㅠㅠ 구 전남도청 부근 무등극장 바로 앞 병원인건 확실히 기억나네요 ^^ 광주에서는 제일 유명한 병원인데다가 진료비도 저렴하다고 정평이 났다고 사람들이 말하는걸 들었어요 ㅎㅎ 저는 비중격 만곡증때만 주구장창 가고 그 이후로는 간 적이 없지만요 ㅠㅠ ㅎㅎ

  6. 광주사람 2010/02/02 19:20 address edit & del reply

    반이비인후과.,,,부자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