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박물관의 전시실은 시대와 역사를 따라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전시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같이 미개한 사람의 눈에는 참 '그게 그거' 라고 느껴지는 방들도 여럿 있었다.
따라서, 사진은 무더기로 찍었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전시물들을 골라 보았다.
그럼, 시작.
테마관 : Living and Dying (24)
앞선 포스트에서도 소개했듯이, 가장 먼저 들어간 방은 24번 'Living and Dying' 이었다.
박물관 전체 전시실 중 시대, 장소와 무관하게 특정한 테마를 가진 방이 3개 있는데 이 방이 그 중 하나였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삶과 죽음' 정도?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삶과 죽음에 대하여 어떠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다루는 방이었다.
질병 없는 건강한 삶을 위해 주술활동을 할 때 사용되는 도구들.
가면 쓰고 두 손을 치켜들며 하늘을 향해 굽신굽신하는 장면을 연상하면 된다.
무슨 지역의 가면인지는 잊어버렸다.
친절한 영어설명은 대영박물관의 장점이다. 알고 보는것과 모르고 보는것은 하늘과 땅 차이이기 때문.
'요람에서 무덤까지' 라는 전시물에 있던 안내문이다.
이 전시물에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일생에 관련된 행적과 물품들이 있었는데,
설명에도 나와 있지만 살면서 복용했던 약들을 모조리 진열해 놓았다. (14,000개)
정말 그거 보고 있으면 징그럽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우리가 살면서 그렇게나 많은 약을 꾸역꾸역 삼키고 있었단 말인가? 라고 느낄 때의 그 기분.
해골에게도 아름답다는 표현을 붙일 수 있는 날이 왔다....-_-
이렇게 24번 전시실을 둘러보고 나서 본격적인 관람을 위해 중앙 홀로 나왔다. 
사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하자면,
사진을 촬영한 곳은 바닥이요 카메라는 하늘을 향해 있었다.
천장 위로 사람들이 걸어다닌다-_- 무섭지도 않을까 ㅎㅎ
뭐, 그건 그렇고. 암튼 이제 대영박물관의 왼쪽 날개, 고대 중동 + 그리스 + 로마 를 둘러볼 차례다.
고대 중동(6~10)
와아아 신기하다 신기해! 이런 글자를 눈 앞에서 실제로 보게 되다니!
(이때까지는 정말 rare item 인 줄만 알았다. 나중에 61~66번 이집트 방 가니 사방에 널려있었다.)
몸은 사자, 얼굴은 사람. 저건 그렇게 크지 않았다. 귀여워서 애완용으로 갖고 싶은 정도의 크기?
이 아저씨 몸은 칼라다. 근데 아줌마랑 몸 색깔 차이가 너무 심하다 -_-
쌩뚱 주먹. 뭐였는지 (역시나) 기억은 안나지만, 그 포스는 장난이 아니었다.
누구 주먹인지는 몰라도 주인 몸 떠나서 참 고생이다. 
혹시 이분의 주먹인가 -_-
어렸을 때 석굴암에 간 적이 있었다.
'사진 촬영 금지' 라고 쓰여 있었는데도 과감하게 사진기로 사진을 찍어버렸다.
그런데 현상하고 나서 받아든 부처님의 얼굴이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었다.
사진 찍으면 안되는데 찍어서 사진 속 부처님이 나에게 벌을 내릴 것 같았다.
이 사진 찍을 때, 꼭 그 느낌이었다.
이집트 문자 쓰는 법을 가르쳐 주는 안내판이다. 읽어도 지루하지 않는 이런 안내문, 바람직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이집트 문자는 생긴건 그림이어도 결코 상형문자가 아니다.
그런데 설명에 의하면 cat 이라는 영어 단어를 쓸 때 표음문자를 사용한 다음 (고리, 식칼, 새...맞나?) 마지막에 그 단어가 의미하는 것을 상형문자처럼 그려넣었다고 한다. 몰랐던 사실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로제타석이다.
사진을 촬영한 부분이 이집트 상형 문자가 아닌 듯 한데, 아마 다른 언어 부분일 것이다.
최근에 수업을 듣다가 이 돌에 대하여 교수님께 들은 바가 있는데,
나폴레옹이 원정 중에 부하가 가져온 이 돌을 해독하기 위해 프랑스 본토에 탁본을 떠서 보냈다고 하는 돌이라고 한다. 그 중 한 해독가가 자기 동네에 사는 천재 꼬마에게 탁본을 보여주었고, 그 꼬마가 나중에 로제타 스톤을 완벽하게 해독해 내었으니 그 아이의 이름이 샹폴리옹이란다.
해독 과정도 그렇고 돌 자체도 그렇고 여러모로 신기한 돌이니 관심 있는 사람은 검색해 보기 바란다. 내 지적 호기심은 여기까지다 ㅋㅋㅋㅋ
근엄한 모습. 너무너무 잘 찍은 사진 같다.
날개 달린 인두우 상 이다.
옆에서 보면 걷는 듯, 앞에서 보면 서서 멈추어 있는 듯한 신비한 느낌의 상이다. 옆으로 다리 네 개를 부조하고, 앞으로 두 개를 부조한 까닭에 그렇게 보이는데, 덕분에 비스듬하게 쳐다보면 사진처럼 다리가 다섯 개가 된다...-_-;;; 아시리아 지방의 작품이다.
이쪽 전시관에는 유난히 부조 작품이 많았다. 헌데 이 사자, 화살을 맞았다. 그랬더니...
아... 불쌍하다 ㅋㅋㅋ 완전 웃겨 죽는줄 알았다.
고대 그리스, 로마(11~23)
그리스 전시관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에서 뜯어온 -_- 조각품들이다. 그리스에 있어야 할 유물들이 잔인하게 뜯겨져 이곳에 온 것에 경악했지만, 영국인들의 침략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강탈이었는지, 아니면 아무렇게나 방치된 유물들을 관리하기 위해 가져온 것인지는 모를 일이다.
처음 본 작품에서는...아저씨들이 눈싸움 하고 있었다. 그리스, 로마 조각들이 섞여있는 방에서 찍은 사진이라 그리스 아저씨인지 로마 아저씨인지는 잘 모르겠다.
기원전 400년 경에 만들어진 네레이드 제전 이다. 신전처럼 생긴 무덤인데, 네레이드는 바다의 여신을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어떻게 하면 건물 하나를 통째로 가져올 수 있는지 ... 참 황당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안습이었던 것은, 제전 앞의 세 여신들의 모습이다. 머리들이 다 어디로 간거야 -_- 
그리스와 아테네, 알렉산더를 다룬 19~22 전시실은 닫혀 있어서 관람할 수 없었다.
그래서 바로 파르테논 신전 전시관인 18관을 찾았다.
파르테논 설명 부분. 엉터리로 찍었는데 대충 영어가 보인다. 
,,,,,;;;
파르테논 신전 메토프의 부조 이다. 메토프는 '작은 벽' 이라는 뜻인데, 페르시아 전쟁에서 승리한 모습을 주로 담고 있다고 한다. 어째 표정들이 꼭 초딩들 싸우는 것 같다.
테마관 : Enlightenment (1)
대영박물관 1층의 왼쪽에 있는 중동, 그리스, 로마 관람을 마치고, 오른쪽에 길게 펼쳐진 1번 방으로 향했다. 이 방도 24번 방과 더불어 테마관 중의 하나인데, Enlightenment - 계몽 이 그 주제였다.
1번 방 내부의 모습이다. 대영박물관이 세워지고 영국이 세계를 향하여 뻗어나갈 무렵,
* 영국인들이 세계 여러 지역을 계몽시키고서 가져온 각종 유물들
* 해외 진출에 필요했던 망원경, 나침반 등의 도구
* 당시의 과학 기술 발전을 기록한 방대한 책자
등이 주요 전시물이다. 이 박물관이 세워진 이유와 맥락을 같이 하면서 '잘났다 영국' 을 잘 보여주는 방이라고 할 수 있다. 전시물은 의외로 흥미롭지 않았지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관람할 수 있는 전시실이었다.
1번 방 바로 옆에는 2번 방이 있는데, 대영박물관의 끊임없는 진화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다. 현재 전시실을 만들기로 계획하고 있는 4가지 주제의 유물들이 얼마나 모아졌는지를 전시해 놓고 있다. 그 네 가지가 무엇이었는지는 잊어버렸는데 사진에 세 가지가 얼추 나와있다.
이렇게 해서 1층, Ground Floor의 관람이 끝났다. 25번 방을 제외하고는 지하층도 중간 중간에 둘러본 셈이 되었으니, 남은 것은 지하 25번 방과 2층 이상의 상층부이다.
그러나 1층만을 둘러보는 데도 오전이 다 지나갔다. 배에서는 신호가 오고, 대영박물관 내부에 있는 음식들은 엄청난 가격표를 달고서 '맛있겠지? 먹지마~' 이러고 있었다.
결국 점심식사를 위해서 우리는 박물관 밖으로 잠시 나가기로 했다.
(결코 싼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비싼 편도 아니었던) 맥도날드를 향해서.
대영박물관 앞, 영국의 한낮 풍경.
-
marion 2007/09/09 15:10
맨 마지막 사진이 젤 맘에 드는데? 대영 박물관 하루를 할애해서 꼼꼼하게 봤구나 정말...
난 동생이 지겹다고 하도 칭얼대는 바람에 후딱 나왔지 -_-;;;;;
일기를 찾아보니 그날 아침에 런던타워에 갔다가, 타워브릿지 갔다가 대영박물관 갔다가 인터넷 까페 갔다가 숙소 돌아와서 선물 챙겨서 생일파티 하러 친척 언니네 집엘 갔구나............... 그러니 대영박물관에 몇시간이나 있었겠니 쯧쯧
그래서 난 어학도의 본분을 잊지 않고 로제타 스톤만 보고 왔다는 거-
Peter 2007/09/09 20:48
ㅎㅎ 꼼꼼하게 본건 아니고 기왕 런던까지 온거 언제 여길 다시 와보겠나~ 하는 생각에 둘러본거야. 하지만 후회하지 않을 만큼 신기한 것들이 많아서 좋은 경험이었지 뭐 ^^
로제타 스톤 사람 진짜 많이 몰려있어서 사진 한장 찍고 아줌마들에 의해서 뒤로 밀렸어.
-
-
여우별 2007/09/09 19:58
왠지 대영박물관은 관심이 가는 몇몇 방만 골라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구나 ㅋ
나같으면 고대 그리스 조각들을 주로 구경할 것 같음..
그나저나 진짜 윗 분 말씀처럼 영국의 한낮 풍경이 더 멋진 것 같아 ^^;;-
Peter 2007/09/09 20:50
응응 ㅋㅋㅋ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가 있으면 그쪽을 중심으로 둘러보는게 나을지도 몰라.
근데 나는 딱히 관심있는 족이 없어서 전체를 둘러보면서 관심을 가질만한 것들을 '찾아'다닌 케이스 ㅋㅋ
그때는 정말 집에오면 꼭 인터넷으로 찾아보아야지 하고 결심한 것들이 몇 개 있었는데...
그러나 실상은... ㅋㅋㅋ
-

Prev
Rss F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