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31 16:31

유럽여행기 2007.07.07 - 런던 구경

런던 구경

오랜 여행길에 지친 상태를 '여독' 이라고 하던가? - 14시간에 이르는 비행과 8시간의 시차 때문에 전날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잠이 든 기억이 났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시간이 돈이다. 조금이라도 더 보고, 더 느껴봐야겠다는 생각에...
여섯시 반에 일어났다.

호텔에서 먹은 아침은 빵과 베이컨, 우유, 잼 등.
이 메뉴는 여행이 끝날때까지 어느 호텔에 가도 변하지 않아서 정말 징그럽게 많이 먹었다.





런던의 아침. West Bompton 역 근처.






아침을 해결한 후 드디어 여행이 시작되었다.
런던의 아침 거리이다. 호텔에서 나와 걷다가 뒤돌아 찍은 사진이라 호텔의 모습이 저 멀리 보인다. 사진의 왼쪽에 있는 높다란 회색 건물이 숙소다.
(잠자는데 저렇게 돈을 부어댔으니 먹을것이 부실해 지는 것은 당연-_-)
그나저나 런던은 아침이나 저녁이나 무지 추웠다.
햇살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양지에 있을때는 그나마 나은데, 그늘로 쏙 들어가면 냉동실이 따로 없다.

오늘의 첫 목적지는 버킹엄 궁전!
근위병 교대식이 오전 11시 30분에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주위에 볼거리가 풍부했기 때문에 목적지를 그리로 잡았다.


버킹엄 궁전 (Buckingham Palace)
빅토리아 여왕이 머무른 이후 영국 왕실의 주거지가 된 곳이다. 원래는 버킹엄 씨의 집이었는데, 왕실에서 이 집을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여왕이 궁전에 있을 때에는 정면 중앙에 깃발이 나부낀다. 방의 개수는 660개 정도이지만 22개 방 정도만 일반인에게 공개하며, 우리는 당연히 돈이 없어서 안 들어갔다.

지하철 Victoria 역에서 하차
근위병 교대식 무료, 스테이트 룸 관람시 학생은 2.5파운드






빅토리아 역에서 내린 우리는 궁전을 찾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 아침이라 그런지 차도 얼마 없고 매우 한적한 모습이었다. 서울의 아침과 비교되지 않는가 -_-





궁전 가는 길. 역시나 아직까지 사람은 얼마 없다.






이야~ 길은 제대로 찾았구나 !
이 길을 따라서 조금만 더 걸으면...






책에서만 보던
말로만 듣던
그림으로만 만족해야 했던
환상속의
꿈의
동경하던
그곳.
드디어 내 눈앞에 다가왔다.

어렸을 때 윤선생 영어를 한 적이 있다.
다른 교재는 기억이 잘 안나는데 유독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책이 하나 있다.
단란한 가족끼리 여행을 떠나, 전 세계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는 내용.
그 책에 담겨진 유럽의 사진들은 너무나 새로운 세계를 내게 보여주고 있었다.
세상에는 저런 곳들도 있구나, 나도 한 번 가보고 싶은데.
유럽은 커녕 동남아도 꿈꾸기 어려웠던 어렸을 적 내 소망이
이제야 이루어졌구나, 하는 그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다......

.....

근데 사실 너무 추워서 저런 느낌 별로 안들었다 -_- ㅋㅋㅋ







'왕족' 과 '일반인' 의 경계.





빅토리와 여왕의 동상이다. 그녀의 이상을 구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졌다고 한다.
이상을 구현하려면 동상을 세워야 하나 -_-? ㅋㅋ 그냥 상징적인 의미이겠지?






헌데 아침부터 이곳은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처음에는 길이 막혀있고 사람들이 그 둘레를 따라 모여있는걸 보고 근위병 교대식을 구경하는 사람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헌데 날마다 하는 교대식 보려고 의자까지 들고 와서 구경하는 것도 이상했고,
주변에는 중계차와 아나운서까지 나와있어 분위기가 보통 분위기가 아니었다 -_-

용기를 내어 나는 질문을 던졌다. 솔직히 영어로는 기억 안나니 한국말로 대충 적어보겠다.

우리들 : "당신 뭐하슈?"
외쿡인 : "기달려"
우리들 : "뭘?"
외쿡인 : "아아니니니니닛!!! (놀라는 표정 역력) 세계적인 뚜르데뿌랑쑤를 모른단 말이요!!!"
우리들 : "그게 뭔데?"
외쿡인 : "아아니니니니닛!!! 월드와이드한 자전거 대회란 말이요!"
우리들 : "몇신데요?"
외쿡인 : "오후 세시"
우리들 : "미쳤구만, 그걸 지금부터 기다려?" (이건 진짜 한국말로)
우리들 : "오우, 대단한 행사인가 보네요." (이건 영어로 ㅋㅋㅋ)

뭐...이랬다.
암튼 이때까지는 저 행사가 그냥 그저 그런 행사인줄 알았다.
사람들은 바글바글하고, 가끔씩 자전거가 지나가면서 손흔들면 사람들이 꺄악~ 꺄악~ 와우~ 해대길래 시끄러워서 근처에 있는 숲 속으로 들어갔다.






숲 속을 걸어요 ~ ♬

여기서부터는 숲의 향연이 펼쳐질 터이니, 노래를 틀어놓고 글을 읽으시길.


버킹엄 궁전의 왼쪽에 있는 이곳은 '그린 파크' 이다.
벤치에 앉아서 숲냄새를 즐기던 우리들은, 이곳보다 더 아름답다는 '세인트 제임스 파크' 로 발걸음을 옮겼다.

세인트 제임스 파크(St. James' Park)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이다. 버킹엄 궁전 의 앞쪽에 있다. 중앙에는 인공 호수가 있는데, 펠리컨 등 조류가 득실득실한 곳이다. 아, 왜 그린 파크는 네모박스 설명이 없냐고? 그린 파크는 가이드북에 설명이 나와있지 않기 때문이다 -_- 안습 ;





이것이 바로 인공 호수.





이렇게 닭둘기가 여기저기 활보하고 다닌다.





얘네는 뭐지 -_- 한가롭게 일광욕을 즐기는 조류의 무리.





완전 도도한데? 사진 찍어도 안 도망가는걸 보고 좋아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공원 둘레에 '잔뜩' 보이는 자전거 대회 현수막.
정말이지 이때까지만 해도 대수롭지 않은 대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각 언론사마다 부스를 마련하고 홍보영상을 틀어대는 모습을 보고 질겁할 수 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모두 TV를 보고 있고, 한켠에서는 자전거대회 티셔츠가 부리나케 팔리고 있었으며, 아이부터 어른까지 너나 할 것 없이 그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버킹엄 궁전에서 그린 파크 - 세인트 제임스 파크를 거친 우리는 호스 가드와 다우닝 거리 쪽으로 산책을 했는데 , 그렇게 한 바퀴 돌고 나서 버킹엄 궁전으로 돌아와 보니 그곳은 더 장관이 되어있었다.







.......


 궁전 앞에서 단체사진 찍는 자전거 아저씨들. 쫄쫄이 의상 바깥으로 저마다 튀어나온 뱃살이 심히 인상적이다. 내가 사진을 제일 앞에서 찍어서 말인데, 오빠부대가 온 것인냥 미친듯이 사진 찍는 사람들이 내 뒤로 수두룩했다.







아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진 사람들. 오후 3시에 자전거 한 번 지나가는 거 보려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니.

그리고 ....

자전거 지나가는 길 만드느라 오늘 근위병 교대식은 취소란다 ㅋㅋㅋㅋ
Tour de France가 싫어지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그나저나 허탈감도 밀려왔지만 배고픔도 함께 밀려와서 뭘 먹긴 먹어야겠는데,
낯선 땅에서 아무거나 함부로 먹으면 안 될것 같아 일단 맥도날드를 부리나케 찾아다녔다.
Victoria 역 안에서 맥도날드를 발견한 우리.
'서양 햄버거는 무지 크다며?' 하면서 즐거운 상상을 하며 빅맥세트를 두 개 시켰는데...





이게 어딜 봐서 크다고 -_-
미국 햄버거만 큰 거였다. 영국 햄버거, 그리고 앞으로 먹을 프랑스 이태리 체코 맥도날드 중에서 우리나라보다 큰 햄버거 하나도 없었다. 이런 꼬꼬마 버거들이란, 훗.

아참, 가격.
3.99 파운드 이다. 우리돈으로 8000원이니 말 다했다.






점심을 먹고 찾아간 트라팔가 광장.

웅장하고 거대한 광장을 기대했는데,
광장 분위기를 다 깨버린 저 TV랑 원판은 뭐지?
헉, 또만났다 Tour de France.









 트라팔가 광장 앞에서는 자전거대회 참가 팀들의 퍼포먼스가 한창이었고, 그야말로 셀 수 없는 사람들이 구경중이었다.

그러나 저 대회에 이미 악감정이 생긴 나는 과감히 돌아서서 트라팔가 광장의 멋진 사진을 담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다.
헌데 아무리 찍어도 흉물스런 TV와 원판은 자꾸 찍히고, 결국 선택한 방법은..



넬쓴 아저씨만 클로즈업 ㅋㅋ

아참, 광장 소개를 안 했다.

트라팔가 광장(Trafalgar Square)
트라팔가 해전이라는 전투가 있었다. 나폴레옹이 영국을 침략하기 위해 바다를 건너오고 있었는데, 영국으로서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이 때 나서서 프랑스군을 격파한 바다의 왕자가 있었으니, 바로 그가 박명수...가 아니고 넬슨 제독이었다. (재미없었죠? 죄송합니다) 암튼 그래서 그를 기념하기 위해 51m짜리 동상을 세운 것이 바로 저 윗 사진이다.




멋진 분수샷.
물방울이 굉장히 시원하게 보인다.
하지만 항상 광장이란게 그렇듯이 상징적인 조형물 하나 보고 나면 감흥이 사라진다.

그래서 주저하지 않고 내셔널 갤러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셔널 갤러리(National Gallery)
대영박물관과 더불어서 영국을 대표하는 미술관이다. 이태리와 프랑스 회화 컬렉션이 풍부하다. 전시실 번호에 따라 연대순으로 되어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지하철 Charing Cross역에서 하차
요금 무료
유럽 대륙의 다른 박물관과는 달리 영국은 거의 모든 박물관과 미술관이 무료이다. 전시물들을 모아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과정이 노블리스 오블레주의 정신과 꼭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는 유력 가문들의 지원과 일반인의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갤러리 안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내셔널 갤러리의 작품들 소개로 대신할까 한다. 물론 가이드북 보고 적는거다. 미술사에 무지한 내가 저 작품들을 다 꿰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 것.

다빈치 - 암굴의 성모
브론치노 - 비너스와 큐피드의 알레고리
베르메르 - 비르지날 앞에 선 젊은 여인
들라로슈 - 제인 그레이의 사형집행
벨라스케스 - 비너스의 화장
카라바조 - 엠마오의 저녁 식사
모네 - 상 라자르 역
모네 - 수련 못
고흐 - 해바라기
세잔 - 목욕하는 사람들

갤러리 안에는 60개가 넘는 전시실이 있는데, 처음 관 미술관이라 우리는 하나도 빠짐없이 꼼꼼히 돌았다. 대신 작품을 볼 때에는 눈길이 가는 작품만 골라 감상했다. 이렇게 돌고 나니 세 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돌아보면서 느낀 건데, 확실히 내셔널 갤러리는 그림을 아는 사람이 보면 좋을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영국이니만큼 설명이 영어로 되어 있어서, 관심 있는 작품의 설명을 읽으면서 돌아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우리나라 박물관 설명은 대개 한국인도 읽기 싫게; 딱딱한 면이 있는데, 내셔널 갤러리의 경우는 나름대로 괜찮았던 것 같다.

첫째날의 여행은 여기서 마무리!

아무래도 먼 거리를 날아온 다음날이었으니, 천천히 여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찍 숙소로 들어갔다. (그럴 줄 알았으면 일찍 일어나지를 말 것이지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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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marion 2007/09/01 00:25 address edit & del reply

    야, 어떡해 ㅠ_ㅠ 누나 메모리카드 고장나서 런던 사진 다 잃어버렸는데 니 사진들 보니까 막 눈물날 것 같아. 다른 것보다 Victoria역 근처 길... 내가 있었던 민박집이 Victoria역 근처라 런던에 있을 때 저기 매일 같이 다니던 길이거든 ;_;

    • BlogIcon Peter 2007/09/01 10:59 address edit & del

      ㅎㅎ 안타깝네,,
      블로그에서 메모리카드 고장난거 읽었어 ;
      그래도 다른 사진들 보니까 무지무지 멋있는 사진 많던데 뭘 ㅎ
      특히 융프라우요흐~ (맞나-_-? 안가본데라 이름을 모름 ㅋ)

  2. BlogIcon 여우별 2007/09/01 11:26 address edit & del reply

    헉. 뚜르 드 프랑스까지 구경하고 왔구나 !! 찾아보니 그 때가 경기 시작일이었단다. 완전 재밌는 경험 많이 했네 ㅋㅋㅋ

    • BlogIcon Peter 2007/09/01 11:50 address edit & del

      그다지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단다 ㅎ
      자전거 대회 지긋지긋해 -_- 저것땜에 버스도 맘대로 못타고 ㅠㅠ